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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와 헤어진 이혜성, 20km 달리며 모놀로그 고백

이혜성, “고립과 단절은 연예인에게 피할 수 없는 여정...고통에 대한 감내가 나를 정신적으로 단단하게 지켜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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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용호⁄ 2022.03.31 13:45:40

20km 달리기에 나선 이혜성. 사진=샂유튜브 채널 '혜성이' 영상 캡처

방송인 이혜성이 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20km 달리기 도전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그간의 여러 내적 갈등과 상처를 치유한 그녀의 진지한 이야기가 함께 담겨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20일 오전 6시 일산 호수공원. 아직 어둑한 공원에 이혜성이 언니와 함께 달리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운동화를 짝짝이로 신고 나온 이혜성은 “새벽이라 안 보였다”라고 웃으며 신발 끈을 맸다.

영하 3도의 기온이지만 이혜성은 찬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고 발목 운동 등 준비운동을 한다. 런닝 앱을 누르고 노이즈캔슬링이 되는 헤드폰까지 착용한 이혜성은 드디어 뛰기 시작한다. 촬영하는 언니는 “무리하면 안 돼, 무릎 다치면 안 돼”라며 동생을 걱정한다. 예전에 폭식으로 괴롭거나 마음이 힘든 날에 그녀를 위로했던 20km 달리기. 과연 오늘도 그 거리를 뛸 수 있을까?

공원을 한 바퀴 돌다 만난 런닝 동호회 회원은 이혜성에게 “마라톤 뛰고 몸무게 10kg 뺐어요. 너무 좋아요”라며 인사를 건넨다. 몸이 더워진 그녀는 점퍼를 벗고 얇은 트레이닝복으로 다시 갈아입고 다시 뛰기 시작한다.

이혜성은 뛰면서 자신의 학창 시절을 회상한다. 달리기에 그다지 소질이 없었던 그녀는 학교 다닐 때 반 대표 주자로 뛰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신발까지 벗어던진 채 누구보다 비장한 얼굴로 출발선에서 튕겨나가는 친구들을 목이 터져라 응원할 뿐이었다.

체력장 검사에서 오래달리기라는 것을 처음 해봤던 순간, 당시에는 무척 크게만 느껴지던 운동장을 열 바퀴 달려야 하는 종목이었다. “여기저기서 한숨과 불만이 쏟아져 나왔고 그녀는 늘 그랬듯 눈 앞에 주어진 것을 묵묵히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니 사실 별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뛰라면 뛰어야지. 그렇게 한 바퀴 한 바퀴 달리기 시작했다. 반에서 달리기 꽤나 한다는 친구들은 어차피 본인들의 단거리 기록보다 잘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열심히 달릴 이유를 못 찾은 것 같았다. 거의 모두가 지루해했다. 그리고 거의 모두가 힘들어했다. 나도 숨이 차기 시작하고 대퇴부는 처음해보는 경험에 엄살로 비명을 질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혜성은 “얼굴에 뜨거운 온도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고 그런 상태로 묵묵히 달렸다. 어느 순간부터 내 앞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날 달리기에서 1등을 했다. 그때부터 나는 오래달리기가 싫지 않았던 것 같다. 몸으로 느껴지는 고통을 인내하며 그냥 묵묵히 두 다리를 앞으로 뻗어 내기만 하면 되니까. 그 이상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라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사진=이헤성 인스타그램 

이후 달리기를 좋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혜성은 “내가 할 일은 고통의 신호를 무시하는 것뿐이다. 나처럼 달리기를 잘 못하는 사람도 달리기를 덜 못하는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는 끝없이 펼쳐진 이 기나긴 거리가 좋다. 긴 거리를 달리기로 작정한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과학을 생각한다. 어떠한 종류의 심리적 공통은 그것보다 더 큰 신체적 고통으로 덮이고 치유될 수 있다고 믿는다. 두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임으로써 생기는 일종의 아드레날린 같은 사소한 화학적 신호가 내 안의 번뇌와 우울과 걱정을 밀어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몸에서 오는 고통에 대한 감내가 나를 정신적으로 단단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달리기를 통해 어려운 순간 심리적 고통을 치유할 수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녀는 인간관계에서 쌓이게 되는 오해와 비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일상생활에 있어서나 직업적인 영역에 있어서 타인과 우열을 겨루고 승패를 다투는 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아니라는 이혜성은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으며 자신도 자신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다고 독백을 이어갔다.

공인으로서 받은 오해와 비난에 대해 그녀는 “오해를 받거나 비난을 받거나 하는 일은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 때문에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그건 괴로운 체험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와 같은 괴로움이나 상처는 인생에 있어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라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밝혔다.

이혜성은 “마음이 받게 되는 아픈 상처는 인간의 자립성이 세계에 대해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될 대가인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며…(중략) 자진해서 고립과 단절을 추구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나와 같은 직업을 가진 인간에게 있어서는 그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피할 수 없는 여정이다”라며 공인으로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자신은 신체를 끊임없이 물리적으로 움직여 나감으로써 어떤 경우에는 극한으로까지 몰아감으로써 내면에 안고 있는 고립과 단절의 느낌을 치유하고 객관화해 나갔다고 고백했다.

20.15km 달리기 완주를 앱으로 인증하는 이혜성. 사진=유튜브 채널 '혜성이' 캡처

그녀는 달리기를 마칠 무렵 “누군가로부터 비난을 받았을 때, 또는 기대하고 있던 누군가로부터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나는 언제나 여느 때보다 조금 더 긴 거리를 달리기로 작정하고 있다. 여느 때보다 어 긴 거리를 달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그만큼 자신을 육체적으로 소모시킨다. 그리고 나 자신이 능력에 한계가 있는 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인식한다. 가장 밑바닥 부분에서 몸을 통해 인식하게 된다. 화가 나면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 분풀이를 하면 된다. 분한 일을 당하면 그만큼 자신을 단련하면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라며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단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혜성이 달린 거리는 20.15km로 2시간 21분 1초가 걸렸다. 달리기 미션을 무사히 마친 그녀는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진 고구마 등 아침을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날 달리기에는 언니뿐만 아니라 이혜성의 아버지도 자전거를 타고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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