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21년 4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유족에게 기증받은 문화재(총 9797건 2만 1693점) 중 역사자료, 불교조각, 목칠공예, 석조 분야의 목록집 4권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발간한 분야별 목록집 9권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도토기, 금속, 전적, 서화, 목가구, 서화, 석조문화재, 중국 도자 등으로 분야가 다양하고 수량이 방대하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초 분류와 목록집 발간으로 기증품의 기본 정보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국립광주박물관이 발간한 청자 분야 목록집에 이어서 올해는 국립청주박물관이 석조문화재 목록집을 발간했다.
‘제10집 묘지·지도·옥책·도장·글씨·편지’에는 다양한 역사자료 52건 180점을 실었다. 그중 조선왕실의 옥책 1건은 1851년(철종 2년) 효명세자(1809~1830)의 세자빈이었던 신정왕후( 1808~1890)에게 존호를 더해 올릴 때 만든 것이다. 신정왕후는 살아있는 동안 여러 번 존호를 받았는데, 이 옥책은 현재 전하는 신정왕후 존호 관련 옥책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며, 마지막으로 봉안됐던 곳은 강화도 외규장각으로 추정된다. 1866년(고종 3년) 병인양요 때 소실되었다고 여겨졌으나,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으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제11집 불교조각’에는 국보 금동보살삼존입상을 비롯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의 불교조각품 123건 135점을 수록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의 작품이다.
‘제12집 목칠·기타 공예’에는 목가구 등의 목칠공예품과 실생활에서 사용한 기타 재질의 공예품 488건 592점을 실었다. 이 책에 수록된 목칠공예품 대부분은 조선 18세기 이후에 제작됐으며, 사랑방 가구, 안방 가구, 부엌 가구 등 다양한 종류와 수량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13집 석조’에는 통일신라부터 근대기에 이르는 458건 835점의 석조문화재를 수록했다. 이 중 다양한 석인상류가 710점에 달한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분야별 목록집은 지난해 ‘고고유물편’ 등 9권 발간을 시작으로 올해 ‘역사자료편’ 등 4권, 내년 ‘서화편’ 2권, 2025년 ‘백자편’ 2권 등 4년 동안 총 17권을 낼 예정이다. 기증품 목록집은 PDF 파일로도 제작하고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 공개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앞으로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에 대한 기초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전모를 파악하고 역사적 가치가 널리 확산되도록 할 것”이라며 “또한 향후 학술적으로 심도 있는 연구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기증의 사회적 의미를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