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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 ‘가격인상’ 자제 요구한 정부…네티즌 “기업들 고통 분담 동참해야” vs “시장 자율성 침해”

27일 오뚜기·삼양·CJ 등 임원진과 물가안정간담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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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2.09.28 10:15:05

정부가 고물가로 인한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품업체들에 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고물가로 인한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품업체들에 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식품제조업체들과 물가안정간담회를 열었다. 권 실장은 “고물가로 경제주체들이 물가 상승 부담을 견디는 가운데, 식품업계는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코스피 상장 식품기업 36곳의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액은 13%, 영업이익은 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도 평균 5.2%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36곳 가운데 30곳의 매출이 늘었다. 즉, 원가 상승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다.

권 실장은 “최근 전 세계 유가와 곡물 가격이 안정되고 있음에도 가공식품 물가는 7∼8%대라는 높은 상승세를 보인다. 최근 일부 업체의 가격 인상이 다른 업체의 편승 인상으로 이어지면 민생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이 5~6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가운데, 원화값 하락을 제외하면 원자재비 부담이 줄 전망이다.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2023년까지 연장하는 등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한번 오른 식품 가격은 떨어질 줄 모른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이 있다”며 “고물가에 기댄 부당한 가격 인상이나 편승 인상은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국내 김치 업체들이 포장김치 가격 인상에 나섰다. 대상은 다음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리고,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로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올렸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포장김치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이날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삼양식품,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임원진이 참석했다. 이중 삼양식품, 롯데칠성음료를 제외한 기업들은 이미 김치, 커피, 라면 등의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농심, 오뚜기, 팔도 등 라면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최근 2차 가격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삼양식품은 가격 인상을 유보해 왔다. 주류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크랜드 클라우드의 가격을 동결시켰다.

이밖에 제과업계에서는 오리온, 농심, 롯데제과, 해태제과가 스낵가격 등을 일부 올렸지만, 크라운제과는 “원가부담을 최대한 감내하겠다”며 동참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직접 나서면서 가격 인상을 미루거나, 시기를 점치던 기업들은 당장 가격에 손을 대기 어렵게 됐다. 고통 분담을 최대한 감내해온 기업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게 된 모양새다.

농심, 오뚜기, 팔도 등 라면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최근 2차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라면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식품업계에서는 정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가격 인상 시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루다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에서 최소한으로 올렸다”고 해명해 왔다. 여기에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품업계의 특성상 ‘환율 불안’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는 시점에 정부가 가격 인상에 압박을 주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또,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비용 등 오히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는 요소가 많은데 식품업계가 마치 물가상승의 주범인 양 몰리는 것이 당황스럽다는 목소리도 있다.

관련해 소비자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한 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다른 기업들도 도미노 식으로 가격 올리는 게 당연시돼선 안 된다”, “고통 분담에 잘 버는 기업들이 동참하는 건 다양하다”, “영업이익이 그렇게 높은데 뭐가 힘들다는 거냐, 이젠 베풀어야지” 등 정부의 이번 요청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정부의 시장 개입이 시장의 자율성을 해칠 것으로 우려된다는 반응들도 있었다. 이들은 “정부가 시장 개입하는 건 공산당 아니냐”, “이건 뭐 공산주의”, “정부가 시장 잡다가 오히려 더 시장 경제가 침체될까봐 우려된다”, “시장 논리는 시장이 가장 잘 알고, 자체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의견을 냈다.

정부의 대처가 아쉽다는 반응들도 있었다. 이들은 “이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다 가격 올렸는데 뒷북 아니냐”, “저 기업들만 부른 기준은 뭐냐”, “가공식품 가격이 올라도 몇백 원 수준으로 오르는데, 지금 식품업계를 잡을 게 아니라 금리를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 “정부는 환율 문제나 어떻게 좀 해라”, “인건비, 전기료 각종 세금 다 올리면서 애먼 식품업계 붙잡고 뭐하는 거냐” 등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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