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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팅①] 대중 스포츠 ‘야구’로 한판 승부 이어가는 신세계 vs 롯데

SSG랜더스 우승으로 순풍에 돛단 신세계 vs 투자 늘리며 뒤쫓는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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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7호 김금영⁄ 2022.11.30 17:04:19

SSG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연합뉴스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야구, 골프와 기업의 이색 마케팅이 만났다. 기업의 본업인 유통과 연계해 상품 개발 및 할인 이벤트를 벌이는가 하면, 대규모 스포츠 대회 지원을 통해 자사 제품을 글로벌하게 알리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바둑과 e스포츠 등 저변 확대도 눈에 띈다. 기업들이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스포츠 마케팅의 현황을 둘러봤다.

신세계 용진이형 “야구 마케팅, 성공적”

SSG랜더스 김광현 선수가 일일 바리스타로 변신해 팬들에게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최근 SSG랜더스의 선수들이 바리스타로 변신해 화제가 됐다. 김광현, 최정, 한유섬, 박성한 등 선수 16명이 스타벅스 일일 바리스타로 변신해 사전 신청을 통해 초청된 팬 320명에게 커피와 푸드를 제공한 것. 선수들은 명예 바리스타로 선정돼 스타벅스 앞치마를 선물받기도 했다.

이번 이벤트는 김광현 선수의 우승 공약을 실천하는 자리였다. 앞서 3월 31일 진행된 ‘2022 정규시즌 KBO 미디어데이’에서 김광현 선수는 “우승한다면 스타벅스 등에서 선수들과 함께 팬들에게 서빙하며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꿈은 현실이 됐다. 신세계가 지난해 인수한 SSG랜더스는 창단 2년 만에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부터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기록을 세우는 성과를 거뒀다. 스타벅스와 SSG랜더스는 이번 행사로 발생하는 행사 참가비와 당일 스타벅스 송도컨벤시아대로DT점에서 발생한 매출 전액을 ‘유소년 야구발전 장학기금’으로 기부하며 야구 사랑의 뜻도 더했다.

이마트는 SSG랜더스 우승을 기념해 대규모 할인 행사 '쓱세일'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신세계는 그룹 계열사 전반에서 SSG랜더스 우승을 기념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인 ‘쓱세일’을 11월 18~20일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전품목 1+1과 최대 50% 할인 등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혜택을 선보여 행사 기간 내내 오픈런이 이어졌다. 11월 18일 이마트 연수점은 고객이 몰리자 이날 정오부터 안전조치 차원에서 잠시 셔터를 내리고 약 1시간 20분가량 고객 출입을 제한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백화점 대표 캐릭터 푸빌라의 한정판 인형 증정 이벤트로 야구팬을 설레게 했다. 11월 30일 정오부터 SSG닷컴은 G마켓과 SSG닷컴에서 SSG랜더스 우승 유니폼 판매를 시작했는데, 10분 만에 사전 준비 물량인 1500장의 판매가 완료됐다.

이마트24는 11월 17일까지 김광현이 좋아하는 반찬으로 구성한 도시락을 카카오페이머니로 결제하면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으며, 12월 말일까지 SSG랜더스 카라반도 판매한다. 신세계푸드는 전국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야구공 모양을 형상화한 ‘베이스볼 버거’를 한정판 메뉴로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전국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야구공 모양을 형상화한 ‘베이스볼 버거’를 한정판 메뉴로 10월 출시했다.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의 이 모든 스포츠 마케팅의 중심에 SSG랜더스 구단주이기도 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른바 ‘용진이형’이 있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우승 당일에도 선수들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여러분 덕분에 우리가 있다. 여러분이 있어서 진짜 행복한 시즌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11월 9일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SG랜더스가 한국시리즈 우승 뒤 본인을 헹가래한 사진을 올리며 “내년에도 이것 받고 싶음. 중독됐음”이라고 고백했다.

정 부회장은 비단 우승날 뿐 아니라 2022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우승이 결정된 6차전까지 모든 경기를 직관했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소속 야구단 경기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11월 7일 키움과의 5차전 경기에서는 SSG랜더스 김강민의 역전 끝내기 홈런 장면을 담은 영상을 SNS에 올리며 “이게 야구지”라고 적고, 평소 SSG랜더스 유니폼을 직접 입은 사진도 올리는 등 SSG랜더스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 왔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의 전신인 SK와이번스를 인수할 당시부터 “본업인 유통과 야구를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혀 왔다. 야구단 인수 2년 만에 ‘우승’이라는 첫 번째 목표를 이룬 부회장은 더 큰 그림을 그린다는 계획이다.

SSG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SSG랜더스 선수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세계는 2027년을 목표로 인천 서구 청라 신도시 일대에 16만 5000㎡(약 5만평) 규모의 ‘스타필드 청라’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 지하 3층~지상 6층, 2만석 규모로 랜더스의 홈 청라돔도 짓는다. 청라돔은 프로야구 경기뿐 아니라 경기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K팝 및 해외 유명 아티스트 공연, e스포츠 국제 대회 및 각종 전시장으로 활용 가능한 수도권 서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는 이미 실감했다. SSG랜더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야구단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5% 증가한 529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8억 5000만 원 적자에서 70억 6000만 원 흑자로 전환했다.

관중 수도 흥행하며 대중적인 인기에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각인시켰다. SSG랜더스의 2022 시즌 총관중 수는 98만 1546명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 수 1만 3633명을 기록했다.

롯데 “대규모 투자로 내년 역전 노려”

10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영원한 4번 타자 이대호 'RE:DAEHO' 은퇴식에서 이대호가 신동빈 구단주에게 글러브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올해 스포츠 마케팅의 승자는 신세계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항상 경쟁사인 롯데가 빠지지 않고 언급돼 왔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주이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창단 당시부터 롯데를 거론하며 “본업(유통)과 야구를 서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것”이라며 “게임에선 우리가 질 수 있어도 마케팅에서만큼은 반드시 이기겠다. 롯데는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도발했다.

자신의 도발 발언 이후 신 회장이 2015년 9월 11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6년 만에 야구장을 방문하자 정 부회장은 “내가 롯데를 도발했기 때문에 동빈이형(신동빈 회장)이 야구장에 왔다.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며 “롯데랑 사이가 안 좋거나 그런 건 아니다. 이런 라이벌 구도를 통해 야구판이 더 커지길 원한다”고 했다.

롯데지주는 자회사 롯데자이언츠의 향후 시즌 운영과 투자를 위한 자금 지원 계획을 10월 밝혔다. 사진은 5월 7일 롯데-삼성전에서 만원관중을 기록한 사직야구장. 사진=롯데지주

이후 롯데도 신세계에 “야구도 유통도 한판 붙자”며 롯데마트 창립일을 맞아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했고, 신세계도 ‘랜더스데이’ 할인행사를 대대적으로 기획해 신경전을 벌였고, 그 기조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올해는 SSG랜더스가 우승하며 영광의 자리를 신세계에 내줬지만, 롯데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 정규 시즌에서 롯데자이언츠가 64승 4무 76패, 승률 0.457로 8위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거둔 만큼,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수들에게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주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지주는 10월 4일 신인 드래프트 선수와 그 가족을 초청하는 2023 롯데자이언츠 루키스 패밀리 데이를 진행했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를 방문한 2023 롯데자이언츠 신인 드래프트 지명 선수들. 사진=롯데지주

이 일환으로 롯데는 최근 야구단에 190억 원 규모의 통큰 투자를 단행했다. 롯데지주는 10월 27일 이사회에서 롯데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 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자이언츠는 부채비율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비롯해 향후 투자 및 시즌 운영 자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롯데의 이 같은 대규모 직접 투자엔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 역시 정 부회장 못지않게 야구단의 홈그라운드인 부산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10월 열린 롯데자이언츠 이대호 선수의 은퇴식에 참석해 제2의 인생을 응원하며 ‘10번’ 영구결번 반지를 이대호 선수와 아내 신혜정 씨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에 앞선 7월엔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관람했다.

10월 8일 열린 이대호 선수 은퇴 경기를 찾은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연합뉴스

롯데자이언츠는 확보한 자금으로 선수 계약 및 영입 등 선수단 관리에 집중하며 경기력 향상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첫 행보로 10월 26일 팀의 간판 선발 투수인 박세웅 선수와 FA(자유계약선수)에 준하는 다년 계약(5년 총액 90억 원)을 체결했고, 취약 포지션에 대한 외부 영입도 검토하며 전력 강화를 꾀할 예정이다.

야구장, 과학 장비 등 구단 인프라 투자도 강화한다. 롯데자이언츠는 2019년부터 2군 구장 상동야구장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데이터 야구를 위한 첨단 장비 도입과 실내 배팅장 신축에 나서기도 했다. 앞으로는 상동야구장 인조잔디 교체와 사직야구장과 동일한 흙 포설 등 그라운드 정비를 포함해 1군 경기장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해 2군 선수의 1군 적응력 향상을 도모할 방침이다.

(왼쪽부터) 배상민 롯데디자인센터장이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관람하며 사진 촬영을 한 모습. 사진=배상민 센터장 SNS 캡처 

신인 선수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 롯데지주는 10월 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지명 선수와 그 가족을 초청하는 ‘2023 롯데자이언츠 루키스 패밀리 데이’를 진행했다. 모 그룹 롯데와 KBO 명문구단 롯데자이언츠에 대한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행사로, 환영식 외에도 신격호 창업주 기념관과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입단 선수들을 환영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축전과 선물을 전달했다.

롯데지주는 “이번 자금지원 후에도 롯데자이언츠와 소통과 협력을 확대하며 차기 시즌을 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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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롯데  정용진  신동빈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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