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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봄바람을 타고②] 봄바람에 둥실둥실 주류 팝업이 뜬다

‘벚꽃 시즌’ 맞아 나들이객 위한 팝업스토어 잇따라 오픈… 롯데칠성음료는 잠실에 ‘크러시’ 팝업, 국순당은 여의도에 ‘818 데킬라’ 팝업 운영 팝업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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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7호 김응구⁄ 2024.03.07 11:32:00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출시 100일을 맞아 2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 서울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지하 1층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사진=김응구 기자

‘벚꽃 시즌’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주류 패키지는 연분홍색으로 갈아입는다. 캔 표면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병에는 핑크빛으로 물들인 라벨이 붙는다. 봄 색과 잘 맞는 로제와인도 모습을 드러낸다. 대개 한정 상품이다.

이렇듯 편의점 혹은 대형마트에 봄바람이 분다. 소비자는 설렌다. 그렇게 봄을 마신다.

주류회사들은 바빠진다. 본격적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이때, 좋은 첫인상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선 소비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찾고 또 찾는다. 팝업스토어가 많아지는 이유다. 될수록 많이 불러모아 뽐내고 싶은 제품들을 맘껏 자랑한다. 다행히 소비자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봄을 앞두고 문을 연 주류 팝업스토어 두 곳을 다녀왔다. 하나는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크러시’, 또 하나는 국순당의 테킬라 ‘818 데킬라’다. 날은 차가웠지만, 팝업 안에는 봄바람이 살랑살랑 일었다.

MZ 소비자 끌어모은 4세대 맥주 팝업

“봄 시즌을 앞두고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소비자 접점 활동을 확대해 젊은 세대가 ‘크러시’를 많이 접하도록 만들 예정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이른 봄에 맥주 크러시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앞두고 젊은 세대와의 접점 기회를 늘려 ‘썸머 대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려는 복안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8일 크러시 출시 후 지금까지 시기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홍대·강남 등 서울 상권 4곳과 수도권 5곳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했거나 운영 중이며, 2월 들어선 가정 채널 공략을 위해 캔 제품을 출시하고 팝업도 열었다. 4월에는 페트 제품을 내놓고 새로운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유흥 채널에서의 경험이 가정 채널 소비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 병과 캔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며 “시장점유율을 논하기에는 기간이 짧지만, 크러시 출시 후 회사 전체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봄 시즌을 앞두고 소비자 접점 활동을 좀 더 확대해 젊은 세대가 ‘크러시’를 많이 접하도록 할 예정이다. 사진=김응구 기자

팝업스토어는 어떻게 꾸몄을까

이름은 ‘크러시 에비뉴(KRUSH Avenue)’다. 2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 운영했다. 서울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지하 1층에 마련했다. 전체 공간은 크러시의 시그니처 컬러인 라이트블루를 활용해 시원함과 청량감을 느끼도록 연출했다.

이번 팝업의 콘셉트는 ‘스탬프 랠리 여행’이다. 체험 공간마다 랠리 카드에 도장을 찍어준다. 입장할 땐 음주 가능 나이인지 확인하고, 이어 팔찌와 랠리 이벤트 카드를 받는다.

체험 콘텐츠는 모두 네 가지 스테이션으로 구성했다. 먼저 ‘크러시(KRUSH)’ 존에선 키오스크로 크러시와 관련한 OX 퀴즈를 푼다. 그 옆 작은 바에선 시음도 가능하다. 마시고 난 잔은 박스에 넣어 선물로 준다. 그다음 ‘스테이 쿨(Stay Cool)’ 존은 크러시의 광고 장면을 재현해보는 공간이다. 사진 촬영은 물론 인화 서비스도 받는다. 광고모델 카리나(에스파)에 잠깐 ‘빙의’해보는 시간이다.

‘뉴웨이(New Ways)’ 존은 네일 스티커 등 갖가지 패션 아이템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해보는 곳이다. ‘익스프레스 유어셀프(Express Yourself)’ 존에선 ‘나의 멋은 ○○○이다’에 들어갈 메시지를 입력하면 스티커로 인화해준다. 여기까지 네 개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크러시 공병과 큐빅 등으로 예쁜 무드등(燈)을 만들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출시 100일을 맞은 크러시가 소비자들이 있는 공간으로 찾아가 모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도록 준비한 팝업”이라고 말했다.

‘크러시’는 어떤 맥주?

지난해 11월 출시됐다. 100% 올 몰트(all malt) 맥주이며, 페일 라거(pale lager) 타입이다. 제품 이름 ‘KRUSH’는 ‘반하다’ 또는 ‘부수다’라는 뜻의 ‘Crush’에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Kloud)’의 앞글자 ‘K’를 붙여 만들었다. ‘낡은 관습을 부수고 새로움으로 매혹한다’는 뜻이다.

알코올도수는 4.5도다. 330·500㎖ 용량의 병 제품과 335·470·500㎖ 캔 제품, 20ℓ짜리 생맥주 케그(keg)가 있다. 출시하면서 술집·음식점 등 유흥 채널에 먼저 선보였고, 올해 2월부터는 대형마트·편의점 등 가정 채널로 확대했다.

크러시는 유러피언 홉(hop)을 사용하고 홉 버스팅(busting) 기법을 적용해 시원함과 청량함을 더욱 살렸다. 홉 버스팅은 일반 맥주 양조와 달리 홉 투입 시점을 늦춰 아로마를 가볍고 청량하게 만든다.

패키지는 와류(渦流)를 줄여 청량한 탄산을 살리고자 숄더리스(shoulder-less) 병으로 만들었다. 빙산과 눈(雪)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점도 두드러진다. 캔 표면은 눈의 질감을 감각적으로 느끼도록 조금은 까끌까끌한 ‘아이스 타일’을 적용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차별화된 소비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된 상황에서, 기존 국산 맥주의 틀을 깬 크러시가 젊은 세대의 새로운 자기표현 수단으로 자리 잡기 바란다”며 “젊은 세대를 반하게 할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순당은 최근 유명 슈퍼모델 캔달 제너가 만든 테킬라 ‘818 데킬라’를 론칭하고, 2월 23일부터 3월 7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 이 팝업에는 봄 나들이객들이 끊임없이 방문했다. 사진=김응구 기자

요즘 대세 테킬라 팝업도 떴다

“‘818 데킬라’를 론칭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면서 봄철 나들이객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818 데킬라는 물론 칵테일을 판매하고, 구매 고객에겐 한정수량이지만 굿즈도 나눠줘요. 포토존이나 이벤트존도 꾸며놨고요.”

유명 슈퍼모델이자 팔로워 수 2억9000만의 인플루언서, 캔달 제너가 만든 테킬라는 어떤 맛일까.

국순당은 캔달 제너가 만든 818 데킬라를 2월 중순 론칭했다. 이어 이를 기념하고자 2월 23일부터 3월 7일까지 14일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

팝업은 크게 세 공간으로 나눴다. 마주 보고 섰을 때 중앙은 판매·안내공간, 오른편은 칵테일 제조·교육 공간, 왼편은 포토 부스 공간이다. 전체적으로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칵테일 존이다. 여기선 818 데킬라 공식 레시피로 만든 칵테일 3종을 판매한다. 칵테일은 818 데킬라 제품군 중 ‘블랑코(Blanco)’, ‘레포사도(Reposado)’, ‘아네호(Anejo)’ 등 세 가지로 만든다. 이 존에선 818 데킬라를 직접 체험해보는 교육·시음도 이뤄진다. 종류별로 마셔볼 수 있다. 매일 네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참여하려면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예약해야 한다.

애주가라면 테킬라 음용법 정도는 모르지 않는다. 아주 흔한 방법은 이렇다. 엄지와 검지 쪽 손등에 라임(혹은 레몬)을 살짝 바른 후 소금을 묻히고, 건배 후에는 소금을 핥고 원샷한 다음 라임을 빨아먹는다. 하지만 818 데킬라 같은 프리미엄급 테킬라라면 그냥 원샷만 해도 좋다. 여운이 길게 느껴지는 바닐라 향은 덤이다.

팝업에서 818 데킬라를 구매하면 보너스까지 얻는다. 병에 구매자가 원하는 문구를 각인해주고, 티셔츠나 에코백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포토 부스에서 인증샷도 찍을 수 있다. 나가기 전에는 출입구 옆 뽑기 코너를 이용해도 좋다. 모형 선인장들이 쭉 나열돼 있는데, 이 중 하나를 고르면 스티커, 포토 부스 촬영권 등의 상품을 받는다. 다행히 꽝은 없다.

‘818 데킬라’ 팝업의 시음, 칵테일, 포토 부스, 뽑기 등은 봄철 나들이객들에 즐거움을 안겨줬다. 사진=김응구 기자

‘818 데킬라’는 어떤 술?

캔달 제너가 2021년 출시했다. ‘블랑코’, ‘레포사도’, ‘아네호’, ‘에잇리저브(8 Reserve)’ 등 네 가지를 생산한다. 브랜드별로 오크통에서 짧게는 3년, 길게는 8년가량 숙성 과정을 거친다. 주원료는 8년 이상 된 블루 아가베(Blue Agave)다.

출시 이후 13개 주류 시음대회에서 모두 43개의 상을 받았다. 미국 닐슨 리서치 기준 2021년 신규 론칭 스피릿(spirit) 부문 1위, 인스타그램 테킬라 팔로워 수 1위, ‘쉥켄 뉴스 데일리’ 선정 2021년 최고 영향력을 가진 브랜드로 선정됐다.

보통 간단하게 샷으로 즐기는 테킬라를 음미하며 즐기는 음주문화로 바꾼 프리미엄 테킬라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켄달 제너 효과가 크긴 하지만 그로 인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캔달 제너는 누구?

본명은 켄달 니콜 제너. 1995년생이다. 국적은 미국. 현재 모델, 방송인, 인플루언서,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시 모델·방송인으로 유명한 킴 카다시안의 이부(異父) 동생이다. 아버지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10종 경기 금메달리스트인 브루스 제너인데, 지금은 성전환 후 케이틀린 제너로 이름을 바꿨다. 11살 때 제너 가족과 카다시안이 출연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4차원 가족 카다시안 따라잡기’에 함께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모델 활동은 14살 때부터 시작했다. 지방시, 샤넬, 발망, 타미힐피거 등 유명 브랜드의 런웨이에 섰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약 2억9000만 명의 팔로워가 수시로 접속한다. 그런 만큼 패션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젊은 세대의 아이콘으로 활약 중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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