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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수기업②] 현대자동차 모빌리티 기업 대전환 앞서 ‘1974 포니’ 소환한 이유

과거의 뿌리에서 답을 찾다. 현대차 브랜드만의 고유함 담긴 물리적 유산… 현대차만의 헤리티지 계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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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8호 김예은⁄ 2023.05.19 13:09:49

현대자동차는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Lake Como)에서 '현대 리유니온(Hyundai Reunion)' 행사를 열고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1974 포니 쿠페가 2023년의 모빌리티 혁신기에 현대사회로 재소환됐다.


현대자동차는 5월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Lake Como)에서 '현대 리유니온(Hyundai Reunion)' 행사를 열고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 리유니온'은 현대자동차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미래를 향한 현대자동차의 변하지 않는 비전과 방향성을 소개하는 헤리티지 브랜드 플랫폼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1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해, 포니 개발을 통해 자동차를 국가의 중추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염원했던 정주영 선대 회장의 수출보국 정신과 포니 쿠페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임직원들의 열정을 되짚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포니 쿠페 복원 차량 앞에서 (왼쪽부터)정의선 회장과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 주요 전현직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행사에서 정의선 회장은 "정주영 선대 회장은 1970년대 열악한 산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심지어 항공기까지 무엇이든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독자적인 한국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실현했다"고 말하며 포니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작업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와 그의 아들인 파브리지오 주지아로(Fabrizio Giugiaro)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현대자동차가 이처럼 과거의 포니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도모하는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시작에 이 차량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비전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컨셉트카인 포니쿠페(1974.10)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첫 독자 생산 모델 ‘포니’가 현대자동차에 부여하는 의미

 

현대자동차, 나아가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포니가 갖는 역사적 의미는 남다르다. 당시 걸음마 수준이던 국내 승용차 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자동차를 대한민국 주력 수출 품목으로 성장시켰고,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상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자동차를 조립 생산하게 된 건 1960년대 초반부터다.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최고 시속 200km/h를 넘는 스포츠카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을 당시 대한민국은 겨우 자동차 조립 생산의 첫발을 뗐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자동차공업보호법이 시행되면서 해외 선진 업체와 제휴를 맺고 부품을 공수 받아 조립 생산 방식으로 자동차를 생산한 것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시작이었다.


정주영 선대 회장은 1940년부터 정비소를 운영하며 자동차와 첫 인연을 맺었다. 정비소를 통해 자동차의 구조와 기계적인 원리를 터득한 그는 독립을 맞이한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의 뿌리인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설립했다.


현대자동차공업사는 당시 우리나라의 시대적 필요와 함께 고속 성장했다. 경제 발전에 맞춰 중장거리 운송량이 늘어나면서 철도 수송에 한계가 생기자 정부는 2차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해 고속도로 건설을 적극 추진했다. 정 선대 회장은 현대자동차공업사로 축적한 자본을 바탕으로 현대건설을 설립했고, 국내 도로 확충 작업에 함께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정 선대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가능성을 엿봤다. 그는 한 나라의 국토를 인체에 비유하며 도로는 혈관과 같고 자동차는 그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정 선대회장은 당시 포드(FORD)가 한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포드와의 제휴 협상으로 1967년 12월 현대자동차를 설립했다.


현대자동차는 그렇게 포드의 조립 생산 기지로 출발했다. 현대자동차는 울산에 조립공장을 짓고 영국 포드의 코티나(Cortina) 2세대 모델을 들여와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단순한 조립을 넘어 독자 제조 단계에 진입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운 현대자동차는 제휴사인 포드와 새로운 합작사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주요 부품부터 자동차까지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주요 부품을 국산화하기로 한 약속을 철회하려는 포드의 태도에 결국 합작사 설립 협상은 결렬되었다.


선진 업체가 제시하는 불리한 조건에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현대자동차는 독자적으로 대한민국 첫 대량 양산형 고유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그렇게 탄생한 대한민국의 독자적인 첫 모델이 바로 1975년 출시된 ‘포니(PONY)’다.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모델 승용차 포니1(1975.12)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포드와 합작사 협상이 결렬된 후 독자적인 생산까지, 포니 프로젝트는 수많은 반대와 우려 속에서 지난한 과정을 겪었다.


현대자동차는 포드에게 합작사 추진 협상의 결렬을 선언한 뒤, 1973년 3월 독자적인 자동차 생산을 경영 방침으로 결정했다. 당시 제조업 기반이 없는 개도국 한국에서 자동차 개발 경험이 전무한 현대자동차가 고유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에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하지만 3년 내에 이 상황은 반전됐다.


현대자동차는 우여곡절 끝에 포니 개발에 성공했고, 울산에 완성차 공장을 준공하여 1975년 12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이듬해 1월 26일부터 계약을 받기 시작한 포니는 2월 29일부터 고객 출고를 시작했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당시 한국은 기존 8개 자동차 공업국(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 일본, 스웨덴, 체코)에 이어 9번째 고유 모델 출시 국가로 추정된다.


포니가 출시된 1976년 당시, 국내 승용차 판매 대수는 총 2만 4,618대였는데 포니 단일 모델이 그해 1만 726대가 판매되면서 44%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5도어 해치백으로 다듬어져 출시된 포니2(1982.03). 사진=현대자동차

이후 포니2가 출시된 1982년에는 국내 승용차 판매 점유율의 67%(포니1, 2 합산 기준)를 차지하기도 했다. 포니는 출시 첫해부터 포니1이 단종되는 1985년까지, 약 10년간 대한민국 1위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90%는 포니 내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 비율이다. 포니 부품 국산화의 진정한 의의는 국내 부품 업체 발굴과 계열화를 통해 국내 자동차 공업 발전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포니는 당시 국내 기술 수준으로는 제작이 어렵거나 시장성이 낮은 일부 품목만 수입에 의존하며, 90% 이상의 부품을 자체 제작하거나 국내 부품 업체를 통해 생산했다.


이후 포니2의 경우 최대 98%의 국산화율을 달성하게 되었으며, 이와 같은 부품의 국산화 노력은 국내 자동차의 전후방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하는 현대자동차에 포니가 주는 또 다른 의미는 포니의 수출 성과다. 수출을 목표로 개발된 포니가 당시 수출된 국가 수는 60개국 이상이다.


국내 첫 출고 시점보다 보름 정도 이른 1976년 2월 중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한 현대건설이 포니 15대를 시험 수출하였고, 그해 7월 에콰도르에 포니 5대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포니와 포니 픽업은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 1019대가 수출되었다. 수출 지역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으로 지속 확대되었다. 이후 1979년에는 자동차 산업이 10대 수출전략산업으로 선정됐다. 1982년 7월 포니는 단일 차종으로는 국내 최초로 누적 생산 30만 대를 돌파했는데 당시 수출 대상국은 약 60개국에 달했다.


포니를 통해 수출 시장의 길을 닦은 현대자동차는 1985년 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그해 세계 각지에 포니, 스텔라, 포니 엑셀, 프레스토 등의 다양한 모델을 수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게 된다. 이렇듯 포니는 글로벌 시장에 수출되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차량이자, 현대자동차가 이후 다양한 라인업을 개발하고 수출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


현대자동차는 정 선대 회장이 전망한 대로 포니를 기점으로 한 독자 모델 개발이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한 계기이자, 대한민국이 산업 강국으로 서는 디딤돌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포니가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 모델로서, 타사와 구별되는 현대자동차 브랜드만의 고유함이 담긴 물리적 유산으로, 지금까지도 여러 방면에서 창의적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니 쿠페 복원차량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현대차 관계자. (왼쪽부터) 김용화 부사장, 피터 슈라이어,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 호세 무뇨스 사장, 장재훈 사장, 조르지오 발테리, 정의선 회장, 조르제토 주지아로, 루크 동케볼케 사장, 이상엽 부사장, 파브리치오 주지아로. 사진=현대자동차

포니를 기반으로 자동차 제조사로 발돋움한 현대자동차는 이제 이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는 것도, 포니로 시작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도전 정신과 진보 정신을 계승하려는 것도 제2의 도약을 위해 포니의 기저에 담긴 창업정신의 뿌리를 되새기는 작업의 일환이다.


이날 현대 리유니온 행사 현장에서 현대차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과 함께 포니 쿠페 콘셉트의 정신을 이은 N 비전 74를 나란히 전시하며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현대차의 기술과 디자인적 혁신 및 도전 정신을 선보였다.


또한 포니 쿠페 개발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되짚어 보며 현대자동차가 과거로부터 이어진 혁신을 앞으로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은 "전동화 전환 시대에 과거로부터 변하지 않는 브랜드 가치를 살피는 것은 현대자동차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리더가 되기 위해 중요한 과제"라며 "앞으로도 '현대 리유니온'을 비롯한 다양한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현대차의 다양한 과거 유산이 미래의 혁신과 융합될 때 유서 깊은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니 쿠페 복원 차량에 탑승한 (왼쪽부터)조르제토 주지아로와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올해 처음 열린 현대 리유니온을 글로벌 헤리티지 프로젝트 및 주요 행사에 맞춰 현대자동차의 헤리티지를 소개할 수 있는 브랜드 플랫폼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를 통해 전동화,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산업의 대변화 속에서 견고한 브랜드 고유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현대차만의 비전 및 방향성을 알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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