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4.03.22 09:20:28
쿠팡이 지난 2023년 1년간 국내 7개 이커머스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앤리서치는 12개 채널 23만 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주요 이커머스들에 대해 ESG 정보량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를 1월 발표했다. 조사 결과, 쿠팡이 총 733건의 ESG 정보량을 기록하며 7개 이커머스 중 ESG 경영 관심도 1위를 차지했다. 이중 쿠팡이 지속 전개해온 지역·소상공인과의 상생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착한상점’ 누적 매출 1조 원 돌파한 배경
2월 쿠팡은 ‘착한상점’에 입점한 중소상공인 누적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2022년 8월 상점 론칭 후 2년 만에 일군 성과다. 착한상점은 전국 중소상공인 및 농수축산인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상설기획관으로, 쿠팡의 대표적인 상생 프로그램 중 하나다. 쿠팡은 온라인 판매에 익숙하지 않았던 전국 중소상공인의 디지털 판로 개척을 돕고, 우수한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쿠팡 앱 메인 화면에 착한상점 메뉴를 배치하고 각종 홍보·마케팅 활동을 지원해왔다.
쿠팡에 따르면 경기 군포 소재 화장품 업체인 ‘라라츄’는 2022년 착한상점에 입점하자마자 전년 대비 402%의 매출 성장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종환 라라츄 대표는 “쿠팡은 신규 상품 론칭이 쉽고, 제조·납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거래환경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짚었다.
쿠팡은 경북, 경남, 전북, 충북, 제주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우수한 농·특산물을 발굴해 착한상점 내 별도 기획전을 마련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섰다. 경남 하동 소재 농업회사법인 자연향기는 오프라인 위주로만 유통해왔지만, 쿠팡을 계기로 온라인에 본격 진출한 사례다.
자연향기는 지난해 9월 착한상점 내 경남 수산식품 기획전 참여를 계기로 온라인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권자연 자연향기 대표는 “지금은 여러 온라인 채널에서 하동녹차명란김, 황매실액 등 주요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온라인 매출은 거의 쿠팡에서 나고 있다”며 “쿠팡에서만 약 3억 원의 월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판로 확대는 작은 지역상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전통시장 상점들을 살리는 시너지 효과로도 이어졌다. 2020년 이후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전국상인연합회와 디지털 전환 상생 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전통시장의 온라인 판로 확장을 돕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온 쿠팡은 지난해 5월부터 착한상점 내 ‘마켓플레이스 중소상공인 상생기획전’을 신설, 운영해왔다. 2022년 말 기준으로, 서울을 비롯해 대구, 광주 등 전통시장 상점 35곳이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호남건어물’이다.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웅이네건어물’이라는 브랜드로 건어물을 판매하는 호남건어물은 입점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하루 평균 2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온·오프라인 통틀어 월 매출만 약 6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문영 호남건어물 대표는 “생소한 온라인 판매 시스템에 애를 먹고 있을 무렵 쿠팡의 전통시장 지원 사업을 접했고, 쿠팡으로부터 입점 교육, 컨설팅을 제공받았다”며 “각종 프로모션 덕분에 초기 안정에 많은 도움을 받아 기획전 참여 기간 억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쿠팡은 올해 전통시장 상점의 마켓플레이스 입점 수를 100곳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착한상점을 통한 쿠팡의 상생 경영은 매출 증대와 상생의 순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착한상점에 참여한 입점업체의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오르는 등 최근까지 빠른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쿠팡은 지난해 8월 발간한 ‘쿠팡 상생리포트 2023’을 통해 해당 성과를 짚으며 “이는 쿠팡 전체 매출 성장률을 뛰어넘는 수치로, 중소상공인과의 동반 성장이 쿠팡의 최근 3개 분기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밝혔다.
쿠팡 창립 초기부터 회원이었던 송상만 ‘마니꺼 버섯농장’ 대표는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 후 월 매출 2000만 원을 올리며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성공한 뒤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복지 지원센터와 지역 행사에 후원하는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 나섰다. 송 대표는 “요즘 점점 고향에 인구가 줄어 지역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2020년부터 매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게 됐다”며 “쿠팡 덕분에 ‘서로 돕는 세상을 만들자’는 제 이름의 뜻을 이룰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쿠팡의 착한상점은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참여한 ‘범부처플랫폼 정책협의체 겸 플랫폼 기업 간담회’에서 자율규제 추진 계획 중 하나로도 소개됐다. 쿠팡은 착한상점을 통해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국상인연합회 등 다양한 기관과 상생 활동을 펼쳤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중기부 장관 표창, 전국상인연합회 감사패 등을 받기도 했다.
박대준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는 “전국 중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출발한 착한상점이 누적 매출 1조 원이라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 및 지자체와 적극 협업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못난이 과일·채소’ 직매입·상생협력 MOU도 꾸준히 진행
플랫폼 제공뿐 아니라 직접 매입을 통해서도 중소상공인을 돕고 있다. 쿠팡은 2022년 이래 다섯 차례에 걸쳐 약 1300여 톤의 못난이 과일과 채소 등 판매 시기를 놓친 과일을 농민들로부터 매입했다. 못난이 채소는 크기와 모양이 규격에 맞지 않거나 흠집이 있지만, 상품의 맛과 신선함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농가에서 상품으로 분류되지 못해 폐기되거나 헐값에 유통돼 농가들은 한 해 공들인 수확물을 제값에 판매하지 못해 큰 손해를 입어왔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악천후 피해 등으로 버려질 위기에 처한 과일 약 250톤, 무·당근·오이·파프리카 등 18종의 못난이 채소를 강원 평창·전북 익산·경남 창녕 등에서 약 370톤을 매입했다. 특히 우박이나 냉해로 흠집이 생겨 일반 상품과 비교해 30~40%가량 저렴한 ‘우박 사과’, ‘보조개 사과’ 등을 대거 직매입해 판매 활성화에 기여했다.
쿠팡의 대규모 못난이 채소 매입으로 농가들은 “경영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전북 익산의 농업회사법인 ‘지우’ 이재규 대표는 “지난해 폭염과 폭우로 수확량이 평년 70~80%에 그치고 못난이 채소 물량도 약 두 배 정도 늘어 걱정이었다”며 “공들여 재배한 수십 톤의 파프리카를 폐기할 위험이 있었는데 쿠팡의 도움으로 손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못난이 채소·과일 판매 확대는 고공 행진하는 농산물 물가를 안정화시키는 대안 중의 하나로도 뽑힌다. 쿠팡은 3월 12~17일 못난이 사과 등을 포함한 다양한 과일을 할인 가격에 제공하는 ‘시즌과일찬스’ 행사를 진행했는데, 고객의 호응에 힘입어 3월 18일부터 일주일간 행사를 연장하기도 했다.
상생협력 MOU도 적극 진행 중이다. 3월 13일엔 경북 성주군과 손을 잡았다. 쿠팡은 2019년 로켓프레시 론칭 이후 꾸준히 성주 참외를 매입하고 온라인 유통 활성화에 힘써 왔다. 쿠팡이 매입한 성주 참외는 지난해에만 약 2500톤을 기록했다.
윤혜영 쿠팡 리테일 대표, 이성한 쿠팡 로켓프레시 그룹장, 이병환 성주군수, 정희용 국회의원, 김성우 성주군의회 의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협약식에서 양측은 성주의 대표 특산물인 참외의 온라인 유통 활성화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성주 참외를 쿠팡 로켓프레시로 전국 소비자에게 로켓배송·새벽배송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쿠팡이 와우회원에게 제공하는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을 새벽·당일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성주군은 성주군의 우수한 농·특산물을 발굴하고 쿠팡은 성주참외 기획전 등을 통해 홍보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윤혜영 쿠팡 리테일 대표는 “성주군과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성주 농민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우수한 품질의 성주 참외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쿠팡은 지자체와 협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지역 경제 발전에도 보탬이 되고, 고객에게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구감소 위기 도서산간 지역으로 넓혀가는 ‘쿠세권’
‘로켓배송’에서도 상생 경영은 이어진다. 로켓배송은 쿠팡의 대표적인 서비스로, 오늘 주문한 상품을 당일 또는 익일 바로 배송한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 6조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이른바 쿠세권(로켓배송 가능지역)을 확대해왔다.
올해 1월 말 이 쿠세권을 인구감소 위기에 놓인 도서산간 지역과 소도시까지 확대했다. 쿠팡은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관심 지역 포함)인 강원 강릉·동해·삼척과 경남 통영·사천, 경북 안동·영천·영주·경주,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충남 공주·논산·보령·예산, 경기 가평 등 16곳으로 쿠세권을 확대했다. 또한 경남 거제·진주와 전남 순천·여수·목포·나주, 충북 음성·증평·진천 등 지방의 여러 시군구 지역에서도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읍·면·동 단위로 계속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지역 경제가 어려움에 놓인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이 대표적이다.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태백산맥 고봉들로 둘러 쌓인 도계읍은 다양한 생필품과 식품을 수시로 구하기에 불편이 컸다. 1970년대만 해도 인구가 5만 명에 육박한 탄광촌이었지만, 탈석탄 정책의 영향으로 최근 인구는 9000명대로 크게 줄었다. 이 가운데 로켓배송 진출로 한 달 고객 주문 건수가 5000건에 이르며 지역에 활기가 돋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린 자녀를 둔 2040 젊은 세대 가구가 많은 작은 신도시에서도 쿠팡 로켓배송 인기가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로켓배송을 시작한 경남 사송신도시가 대표 사례로 뽑힌다. 약 7000가구가 입주한 이 신도시는 신축 아파트가 대부분으로, 다양한 생필품과 식품을 구할 곳이 많지 않다. 현재 쿠팡 로켓배송 도입 이후 매일 약 1000여 건이 넘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쿠팡의 전국 물류망 구축은 기존에 수도권에 국한됐던 로켓배송 혜택을 소외된 지방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쿠팡 “앞으로도 중소상공인 성장 다각도 지원”
쿠팡은 앞으로도 상생 경영 활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3월 21일엔 쿠팡 입점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쿠팡 측은 “온라인 판매가 익숙하지 않은 중소상공인들의 운영상 애로사항과 궁금증 등을 해소하고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쿠팡은 올해 마켓플레이스 입점 성공 사례, 온라인 판매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다가오는 가정의 달 관련 마케팅 인사이트와 전략을 제공했다. 쿠팡 내부의 마켓플레이스, 로켓그로스, 쿠팡페이 분야 전문가가 중소상공인들에게 무료로 1:1 맞춤 컨설팅을 진행하는 ‘통합상담존’도 마련했다.
쿠팡의 다양한 판매자 지원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개발된 ‘셀러월렛 빠른정산 서비스’에 대한 첫 오프라인 상담도 진행했다. 빠른 정산 서비스는 쿠팡 마켓플레이스 입점 소상공인이 보다 빠르게 판매대금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쿠팡 마켓플레이스 일부 판매자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이용 대상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가한 조윤오 뷰피플 대표는 “2021년 쿠팡에 입점한 이후로 시내코스 망원경 등 전략 상품이 잘 팔리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어떻게 어필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늘 고민이었는데, 이번 설명회를 통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팡 측은 “전문적인 마케팅 지식을 나누는 이번 설명회는 쿠팡을 통해 성장을 꿈꾸는 중소상공인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장으로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중소상공인의 성장을 위한 지원을 다각도로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