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훈⁄ 2022.04.11 10:59:33
할머니들이 고속도로 휴게소 남자 화장실에 입장한 것을 두고 온라인커뮤니티가 시끄럽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9일 ‘실시간 고속도로 휴게소 상황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한 장의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사진을 살펴보면, 일부 나이든 여성들이 고속도로 휴게소 남자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글을 올린 작성자 A 씨는 “할머니들이 남자 화장실을 현재 점령하고 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여성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남자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례는 가끔씩 발생하는 일이다. 남·여 신체적인 특성상 여자화장실의 회전율이 낮자 한국도로공사도 이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여성은 아이를 동행하는 경우도 있어 남성보다 평균 2배 이상 화장실 이용 시간이 길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4년에 여성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새로 설치된 휴게소의 여성 화장실 칸수를 남성 화장실 칸수보다 1.5배 더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도 오래 전부터 관련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국회는 2012년 국회 개원 시기에 맞춰 의원회관 신관을 증축했다. 리모델링된 의원회관 내 공중화장실은 78개다. 새로 지은 남자 화장실은 소변기 4개와 대변기 4개며, 여성 화장실은 대변기 8개가 설치되어 있다. 이것은 신창현 더불어주당 전 의원(現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이 발의한 ‘여성 화장실 확대법’ 때문이다.
신 전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남성 대비 여성 대변기 비율을 높이고 변기 수를 장소의 특성이나 용도, 면적, 이용자 수를 고려해 설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역 자치단체장은 실태조사를 의무적으로 해 공중화장실 수급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여성들의 불편함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명절이나 여름 휴가철이 되면 고속도로 휴게소 여자화장실에 일렬로 줄을 서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 반복적으로 보인다. 여성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법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자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티즌들은 “만일 남녀가 바뀌었으면 처벌 이야기가 벌써 나왔다”라는 의견도 냈다. 심지어 남자화장실에 들어온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현행법상 ‘성적 욕망’이 목적인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므로 남자화장실에 들어온 여성들을 법적으로 제재하기에는 어렵다. 관련해 일부 네티즌들은 “성적 욕망을 어떻게 분간할 것이냐?","성적 욕망을 채우려고 다른 성의 화장실을 방문해놓고 ‘급하다’고 둘러대면 그만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남자 화장실에 방문한 여성들을 향해 “직장에 통보해야 한다”, “너무 혐오스럽다”, “남자가 여자 화장실을 방문하면 성희롱 (고발) 들어갔을 것이다”, “어디 모임에서 관광버스 대절해 등산 가시는 것 같다. 아줌마 파워가 모이면 세다는 걸 느낀다”, “할아버지들이 여자 화장실을 방문하면 난리 났을 것이다”, “징벌적으로 법적조치를 해야 한다” 등 날선 의견을 남겼다.
반면 급하게 남자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노년 여성 특성상 요실금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해줘야 한다. 다만 어머니들 장거리에 기저귀 팬티라도 입어달라", "여자화장실 회전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먼저 시급하다" 등 여성의 신체적 특성과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