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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다시 꿈틀대는 예금금리… 저축은행 정기예금 ‘눈길’

시중은행, 우대금리 조건 만족시 4% 넘어… 저축은행도 앞다퉈 고금리 상품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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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4호 한원석⁄ 2023.08.22 10:48:08

한국은행.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에 육박했던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은 앞다퉈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지만 금융당국의 금리 과당경쟁 자제 방침에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4%에 육박하면서 수신고 확보에 나선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시중은행보다 높은 4%대로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 4% 육박

21일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수신금리는 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해 6월 2.32%에서 같은 해 10월 3.97%, 11월 4.3%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러한 예금금리 상승에 금융당국은 작년 10월 금융규제 유연화(한시적 시장안정화)의 일환으로 은행·저축은행 예대율을 100%에서 105%로 높이는 조치를 실시했다.

예대율이란 은행이 보유한 예금 잔액 대비 대출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로 원화대출금을 원화예수금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로 예대율이 100%를 넘어서면 들어온 자금에 비해 나간 대출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올해 7월부터 예대율 규제가 다시 100%로 정상화되면서 은행들은 적극적으로 예·적금 확보에 나서면서 금리도 요동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올해 4월 3.41%까지 하락했다가 6월 3.65%로 상승하는 추세다.

이러한 움직임은 은행 예금 상품 금리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은행권의 12개월 정기예금 상품 이자율(세전‧단리)은 3.5∼3.95% 수준으로 거의 연 4%에 육박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먼저 Sh수협은행이 내놓은 상품인 ‘헤이 정기예금’이 연 3.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북은행의 만기일시지급식인 △JB123 정기예금 △JB 다이렉트예금,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과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이 각각 3.8%를 기록했다. 이어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DGB대구은행의 △IM스마트예금이 3.75%, KDB산업은행의 △KDB정기예금이 3.7%,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 3.68%, IBK기업은행의 △1석7조통장이 3.58% 순이었다.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 4%가 넘는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출시됐다. 앞서 본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과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경우 △최초 거래 신규 고객 △만기 해약 등의 조건을 만족시키면 4.1%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4.05%)과 △IM스마트예금(4.0%),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4.02%), BNK부산은행의 △더특판 정기예금(4.0%) 등이 4% 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 예금금리가 상승하면서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한은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남아있던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수신 잔액(말잔)은 지난해 1월 790조 원이었다. 이후 금리 인상으로 증시 투자 열풍이 가라앉고 시중 자금이 은행에 몰리기 시작하면서 2022년 5월에는 800조 원을 넘어선 816조4000억 원, 2022년 9월에는 900조 원 선을 돌파한 909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991조90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4월 965조8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6월 들어 981조6000억 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은행 예금 상품에 돈이 몰리면서 자취를 감췄던 5만 원권 지폐도 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만 원권 발행액은 약 10조 원, 환수액은 약 7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량 대비 돌아온 비율을 가리키는 환수율은 77.8%다. 이는 2009년 6월 5만 원권 발행이 시작된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5만 원권 환수율이 높아진 이유는 지난 2021년 이후 기준·시중 금리가 계속 상승해 고액권을 들고 있기보다 예·적금 등이 유리해진 데다, 방역 해제로 대면 경제 활동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만 원권 환수율은 2019년 60.1%를 기록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2020년 24.2%, 2021년 17.4%로 급감했다.

앞서 한은은 2020년 보고서에서 환수율이 급감한 이유로 “코로나19로 현금 거래 비율이 높은 숙박·음식업, 여가 서비스업 등 대면 상거래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라며 “코로나로 경제가 불확실해지자 비상용으로 현금을 집에 두려는 수요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대면 활동이 늘어나며 다시 돈이 시중에서 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 금리도 함께 뛰면서 사람들이 높은 이자를 주는 예·적금 상품에 돈을 넣은 것이란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 연 금리 4% 넘는 상품 출시

시중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상승하자 저축은행들은 은행권에 맞서 고객을 확보하고 최근 눈에 띄게 심각해진 수신 감소세를 막기 위해 예금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121조40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해 1월 말 120조8000억 원에서 5월 말 114조5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저축은행도 잇따라 4%가 훌쩍 넘는 예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1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07%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몇몇 저축은행들은 4.5%(단리‧세전)의 고금리 상품으로 금융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HB저축은행은 ‘스마트회전정기예금’ 등 4.5%의 예금금리 상품 3개를 내놨고, 이 밖에 △JT친애저축은행(회전식‧비대면 회전식) △동원제일저축은행(회전정기예금) △우리저축은행(정기예금‧비대면정기예금) △유니온저축은행(정기예금)이 연 4.5% 금리를 공시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어 △다올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이 4.45%, △동양저축은행 △스마트 저축은행이 4.42%, △OK저축은행 △더블저축은행 △청주저축은행은 4.41%, △다올저축은행 △더블저축은행 △드림저축은행 △세람저축은행 △스카이저축은행 △안국저축은행 △유안타저축은행 △조은저축은행 △키움예스저축은행 △CK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등이 4.4% 상품을 출시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올라간 데다 올 4∼5월에 정기예금 만기가 몰리면서 자금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올렸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한 규제는 해제했지만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 가운데 저축은행 예대율과 여신전문업권에 대한 원화 유동성비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급 한도 등의 완화 조치는 올해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의 과도한 수신 경쟁을 완화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PF 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결정이다.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정상화에 대비해 100%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예대율을 관리하고 있다”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모니터링하며 향후 규제 비율에 맞춰 예대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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