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의 상상력이 무대 위 ‘환상의 테마파크’로 되살아났다.
9일 CJ ENM은 지난달 개막한 뮤지컬 ‘비틀쥬스’의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공개했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유령이 된 부부 ‘바바라’와 ‘아담’이 자신들의 신혼집에 이사 온 ‘찰스’, ‘델리아’, 그리고 딸 ‘리디아’를 쫓아내기 위해 저세상 유령 가이드 ‘비틀쥬스’를 소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첫 번째 포인트는 ‘인터랙티브’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공연장 입장부터 퇴장까지 관객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인터랙티브 구성을 취했다. 극장에 들어선 관객들은 로비에서 벽면에 투영되는 영상을 통해 비틀쥬스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본 공연에서는 ‘제4의 벽’을 깨고 말을 거는 비틀쥬스와 소통한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한국의 일상 문화를 절묘하게 파고든 ‘하이퍼리얼리즘’ 대사들이 돋보인다. 캐릭터들이 던지는 실생활 속 현실 공감 가득한 멘트들을 비롯해 중고 거래 앱에서 착안한 멘트 등 각각 배우별로 다르게 표현하는 즉석 애드립 멘트들도 가득하다.
제작진은 원작의 풍자 요소를 살려 비틀쥬스가 건네는 소품을 한국 관객에게 친숙한 ‘생활 밀착형 아이템’으로 변주했다. 아담에게 건네는 명함 속 문구는 매 회차, 배우마다 바뀌며 N차 관람의 묘미를 더한다는 설명이다. 퇴장 신에서 외치는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라는 유명 애니메이션의 밈을 활용한 대사도 화제다.
두 번째 포인트는 무대 장치와 퍼펫을 중심으로 한 ‘비주얼’이다. 토니 어워즈 무대 디자인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데이비드 코린스의 무대는 마술 상자처럼 시시각각 변화한다. 모든 세트는 프린트가 아닌 ‘핸드 페인팅’ 방식으로 제작돼 팀 버튼 특유의 질감을 구현했다.
공중을 부유하는 유령과 객석을 향해 돌진하는 거대 모래 벌레 퍼펫, 일명 ‘왕뱀이’의 등장은 공연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여기에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에 있는 지휘자조차 비틀쥬스와 호흡하며 연기의 일부가 되는 연출을 시도했다. 화려한 조명과 불꽃 장치, 공중부양 등의 특수효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무대는 마치 거대한 마술쇼를 보는 듯하다.
세 번째 포인트는 ‘메시지’다. 단순히 화려한 볼거리와 웃음이 뮤지컬 비틀쥬스의 전부는 아니다. 작품의 이면엔 삶과 가족,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메시지가 자리 잡고 있다. 작품의 주제 의식을 관통하는 것은 바로 죽음에 매료된 외로운 소녀 리디아의 성장통이다. 리디아가 유령 친구들을 만나 진정한 유대감을 배우고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메시지는 아이러니하게도 비틀쥬스의 유쾌한 난장판을 통해 완성된다. 극 초반 비틀쥬스의 거침없는 풍자와 소동극은 역설적으로 “삶을 낭비하지 말라”는 주제 의식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기폭제가 된다. 여기에 ‘Dead Mom(죽은 엄마)’, ‘Home(집)’ 등 인물의 내면을 어루만지는 서정적인 넘버가 더해져, 관객들에게 단순한 코미디 그 이상의 여운과 위로를 건넨다.
한편 배우 정성화, 정원영, 김준수, 홍나현, 장민제, 박혜미, 나하나, 이율, 정욱진, 김용수, 김대령, 전수미, 윤공주 등이 열연하는 뮤지컬 비틀쥬스는 오는 3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