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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프리즈 로스앤젤레스(Frieze Los Angeles) 2026’ 참가

국제갤러리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미술의 현 흐름과 도시 간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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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용호⁄ 2026.02.19 10:23:44

김윤신(b. 1935)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1992-11〉1992 Wood 35 x 42 x 23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사진 제공=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오는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개최되는 ‘프리즈 로스앤젤레스 2026’(이하 프리즈 LA)에 참가한다.

 

올해로 제7회를 맞는 프리즈 LA에는 전 세계 22개국에서 95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하며, 장소 특정적 설치를 비롯해 도시 전반으로 확장되는 공공 프로그램을 통해 로스앤젤레스의 동시대 미술 생태계를 집중 조망한다. 특히 실내외를 넘나드는 몰입형 환경으로 구성되는 이번 페어는 도시의 개방성과 다층적인 문화적 성격을 반영하며 예술가·갤러리·관객 간의 활발한 교류의 장(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리즈 LA에서 국제갤러리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미술의 현 흐름과 도시 간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먼저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대표적인 조각 연작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1992-11〉(1992)이 눈길을 끈다.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가 되며, 그 합이 다시 둘로 나뉘어 각각 또 다른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명처럼, 나무에 작가 자신의 정신을 더하고 공간을 나누어 가며 온전한 하나의 예술 작품을 이룬다는 철학이 응축된 작업이다. 김윤신은 오는 3월,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호암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앞두고 있다.

김용익(b. 1947) 〈얇게…더 얇게…#16-36〉 2016 Mixed media on canvas 181.5 x 22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Keith Park 사진 제공=국제갤러리

모더니즘적 관행에 균열을 내온 개념미술가 김용익의 〈얇게…더 얇게… #16-36〉(2016)도 함께 소개된다. 작가가 매일 반복적으로 정해진 분량의 캔버스 작업을 이어온 결과 탄생한 이 작품은 화면의 물질성이 점차 얇아진 상태를 심각한 의미 없이 제시한다. 이는 2016년 일민미술관에서의 회고전을 계기로 ‘모던적 주체’로서 추구하는 진정성의 무게를 내려놓고 보다 가벼운 ‘해체적 주체’로 전환한 작가의 태도를 암시하기도 한다.

최재은(b. 1953) 〈Paper Poem No. 16〉 2024 Aged paper 65.9 x 76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Yasushi Ichikawa 사진 제공=국제갤러리

일본 교토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현대미술가 최재은은 〈Paper Poem〉 연작 중 2024년에 제작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빛 바랜 책의 빈 페이지들을 겹겹이 쌓아 완성한 이 연작은 각 페이지에 축적된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통해 ‘시간의 초상’을 그린다. 출판된 지 한 세기에 이르는 책들이 빛에 반응해 타들어간 흔적은 부드러운 열매나 꽃잎의 단면을 연상시키며 섬세한 계조와 입체감을 드러낸다. 최재은은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국내 첫 국·공립미술관 개인전인 《최재은: 약속》을 진행 중이다.

이기봉(b. 1957) 〈Extra - ordinary - late - summer〉 2026 Acrylic and polyester fiber on canvas
120 x 201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사진 제공=국제갤러리

이기봉의 회화 신작 〈Extra - ordinary - late - summer〉(2026)도 부스에 자리한다. 작가가 지속적으로 작업해온 안개 낀 물가 풍경은 캔버스 위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중첩해 두 개의 이미지를 겹쳐 올리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반투명한 ‘막’ 너머로 몽환적인 화면을 응시하는 경험은 인간이 각자의 프레임을 매개로 세계를 인식하는 일상적 감각과 맞닿아 있다.

김홍석(b. 1964) 〈A Villain Oliver〉 2026 Resin and urethane paint 60.5 x 30 x 31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사진 제공=국제갤러리

개념미술가 김홍석의 신작 〈A Villain Oliver〉(2026)는 우리가 익숙하게 학습해온 개념들이 통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연출하며, 이렇듯 해체되고 뒤엉킨 상태를 통해 관람객에게 친숙하면서도 낯선 장면을 제시한다. 캐릭터의 얼굴에 고양이 몸을 한 조각은 문제의 캐릭터가 고양이의 털옷을 입은 것인지 혹은 고양이가 캐릭터의 탈을 쓴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실재와 허구, 정상과 비정상, 옳고 그름이라는 대립항이 혼재된 이 상태는 어느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진정한 현대성, 즉 보편적 개념에 구속되지 않은 자유로움을 지향한다.

이광호(b. 1967) 〈BLOW UP 4768-3〉 2025 Oil on canvas 175 x 154 cm (9 pieces, each 57 x 50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전병철 사진 제공: 국제갤러리

한국의 대표적 사실주의 화가 이광호가 뉴질랜드 여행 중 케플러 트랙(Kepler Track) 인근에 위치한 습지를 우연히 방문한 것을 계기로 작업한 습지 회화 연작 〈BLOW UP 4768-3〉(2025)도 소개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얽히고설킨 물풀과 꽃, 이끼, 물웅덩이 등의 요소들은 올오버(all-over) 형식으로 배치되어 추상회화의 자유분방한 화면 구성과 붓질을 연상시킨다.

양혜규(b. 1971) 〈공중 지류 생물 – 첨벙〉 2025
Birch plywood, wood stain, stainless steel components, hanji, marbled paper, honeycomb paper balls, pearls, metal bells, Punjabi earrings and ornaments, stainless steel chains, split rings, steel wire ropes, swivels 3 parts; 89 x 28 x 43 cm, 101 x 49 x 56 cm, 114 x 54 x 54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양혜규 스튜디오 사진 제공=국제갤러리

현대미술가 양혜규의 작품 또한 부스에 자리한다. 아시아 전역에서 수 세기 동안 계승되고 있는 연(鳶) 제작 전통에서 영감 받은 조각 〈공중 지류 생물 – 첨벙〉(2025)은 한지와 마블지를 오려 만든 문양과 장식, 파키스탄 펀자브 지역에서 사용하는 염소 방울 등으로 장식되며, 자연 세계 내 다른 종(種)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탐구를 암시한다. 현재 중국 상하이, 대만 타이중, 일본 나오시마 등 여러 도시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는 특히 이번 프리즈 LA 기간에 맞추어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Los Angeles)에서 개인전 《양혜규: 엇갈린 랑데부》를 개최하고, 이어 3월 초에는 LA 필하모닉과 동명의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서경(1977–2025) 〈따뜻한 무게 610 #23-01〉 2022–2023 Painted steel, silk, thread
Approx. 18.7 x ø 61.5 cm
Courtesy of Suki Seokyeong Kang Scholarship of Ewha Womans University and Kukje Gallery
사진: 김상태 사진 제공=국제갤러리

한국의 전통을 동시대 예술언어와 사회문화적 문맥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진 강서경의 작품도 소개된다. 개인의 자리와 영역, 사물과 감각을 지속적으로 탐구했던 강서경에게 작품의 무게와 크기, 촉감과 형태와 같은 물리적 조건은 경험과 기억, 감정을 담아내는 중요한 지표였다. 다양한 오브제를 쌓고 조합해 새로운 서사를 지닌 조각으로 재탄생시켰던 작가는 〈따뜻한 무게 610 #23-01〉(2022–2023)에서 구멍이 숭숭 뚫린 차가운 금속을 털실로 가득 꿰고 덮음으로써 ‘따뜻함’을 부여했다.

장파(b. 1981) 〈Gore Deco – A Split Smile〉 2026 Oil, human hair on linen 162.2 x 130.3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사진 제공=국제갤러리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기존의 재현 문법을 뒤집는 작업을 이어온 장파의 신작 〈Gore Deco – A Split Smile〉(2026)도 만나볼 수 있다. 작품명의 ‘Gore’는 물리적, 상징적 폭력을, ‘Deco’는 하찮거나 부수적으로 간주되어온 장식성과 그에 얽힌 미적, 그리고 사회적 질서를 상징한다. 작가는 유머와 비틀기를 활용하여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기존의 이미지에 저항함과 동시에, 이를 넘어 회화를 향해 품고 있는 진지한 태도를 드러낸다. 장파는 최근 국제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 《Gore Dec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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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프리즈 로스앤젤레스  장파  김용익  김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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