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에 에너지 관련 종목 주가가 폭등했다.
한국석유는 국정 브리핑 직후인 10시 10분 1만7천950원 상한가를 기록해 마지막까지 상한가를 유지하며 장마감 했다. 액화석유가스(LPG) 관련주이자 석유류 판매업체인 흥구석유도 상한가(16250원, 30%)로 마감했다. 중앙에너비스(27450원, 29.51%), 대성산업(4370원, 15%) 등도 일제히 올랐다.
SK가스(190500원, 6.72%), SK이노베이션0(106300원, 6.30%), 극동유화(4460원, 14.36%), E1(74300원, 3.48%) 등도 상승세로 마감했다.
에너지 관련주의 불꽃놀이가 벌어진 셈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관련 종목을 대거 쓸어 담으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개인은 한국가스공사를 80억 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으며, SK가스와 한국석유도 각각 79억 원, 28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5천600억 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증시 전문가들은 우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날 에너지 관련주들의 급등은 '단기 테마주'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발·생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실제 경제성이 있는지 판단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당장 가시적인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오늘 급등은 단기 테마성으로 보이며, 지금 시점에서 급히 따라가며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석유가) 묻혀 있는 것은 예전부터 알려진 사실인데, 경제성 관련 문제가 있다"며 "실제 생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상황에서 주가 급등은 하루 이틀짜리 초단기성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4일 정부와 에너지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철통 보안을 위해 석유·가스가 대량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가스전 후보지에 ‘대왕고래’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친 대왕고래 가스전 후보 해역에서 긴 탐사공을 바닷속 해저 깊숙이 뚫어 실제 석유와 가스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추 탐사에 나선다.
당국은 해저에 석유와 가스가 있을 가능성을 일차적으로 알아보는 물리 탐사 과정을 통해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38∼100㎞ 떨어진 넓은 범위의 해역에 가스와 석유가 대량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 상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시작이라고 당부드리고 싶다. 이룬 것도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예상 매장 자원은 가스가 75%, 석유가 25%다. 이에 따라 실제 대량의 자원이 발견된다면 석유보다는 가스의 비중이 훨씬 높은 가스전의 형태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