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2.16 09:49:46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경쟁 강화’를 주문한 뒤 16일 오전 이동통신 3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통신료 경감을 위해 통신 요금 구간을 세분화하라고 지시하고, 이어 최상목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통신 분야가 과점되고 있어 경쟁이 필요하다”고 대통령의 의지를 해석했다.
과점, 경쟁 강화 등의 단어가 동원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시와 경제수석의 해석이 단순히 통신 요금제의 다단계화 정도가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부터 추진됐으나 매번 실패했던 ‘제4 이동통신’의 출범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 경제수석은 15일 브리핑에서 “5G 요금의 경우, 데이터를 적게 쓰거나 무제한으로 쓰는 요금제는 있지만, 외국과는 달리 국민이 주로 사용하는 40기가바이트에서 100기가바이트 사이의 요금제는 아직 없다”면서 이 구간대에 저렴한 요금제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통신 분야의 경우 민간 부문에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나, 서비스의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의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통신산업의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고, 그 결과를 별도도 보고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기자단에 밝혔다.
16일 오전 9시 13분 현재 SK텔레콤 주가는 전날보다 2.36% 내린 4만 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KT(-2.56%), LG유플러스(-0.73%)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 주가가 오전 9시 39분 현재 전날보다 25.46포인트 오르는 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유독 통신 주만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시장 진입 문턱 낮추겠다" 1월 31일 발표
한편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 31일 통신 신규 사업자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진입 문턱을 낮추는 주파수 할당, 망 구축 지원, 단말 조달-유통 등 서비스 운영 지원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지원책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이동통신사로부터 회수한 5G 28㎓ 대역을 신규 사업자에게 최소 3년간 독점 제공하면서 경쟁자 없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시간을 벌어주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전국망 구축이 어렵다면 광역권 수준부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제4 이통은 2010년부터 7차례나 도입이 추진됐지만 번번히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지원책을 총동원하고 있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