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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게임은 부모·자녀 소통 여는 문화콘텐츠” 넷마블문화재단 이나영 사무국장

부모와 자녀, 게임으로 소통하는 게임소통학교... ‘전국 장애 학생 e 페스티벌’, ‘넷마블장애인 선수단 운영’ 등으로 장애인 여가·문화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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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7호 양창훈⁄ 2022.07.08 16:59:55

넷마블 문화재단 이나영 사무국장. 사진 = 넷마블 제공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되던 2011년은 게임 업계의 암흑기로 불린다. 여성가족부 주도하에 시행된 이 제도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로 규제했다. 당시 규제와 관련해 게임회사는 업계 성장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반발했다. 청소년도 자신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게임 셧다운제 폐지 목소리를 냈다.

한편, 학계와 학부모, 시민단체로 구성된 ‘아이건강국민연대’는 “셧다운제 폐지는 취약계층 아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국가가 앞장서 포기해버리자는 것”이라며 “셧다운제 폐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모바일을 통한 게임과 디지털미디어 과사용 예방책을 마련해서 해결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황에서 일부 청소년들은 부모의 명의로 게임 사이트에 회원 가입해 심야 규제 시간에도 게임을 계속 했다. 게임 셧다운제가 낳은 또 다른 부작용이었다. 게임 이용환경도 변했다. 모바일 게임이 크게 성장하고, 1인 방송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심야시간대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해졌다.

결국 정부는 지난 2021년 8월 25일 게임 셧다운제 폐지를 결정했다.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규제 대못’이 10년 만에 뽑힌 것이다. 정부는 후속 대책으로 부모·교사의 게임 인식 개선 및 청소년과 소통역량 강화를 계획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도 ‘게임 과몰입’을 포함하는 등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겼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에, 대표적인 게임 기업인 넷마블의 사회공헌활동이 눈에 띈다. 넷마블문화재단은 게임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가족·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교육 및 여가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 ‘문화’라는 신념하에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넷마블문화재단 이나영 사무국장을 만났다.

-넷마블문화재단의 설립 배경을 듣고 싶다.

“넷마블은 2000년 창립 이후 다양한 공익 활동을 추진해 왔습니다. 기업의 성장에 따라 더욱 커지는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에 관한 관심을 보다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해, 2018년 1월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재단의 비전은 게임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만들고 확산하여 우리 사회 미래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문화 만들기, 인재 키우기, 마음 나누기는 이러한 비전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집중 영역으로 넷마블 창립 초기부터 지속되어 온 공익 활동의 뜻을 이어받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넷마블 사옥의 3층에 위치한 넷마블문화재단 전시공간. 사진 = 넷마블 제공

 

-게임소통학교가 눈에 띈다. 참여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변화가 궁금하다.

“부모와 자녀(학생)의 반응과 변화를 살펴보면, 유사한 부분과 다른 부분이 모두 존재합니다. 부모와 자녀 모두 느꼈던 변화는 ‘게임을 시작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게임을 건강하게 즐기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부모와 자녀가 조금 차이가 있었던 부분도 있었는데 이는 게임에 대한 시각 차이와 경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부모의 경우에는 ‘자녀들이 게임을 즐기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와 ‘게임이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를 넘어 목표를 이뤄나가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문화콘텐츠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의견이 많았고, 자녀는 ‘게임을 할 때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야단치기보다는 왜 하고 싶은지 물어봐 주시고 공감해주시게 되어 한층 가까워진 것 같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 게임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른 것은 소통의 부재라고 볼 수 있다. 가정 내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게임에 대한 인식 면에서 부모· 자녀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죠. 그러나 이것은 모두 소통의 부재나 국가적 특성에 기인하는 것보다 시각과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 세대가 어린 시절 즐겼던 오락실 게임과 현재 자녀 세대가 즐기는 모바일 게임은 모두 게임이지만 디바이스나 게임의 내용, 플레이 방식과 시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가집니다. ‘소통’은 이러한 차이를 발생시키는 원인이라기보다는 차이를 좁혀 부모와 자녀가 상호 이해를 높여 나가는 과정에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게임소통학교는 현대 사회에서 부모와 자녀가 상당한 시각 차이를 보여주는 분야의 하나인 게임을 매개로 소통을 증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를 통한 변화는 부모와 자녀가 게임에 대한 서로의 입장과 시각을 이해하고 타협점을 찾으며, 건강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모색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소통학교 교육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교재와 교구를 제공하고, 원하는 분들에게는 심화 교육 과정을 지원하는 등 지속적인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유독 한국 사회에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 왜 그런가?

“모든 문화콘텐츠가 그렇겠지만 게임 역시 그에 대한 시각에 양면성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한국 사회가 유독 부정적이라기보다는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공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부모님도 자녀와 게임을 같이 즐기고 게임과 관련된 진로를 같이 찾아보시는 분이 계신 반면 자녀가 게임 때문에 학업이나 교우관계를 성실히 하지 않을까 봐 염려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소통학교의 당위성과 필요성이 존재합니다.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가졌던 부모의 경우, 게임의 특정 요소를 싫어한다기보다는 게임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적어 이해가 부족했던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래서 게임소통학교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회를 가지면서 변화를 보이시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어요.”

 

넷마블장애인선수단 창단식에 참여한 장애인 선수들의 모습. 사진 = 넷마블 제공

 

-특수학교 게임문화체험 운영, 전국 장애학생e페스티벌, 넷마블장애인 선수단 운영 등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 대상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하는 이유는?

“게임은 특유의 개방성과 확장성으로 인해 어느 사람이나 어디서나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신체적, 사회적으로 다소간 제약이 있을 수 있는 장애인들의 경우 이러한 게임의 특성을 활용하면 여가, 문화, 교육의 기회를 확장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게임문화체험관, 전국 장애학생e페스티벌에 참여한 장애 학생들은 새로운 여가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물론 교우 관계를 넓히고 성취감을 향상하는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급변하는 IT기술을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하고 습득하는 효과도 봅니다.”

-게임아카데미를 통해 미래 게임 인재를 기르는 데 힘쓰고 있다. 게임아카데미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게임의 수준은 어떤가?

“2016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게임아카데미는 미래 게임 인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게임 개발 경험을 지원해 기술적인 실무 역량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윤리의식과 철학과 같은 소양 교육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총 571명의 청소년들이 150점의 작품을 개발했는데 이 중 23개의 작품은 앱마켓에 출시된 인디게임에 비견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였습니다. 장르에도 액션, 아케이드, 어드벤처 등 다양성을 보이고 있고, 스토리라인에서도 청소년 특유의 참신함을 잘 보여주고 있죠. 약 23개의 게임은 현재 앱 마켓에서 직접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게임 회사가 그림책을 내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넷마블문화재단은 게임을 매개로 주된 활동을 진행하지만 공익적인 가치 창출을 위해 다양한 문화 분야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어깨동무문고'가 바로 그런 활동인데요. 그림책이라는 또 다른 문화콘텐츠를 통해 다양성 존중과 공존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가는데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초기 장애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했던 어깨동무문고는 다양성의 대상과 무게가 더해지는 현대 사회의 흐름을 반영해 노인, 아동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기회를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넷마블 게임아카데미 6기 수료식에 참석해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참가자. 사진 = 넷마블 제공

 

-재단의 오픈 포럼 ‘게임콘서트’에서 다루어지는 게임 산업과 타 산업의 콜라보가 궁금하다.

“게임은 그래픽, 사운드, 스토리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모여 만들어지는 종합 문화 콘텐츠이죠. 그렇기 때문에 영화, 웹툰, 소설 등 다른 문화 콘텐츠와 연계되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게임콘서트는 이러한 부분에 착안해 2019년부터 게임의 확장성을 토대로 게임산업의 트렌드와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현업자의 경험을 나눕니다.

또한 ‘게임과 과학기술’, ‘게임과 사회’ 등 매년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점점 더 다양한 연령대, 다채로운 직업과 요구를 가진 분들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메타버스 채널도 만들어 일방향적인 강의가 아닌 양방향적인 소통을 통해 참여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참여자 증가와 기회 확장 외에도 게임콘서트는 비교적 덜 알려지고 접하기 힘들었던 분야의 전문가와 현업자들을 발굴해 지식과 정보를 나눈다는 측면에서도 기여도와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넷마블문화재단의 사회적 책임은 게임을 통한 문화적 가치 확산에 있다고 말하는 이나영 사무국장. 사진 = 넷마블 제공

 

-넷마블문화재단이 생각하는 사회적 책임을 정의하자면?

“저희가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지속적인 역량을 발휘해 궁극적으로 문화적 가치 확산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넷마블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게임 관련 역량을 토대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문화적 가치를 파악하고 만들어 가는데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 방법에 있어서는 일시적이거나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성 있고 지속적인 실천을 견지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문화적 가치 확산을 위한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노력이 바로 넷마블문화재단이 생각하고, 실제로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이 아닐까 합니다.”

-재단의 미래 계획은?

“넷마블문화재단은 그동안 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집적해 온 사업들을 계속 추진하고 고도화시켜, 실제적인 사회적 가치 형성에 기여해 나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국내 최초의 게임 전문박물관 설립을 통해 게임 문화를 보다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돌아보며 미래를 조망하는 또 다른 활동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또한 코로나19라는 범국가적인 재난 상황으로 인해 축소되었던 오프라인 봉사활동을 재개해나가는 동시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ESG활동 중 ‘S’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사회 참여와 동반성장에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 문화경제 양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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