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훈⁄ 2022.04.12 10:59:59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에 관한 다른 경찰관들의 어이없는 의견이 공개돼 네티즌들로부터 질타를 당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경찰청 소속 직원 A씨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서 해당 여경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불거졌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은 회사 계정 메일을 이용해 인증 절차를 거친 후에 가입할 수 있으므로 이 직원이 경찰청 소속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0일 ‘인천 여경 CCTV 공개 후 블라인드 여론 수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을 두고 현직 경찰청 소속 직원 A씨와 소속이 다른 이용자가 나눈 댓글을 갈무리했다.
글에 따르면 경찰청 소속 직원 A 씨는 "이 나라와 국민이 경찰을 이렇게 만들었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라고 적었다. 이에 또 다른 현직 경찰도 "동료가 맞는 말 했다. 경찰 5년 일했는데도 한 달 300만원이 겨우 실수령인데, 이걸로 밤새고 목숨 걸고 일하라고?” 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다른 회원 B 씨는 “누가 경찰하라고 등 떠밀었나. 세금 받으면서 밥값은 하자”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A 씨는 “그래서 밥값만 한다. 사명감 없이 받은 만큼만 한다. 세금 낸다고 고용주라도 되는 것처럼 끝까지 갑질하려 한다. 경찰 무시하다 잘못 걸려봐야 정신 차리려나 싶다. 그렇게 비하하고 멸시해봐라. 중요한 순간에 보호 못 받는 건 너희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경찰 C 씨는 “시민의식 높아서 층간 분쟁에 살인 미수 터졌다. 역시 시민 의식 굳”이라고 말하며 다른 이를 비하하는 듯한 댓글을 남겼다.
관련해 네티즌들은 모든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며 분노를 터트렸다. 네티즌들은 “저런 마인드를 가지니깐 도망간다. 경찰이 할 소리냐?”, “군인은 몇십만 원 받으며 목숨 걸고 전쟁터에 나가야 하나”, “누가 목숨 걸고 하라고 했냐? 월급 받으며 최소한 너희 할 일을 하라는 것이다”, “사명감 없어진 지 오래된 경찰들 참 많다. 강력계 형사는 돈을 엄청나게 받아서 목숨 걸고 범죄자를 잡냐?”, “경찰 인권 행동강령에는 경찰관은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명시하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할 책임이 있다”, “병사는 미쳤다고 월 백만원도 안되는 돈에 끌려 가야 하냐?”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한편 경찰이 범죄 현장에서 도망쳤다는 이유로 국민들의 큰 분노를 샀던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은 지난해 11월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층간소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이 흉기 난동이 벌어진 현장에서 피해자를 구제하지 않고 범죄 현장을 이탈하는 등 부실 대응을 해 문제가 됐다.
이에 피해자들이 직접 가해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부부와 자녀가 가해자의 흉기에 찔려 다쳤다. 특히 아내는 칼에 목을 찔려 의식을 잃었고 뇌경색 수술을 받았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일에는 사건 당일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피해자들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CTV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영상에 따르면, 당시 출동했던 A 경위와 B 순경이 빌라에 올라갔다가 나오고 다시 들어가는 등 그날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솟구치는 피를 본 뒤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던 B순경이 현장 진입 대기 중 태연히 범행 장면을 흉내 내는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