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7호 이윤수⁄ 2022.12.01 16:03: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아스날 FC 등의 스포츠 구단은 연고로 삼은 도시의 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 한 도시를 상징하는 스포츠 구단이 도시를 뛰어넘어 국위 선양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자치구에도 구의 위상을 드높이는 스포츠팀이 있다. 자치구 직장운동경기부가 그 주인공이다.
직원 1000명 이상인 공공기관은 운동경기부를 설치하고 운영해야 한다.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7조에 따라 서울시 자치구는 비인기 취약 종목 균형 발전 도모와 전문체육 발전 기여를 위해 직장인운동경기부를 운영한다.
서울 15개 자치구에는 2022년 기준 직장운동경기부 14종목 16개 팀이 있다. 경기부 지도자 21명, 선수 8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목도 유도, 펜싱, 테니스, 태권도에서부터 조정, 카누, 인라인롤러 등 다양하다.
뛰어난 실력으로 지역 빛내는 전통 강호 송파구청 조정선수단
조정에는 싱글스컬, 더블스컬, 무타페어, 유타페어, 무타포어, 유타포어, 쿼드러플, 에이트 등 혼자 경기하는 싱글 스컬부터 8명의 선수가 협력해 노를 젓는 에이트까지 8가지 세부 종목이 있다.
한배를 타며 뒤를 보고 전력 질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구력과 체력이 필요하다. 특히 각각의 자리에서 맡은 포지션을 일치시켜 물살을 가로지르며 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스포츠 중 하나다.
서울 송파구청은 2000년 11월 23일 비인기 종목인 조정팀을 창단했다.
전문체육 종목의 균형적 발전 및 비인기 종목의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각종 대회를 통해 구를 알리는 것은 물론, 국제대회 입상으로 국위선양에 기여하기 위해 선수단이 꾸려졌다. 조정 선수단은 최강의 팀워크를 보여주며 수많은 대회에서 입상해 구의 위상을 높인다.
송파구는 그동안 비인기 종목인 조정의 균형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펼쳐왔다. 미사리조정경기장과 가까운 경기도 하남 일대에 합숙소를 마련해 평시 훈련이 가능하도록 했고 전국단위 규모의 대회를 앞두고는 화천호, 충주호 등으로 전지훈련을 지원했다.
지난 10월 송파구청 조정 선수들은 충주 탄금호 국제 조정 경기장에서 개최된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송파구청 조정선수단은 여자일반부 2인 1조인 무타페어(전서영, 김민영)와 4인 1조인 쿼드러플스컬(전서영, 김민영, 배은호, 장예진) 부문에서 각각 8분 5초 48과 6분 57초 49를 기록하며 금메달 2개를 획득해 12년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종 국내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고 있으며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국가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선수단은 2022년 국가대표 제2차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무타페어 종목 국가대표로 다시 선발돼 아시아 조정선수권대회 및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빛나는 성과를 내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단이 너무 자랑스럽고, 앞으로 열릴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면서 “우리 송파구 조정선수단의 거침없는 행보가 생활체육 활성화 및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펜싱 간판 ‘남현희’ 선수 몸담았던 성북구청 펜싱선수단
펜싱으로 유명한 성북구청은 남현희 선수가 펜싱의 꿈을 키운 곳이기도 하다. 남현희 선수는 2004년 1월부터 2년 동안 성북구청 펜싱팀에서 활동했고, 자신의 펜싱검을 구청에 기증한 일화로 유명하다. 성북구청 펜싱선수단은 지금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여 있는 명문 직장운동경기부다.
현재 성북구청 펜싱팀은 서상원 감독을 필두로 정재규, 임철우, 박준영, 이은호, 김관수 선수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2020년에 입단한 임철우 선수는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돼 올림픽을 목표로 훈련 중이다.
성북구청 펜싱팀은 올해 각종 대회에서 1~2위를 기록하며 월등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4월에 열린 제24회 한국실업펜싱연맹회장배 전국 남녀 펜싱선수권 대회 단체전 1위, 7월 열린 제60회 전국남녀종별 펜싱선수권대회 단체전 2위, 개인전 2위(임철우), 8월에는 제62회 대통령배 전국 남녀펜싱선수권대회 단체전 2위, 8월에 참가한 제27회 김창환배 전국 남녀펜싱선수권 대회에서도 단체전 3위, 개인전 1위(임철우)를 차지했다.
10월에 열린 103회 전국체전에서 성북구 펜싱팀은 서울시 대표로 참가해 정재규, 임철우, 박준영 선수가 펜싱 남자부 플뢰레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45만 성북구민의 대표로 전국체육대회에서 멋진 성적을 거둔 펜싱팀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서울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체육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훈련 환경 지원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일일교사 되어 아이들 가르치는 은평구청 인라인롤러 선수단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선수들은 각종 경기에서 메달을 따 구의 위상을 올리기도 하지만, 소속 자치구와 구민을 연결시키는 역할도 한다.
선수들은 생활체육을 위한 구민 프로그램에 맞춰 일일 선생님으로 변신해 구민 앞에 서기도 하는데 은평구청 인라인롤러 선수단이 그 예이다.
은평구청 인라인롤러 교실은 2010년부터 시작돼 매주 수백 명의 아이들이 참여하는 인기 수업이다.
2004년 7월 30일 창단한 은평구청 인라인롤러 선수단은 창단 이후 2010년부터 은평구 아이들을 위해 롤러 교실 프로그램을 기획,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선수단은 재능기부로 직접 지도에 나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라인롤러 기초 자세와 기술 등을 교육한다. 전문 선수단의 지도라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9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인라인 교실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에 모집 인원 100명 전원이 조기 마감되는 등 예약이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인라인 교실은 매주 토요일 8회로 진행되며 은평구 진관동 다목적체육관에서 청소년 100여 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한다. 50명씩 2개 반으로 운영되며 수업의 질과 수강생 안전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또한 연령과 실력 등을 고려해 초급반과 중급반을 나눠 운영하고 있으며 기본자세부터 기술 교육까지 전문 선수들이 나서 지도하고 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은평구청 인라인롤러 선수단은 전국 대회에서 메달권에 있는 유능한 선수들이 있는 실력 있는 실업팀으로 선수들이 그룹별로 기초부터 직접 지도하는 흔치 않은 프로그램이다. 구내 인라인에 관심 있는 어린이들이 많이 참여해 흥미를 느끼고 적성까지 찾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인 가구 맞춤형 PT 제공, 광진구 보디빌딩 선수단
광진구 보디빌딩 선수단은 비인기 스포츠 취약 종목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1996년 3월에 창단됐다. 지난해에는 Mr. Korea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올해는 Mr. Seoul 대회에서 금메달 5개를 수상하는 등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거뒀다.
1인 가구가 많은 광진구는 보디빌딩 선수단과 함께 맞춤형 지원으로 구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 프로그램은 선수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됐다. 선수단은 지난 7~8월 두 달간 지역 내 1인 가구 30명을 대상으로 무료 PT(Physical Training) 수업인 광진구 1인 가구 건강교실을 운영했다.
선수단은 개인별 맞춤형 PT를 위해 인바디 검사와 상담을 통해 참가자의 식생활 습관 등을 고려한 운동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1:1 근력운동, 올바른 스트레칭 및 운동 자세 등을 지도했다. 주 1회 총 9회의 대면 수업을 통해 현장에서 운동을 진행하고, 주중에는 SNS를 활용해 영양 섭취와 운동 습관 코칭을 실시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우리 선수들이 땀과 노력으로 국내 최고 권위의 보디빌딩 대회에서 좋은 결실을 거두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재능기부를 통해 구민 체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어 매우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구에서도 구민의 건강 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