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09.10 19:00:20
부산현대미술관(관장 강승완)은 주한스웨덴대사관과 함께 9월 13일부터 10월 26일까지 미술관 1층 로비(을숙마당)에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ALMA) 전시 《책과 그림이 앉은 자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과 연계하여 마련된 특별 프로그램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청소 년 문학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Astrid Lindgren Memorial Award, 이하 ALMA)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한다. 책과 그림이 어린이의 상상력을 확장하고 미래를 여는 힘이 됨을 보여주며,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도 함께 제공한다.
전시는 부산현대미술관과 주한스웨덴대사관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양 기관은 ALMA의 정신을 국내에 소개하고, 어린이 문학과 예술을 매개로 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ALMA)’은 『삐삐 롱스타킹』으로 어린이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의 정신을 기리며 2002년 제정된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청소년 문학상이다.
ALMA는 특정 작품이 아닌 창작자의 평생 작업 세계나 단체의 지속적인 활동 전체를 평가한다. 심사 기준은 △어린이에 대한 존중 △다양성과 평등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향한 가치에 두고 있으며, 지난 20여 년간의 수상자 명단은 문학과 그림책이 담아낼 수 있는 폭넓은 목소리를 보여주었다.
린드그렌은 평생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며 그 존엄을 지키는 데 헌신했다. 대표작 『삐삐 롱스타킹』(1945)의 주인공 삐삐는 규범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목소리로 살아가며, 어린이를 독립된 존재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열었다. 올해는 이 작품이 출간된 지 80주년을 맞아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이번 《ALMA》 전시는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과 연계해 스웨덴의 문화 유산을 소개한다.
‘ALMA’ 수상자인 백희나(1971-), 에바 린드스트룀(1952-), 키티 크라우더(1970-)를 소개하는 나무 모듈과 함께 약 300권의 수상 작가의 도서와 스웨덴과 관련한 그림책을 비치하여 자유로운 열람이 가능하다. 관람객은 책을 읽고 활동지를 작성하며 전시에 참여할 수 있고, 린드그렌이 남긴 ‘어린이 존엄의 정신’을 전시 공간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힐마 아프 클린트가 눈에 보이지 않는 질서를 그림으로 구현했다면, ALMA 수상자들은 어린이의 내면과 존엄을 이야기로 표현해 왔다. 이처럼 두 전시는 서로 다른 매체의 언어를 품으며, 관람객에게 언어와 이미지가 교차하는 다층적 체험을 제공한다.
전시 기간에는 주한스웨덴대사와 부산현대미술관장의 그림책 낭독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9월 18일에는 김윤진(책방 봄봄 대표)이 2011년 ‘ALMA’ 수상 작가 숀 탠의 작품세계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19일에는 이수형 교수(안산대학교 언어치료재활아동학과 겸임교수)가 ‘ALMA’의 의의와 어린이 문학의 오늘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간다.
20일에는 칼-울르프 안데르손 주한스웨덴대사와 강승완 관장이 함께 2020년 수상자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을 낭독하는 어린이와 함께하는 체험 활동을 마련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어린이부터 성인 독자까지 아우르며 ALMA의 정신을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
《ALMA》 전시 및 연계 프로그램은 전면 무료로 운영된다.《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 전시는 유료(성인 10,000원, 어린이 및 청소년 6,000원이다. 20인 이상 단체의 경우 할인이 적용)이나, 7세 미만 어린이, 65세 이상 시니어 등은 무료입장할 수 있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책과 그림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읽어내는 도구이자, 어린이를 미래로 이어주는 다리다”라며, “스웨덴의 현대미술과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두 작가의 전시를 통해 스웨덴 문화의 폭넓은 지평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