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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뉴스] 세종문화회관, 3년차 ‘싱크 넥스트’로 이어가는 혁신의 바람

9월 8일까지 66일간의 여정…재즈, 국극, 코미디, 컨템퍼러리 굿, 합창 등 무대 위로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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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7호 김금영⁄ 2024.08.01 14:43:06

7월 5일 여정을 시작한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의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가 올해도 관객의 호응 속 이어지고 있다. ‘시대를 선도하는 아티스트와 블랙박스 시어터의 만남’을 모토로 올해 3년차를 맞은 싱크 넥스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적 도전을 지속해온 실력파 아티스트들과 실험성, 동시대성을 내세운 프로그램들을 선보여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받아왔다. 올해에는 더욱 새로운 시도들을 선보이고 있다. 재즈, 국극, 코미디, 컨템퍼러리 굿, 합창 등 새로운 장르들을 무대 위로 소환했다.

더 다양하게, 힙하게 돌아온 ‘싱크 넥스트 24’

싱크 넥스트 24 시즌을 알리는 포스터가 전시돼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싱크 넥스트 24는 9월 8일까지 총 66일간, 10팀의 아티스트, 총 27회의 공연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인다. 싱크 넥스트 24의 문은 김오키 새턴발라드가 개막작 ‘러브 인 새턴’(7월 5~6일)으로 열었다. 실제 공연에서 연주되는 셋리스트와 아티스트 추천곡이 섞인 특별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였다. 행성 ‘토성’을 배경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음악을 감미롭게, 때로는 무대 연출과 더불어 엉뚱하고 낯설게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어 박다울X유태평양X류성실의 공연 ‘돌고 돌고’(7월 11~12일)가 관객을 만났다. 거문고로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박다울,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소리꾼 유태평양이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으로 평단에서 주목받는 류성실 작가와 합을 이뤘다. 줄곧 영상 중심의 작업을 선보여온 류성실 작가가 박다울과 유태평양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설치미술을 무대 위에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싱크 넥스트 24 개막작 김오키 새턴발라드의 '러브 인 새턴' 공연 장면. 사진=김금영 기자

쿠헤스타니가 작·연출을 맡은 ‘블라인드 러너’(7월 18~21일)도 화제작이었다. 2022년 이란 ‘히잡 시위’의 출발점이 된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을 보도한 기자 닐루파 하메디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이 작품은 싱크 넥스트의 첫 해외초청작이기도 했다. 아비뇽 페스티벌 등에 초대된 유럽에서 주목받는 이란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의 지난해 신작으로,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를 거쳐 세종문화회관과 함께 아시아 초연으로 싱크 넥스트 무대에 올렸다.

조영숙X장영규X박민희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조 도깨비 영숙’(7월 26~27일)도 관객을 만났다. 밴드와 영화를 거침없이 오가는 음악감독 장영규와 현대적인 방법으로 전통 가곡을 노래하는 박민희가 70여 년 전 전란의 소용돌이에서 한없이 반짝였던 가장 키치한 대중문화 ‘여성국극’의 1세대, 조영숙 명인을 마주하는 자리였다.

쿠헤스타니가 작·연출을 맡은 '블라인드 러너'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대작들이 기다린다.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배우의 몸으로 탐색하는 것이 연기’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연극, 영상, 시각, 무용 등으로 연기의 세계를 확장해 온 배우이자 창작자 김신록, 그리고 보이지는 않지만 몸으로 감지되는 추상적 감각의 다양한 상태를 시각적으로 그려내는 작업에 몰두해온 시각예술가 손현선이 만나 ‘없는 시간’(8월 2~4일) 무대를 꾸린다. 두 사람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연결, 그 만남 사이의 틈새에 집중해 작업을 펼쳐 나간다.

싱어송라이터 유라의 공연(8월 9~10일)도 마련됐다.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부문을 수상한 정규 1집 ‘꽤 많은 수의 촉수 돌기’를 비롯해 그녀의 독특한 내면세계를 싱크 넥스트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한다. 여기에 카더가든(Car, the garden), 오존(O3ohn), 그리고 음악적인 협업을 이어온 만동(Mandong)과의 케미 넘치는 무대도 볼 수 있다.

쿠헤스타니가 작·연출을 맡은 '블라인드 러너'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올해 싱크 넥스트에서 또 주목받는 건 메타코미디의 ‘코미디 어셈블’(8월 15~17일)이다. 세종문화회관에 코미디 장르가 무대에 진출한 첫 사례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다양한 동시대 예술을 한곳에 모아 들여다보는 자리가 바로 싱크 넥스트”라며 코미디 장르 무대를 준비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메타코미디는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남녀노소 불문하고 즐겨온 언어유희와 동서양의 뿌리 깊은 공연 형식인 재담(관객들의 흥을 돋우는 유쾌한 말잔치)을 바탕으로 만담과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스트허그X64ksana의 ‘군문열림’ 위드(with) 강권순’은 8월 23~24일 열린다. ‘굿, 트랜스 그리고 신명’, ‘당클매다’, ‘신명 : 풀림과 맺음’ 등 굿이 지닌 종합예술적 성격에 주목해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온 미디어아트 그룹 이스트허그와 정가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 강권순 명인, 밴드 64ksana(전자음악, 민요&장구, 퍼커션)가 결합해 ‘컨템퍼러리 굿판’을 벌인다. 굿 음악의 연희적 요소를 뽑아 앰비언트 사운드, 전통소리와 결합하고 이를 빛과 미디어아트로 표현하며 굿이 가진 본질,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메타코미디의 '코미디 어셈블' 포스터. 사진=세종문화회관

과거와 현재를 빛과 소리로 이어내는 시간, SMTO 무소음의 ‘광광,굉굉’은 8월 31일 무대에 오른다. 민중의 목소리가 모이는 역사적 공간이자 시민들의 휴식과 축제의 장소이기도 한 ‘광장’을 소재로 지난해 처음 선보였던 광광,굉굉의 앙코르 무대이기도 하다. 음악그룹 나무의 일원이자 서울시국악관현악단(SMTO) 단원 성시영과 주목받는 포스트 락 밴드 잠비나이의 이일우, 장르적 경계를 허무는 타악 연주자이자 블랙스트링의 멤버 황민왕 그리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실력파 연주자 김지현(생황), 윤지현(가야금)이 다시 한 번 뭉쳐 창작 집단 ‘SMTO 무소음 Musou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간다.

마지막은 우국원의 ‘오리지널리(ORIGINALLY)’(9월 6~8일)가 장식한다. 올해 싱크 넥스트 24 키비주얼을 맡은 우국원 작가는 시즌 아티스트로도 참여한다. 일상 속 소음들에 무뎌져버린 청각을 자극하는 원초적 소리,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조화로운 컬러들의 향연. 물감이 가진 고유한 물성으로만 캔버스 위에 입체적인 작품 세계를 구현하며 ‘한국의 바스키아’로 불리는 우국원은 음악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 ‘목소리’에 집중해 아카펠라 사운드로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시도한다. ‘관객 체감형 오리지널 비주얼 사운드 쇼’라고 설명되는 이번 공연은 오페라 합창단이 만들어내는 환희, 불안, 감동, 놀라움의 아카펠라 소리에 우국원 작가의 감각이 더해져 관객의 오감을 간지럽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수동 팝업→본 공연으로 이어지는 싱크 넥스트에 대한 관심

올해 싱크 넥스트 24  키비주얼을 맡은 우국원 작가는 시즌 아티스트로도 참여한다. 사진은 넥스트 24 키비주얼 이미지가 성수동 팝업에 설치된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싱크 넥스트 24엔 관객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본 공연에 앞서 5월 17~19일 성수동에서 진행된 팝업 ‘시어터 이즈 더 뉴 블랙’은 싱크 넥스트 24 시즌을 미리 알리는 자리였는데, 총 3012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해당 팝업은 주로 광화문 공간을 활용했던 세종문화회관이 성수동에서 진행한 첫 팝업으로 주목받았다.

팝업은 성수와 광화문을 연결하고, 브랜드 간 협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팝업 모델을 제안했다는 점에서도 호평 받았다. 오프라인 공간을 거점으로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해 진행한 팝업은 번개장터의 복합문화공간인 Y173을 세종문화회관의 블랙박스 시어터로 탈바꿈시켰고, 번개장터의 패션 인플루언서 300여 명도 팝업을 방문해 공연예술과 패션의 융합과 확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싱크 넥스트는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예술가의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금영 기자

이어진 싱크 넥스트 24 본 공연 또한 매진과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개막 첫 공연인 김오키 새턴발라드의 러브 인 새턴과 두 번째 공연 박다울×유태평양×류성실의 돌고 돌고는 전 회차가 매진됐다. 배우 김신록이 연기와 연출을 맡고 손현선 시각예술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무대를 선보여 4회차 모두 매진된 ‘없는 시간’은 7월 중 일부 좌석을 추가 오픈하기도 했다. 지난해 진행된 싱트 넥스트 23 또한 12개 공연 중 9개가 매진을 기록하고 객석점유율 86%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싱크 넥스트는 새로운 관객을 만나기 위한 세종문화회관의 혁신 의지를 상징한다. 5월 진행된 성수동 팝업 간담회 현장에서 안호상 사장은 팝업을 비롯해 싱크 넥스트의 취지에 대해 “극장의 고정 관객 그 너머를 지향하는 움직임이며 제작극장 세종문화회관의 또 다른 도전”이라며 “싱크 넥스트는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예술가의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5월 진행된 세종문화회관의 성수동 팝업 현장. 싱크 넥스트 24를 미리 소개하는 자리였다. 사진=김금영 기자

한편 매년 여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는 시대를 선도하는 아티스트와 그들의 작품을 경계 없이 다양하게 소개한다. 오직 세종문화회관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가장 트렌디한 예술 경험의 제공을 최우선으로 삼고, 공연장의 가능성과 기획의 실험성을 블랙박스 시어터에서 최대한으로 구현한다.

기후동행카드나 다둥이행복카드, 서울시민카드를 소지한 관객이라면 서울특별시 정책 할인(10%)를, 지난해 이후 세종문화회관을 포함한 국공립 문화예술 기관 공연을 한 번이라도 유료 관람한 이력이 있는 관객이라면 문화릴레이 할인(15%)을, 예술인패스 또는 공연예술인 증빙자료를 소지한 예술가들은 예술인 할인(20%)을, 산모수첩 등을 소지한 예비 산모는 임신부 할인(20%)를 적용받을 수 있다.

그 밖에도 세종문화회관 S멤버십이 되면 시즌 전 공연을 10%에서 최대 25%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다만 일부 공연에 한 해서는 상이한 할인권종이나 할인율이 적용될 수 있으니 자세한 정보는 각 공연의 홈페이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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