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07.11 15:50:07
대구미술관(관장 노중기)은 2025년 다티스트로 선정된 사진작가 장용근의 개인전 《장용근의 폴더: 가장자리의 기록》을 7월 15일부터 10월 12일까지 2, 3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다티스트(DArtist)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작가를 선정, 이듬해 전시 및 연계프로그램, 아카이브 등을 지원하는 연례 전시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는 다티스트 시리즈 최초로 사진작가가 선정되어, 회화와 조각 등 전통 장르와는 다른 사진만의 시각적 언어를 통해 다티스트의 지평을 확장했다.
장용근은 긴 시간 도시 속에서 일어나는 재난, 재개발, 이주, 노동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에 몰두해 온 사진작가로, 이를 예술적 감각으로 재구성하며 사회 구조의 이면을 포착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천착한 도시와 사회의 타자, 주변부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여덟 개의 사진 연작을 소개한다. 3전시실에서는 도시가 품은 욕망과 흔적을 드러내는 대표 연작 〈도시채집〉을, 2전시실에서는 집창촌의 일상을 담은 〈보이지 않는 노동〉과 대구의 재개발 현장을 다룬 〈부서지고 세워지고〉, 개인과 공동체의 이동하는 삶을 조명하는 〈팩스토리〉, 〈선명해지는 기억〉, 〈앵두다방〉, 〈고려인, 외국인〉 등을 선보인다. 이처럼 확장된 작업은 작가의 시선이 머문 자리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풍경의 단면을 숙고하게 한다.
장용근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무심히 지나쳐 온 존재를 인지하게 하는 예술적 장치로 기능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미지를 배열하거나 중첩하는 방식부터 대상의 서사를 담아내는 다큐멘터리적 접근 등 다양한 전략을 넘나들며, 사진이 가진 표현 가능성을 탐색한다. 또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감춰진 사회 구조를 감지하게 함으로써 관객이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한다.
대구미술관 노중기 관장은 “이번 전시는 도시라는 복합적인 공간 속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주변부의 삶과 경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진 장르의 작가가 다티스트로 선정된 것은 전시 프로그램의 외연을 확장하는 전환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