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영⁄ 2026.02.19 16:24:04
대웅제약이 2024년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초과한 데 이어 2025년 배출 목표까지 상향한 가운데, 탄소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구체적 이행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환경 책임과 개선 의지를 찾기 어렵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특수관계사 거래와 오너 리스크까지 맞물리며 지배구조 투명성을 포함한 ESG 전반에 대한 신뢰에도 의문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투자가 우선, 환경은 뒷전…탄소 감축·재생에너지 계획 ‘공백’
대웅제약은 2024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4만2437tCO2e(이산화탄소 환산톤)로 전년 대비 22.3% 증가했으며, 기존 목표치를 28.7% 초과했다. 그럼에도 2025년 목표를 4만7816tCO2e로 설정해 전년 실적보다 12.7%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감축이 아닌 이미 증가한 배출량보다 더 늘어난 수치를 목표로 내놓은 셈이다.
온실가스 배출 증가는 폭염·홍수 등 이상기후 심화를 초래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미 목표치를 초과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감축 계획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웅제약은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통한 중장기 탄소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연도별 감축 목표나 달성 시점 등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공식 답변에서 “경영전략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환경 세부 목표를 성급하게 확정하는 것은 실효성이 낮다”며 “경영전략이 확정되는 시점에 맞춰 실현 가능한 환경 로드맵을 도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웅제약은 “고정된 수치에 얽매이기보다 재생에너지 확대, 공정 효율화 등 실행 가능한 감축 수단을 사업 단계에 맞춰 도입하는 방식”이며 “단순한 목표 설정을 넘어 실질적 이행이 담보된 ESG 경영체계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웅제약 측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한 배출 증가분 상쇄 방안을 언급하면서도, 해당 조치를 언제, 어떤 규모와 절차로 시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탄소 감축·재생에너지 확대의 실질적 이행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는 대웅제약의 태도는 환경 부담에 대한 책임 있는 성찰과 개선 의지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ESG 전반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조해온 회사의 비전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환경 부담이 커지고 목표치까지 상향된 상황에서 구체적인 이행 계획 없이 감축 의지만을 강조하는 것은 실질적 개선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형식적 ESG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는 감축 실패 이후 환경 개선 의지를 상실한 모습이라는 지적과 함께, 환경목표보다 사업 전략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로 이어지고 있다.
판관비 급증 속 특수관계사 거래 구조 논란…지배구조 신뢰성 흔들
최근 대웅제약은 리베이트 의혹과 특수관계사 거래 문제 등이 맞물리며 ESG 중 기후 변화·탄소 배출 등 환경(Environmental)뿐 아니라, 뇌물·기업윤리와 관련된 지배구조(Governance)의 공정성·투명성까지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과거 대웅제약은 자사 의약품 처방·납품 대가로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전무와 법인이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최근에도 본사와 자회사 등 7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지며 강제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웅제약의 판매관리비는 2020년 3147억원에서 2024년 4149억원으로 31.8% 증가했다. 이는 2024년 기준 연구개발비의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판매관리비 중 지급수수료는 영업대행사(CSO)에 지급되는 비용이다. 제약업계에서는 CSO를 통한 과도한 수수료 지급이 의료진에 대한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이어져 불법 리베이트의 우회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웅제약의 지급수수료는 2020년 1294억원에서 2024년 1567억원으로 21.1% 증가했다. 판매관리비 확대와 함께 지급수수료 규모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가 지배하는 비상장 계열사 엠서클의 매출은 최근 1년 새 35.5% 증가했다. 특히 엠서클 감사보고서상 미수금은 5억8000만원에서 53억5000만원으로 1년 만에 약 9배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외부 대행사 대신 특수관계사 엠서클을 통해 판매·마케팅 활동을 운영해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단기간 미수금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거래 구조의 공정성과 자금 정산의 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대웅제약이 환경 경영뿐 아니라 지배구조 건전성마저 외면하고 있는 배경에는 내부 오너 인사를 둘러싼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창업자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대웅제약 윤재승 CVO는 2018년 직원 대상 폭언·욕설 논란이 불거지며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약 3년 4개월 만인 2022년 자문직으로 복귀했다.
특수관계사 거래 구조와 오너 리스크, 과거 리베이트 전력이 맞물리며 지배구조 전반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환경(E) 분야에서의 목표 부재 논란까지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환경과 지배구조 두 핵심 축이 동시에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경제 한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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