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6.03.12 16:58:12
농협개혁위원회는 10일 제4차 회의를 열고 선거제도와 인사, 책임경영, 내부통제 등 농협 운영 전반을 재설계하는 자체 개혁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혁안은 ▲선거제도 개선 ▲인사 공정성 제고 ▲책임경영 강화 ▲내부통제 강화 등 농협 운영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담았다. 농협 스스로 제도개선을 추진해 조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위원회는 최근 농협의 지배구조와 선거문화,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진 점을 고려해 자율적 혁신을 통한 실효성 있는 개혁 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금품수수 등 불법선거 관행을 근절하고 정책 중심의 공정한 선거문화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에 선거비용 보전 제도를 도입하고 정책토론회와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한 ‘임계치 기반 부정선거 자동감시 시스템’을 도입해 이상 징후가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선거관리기관에 자동 경보가 전달되도록 할 예정이다. 선거법 위반자에 대해서는 조합원 제명, 기탁금 몰수 등 제재를 강화하고 공소시효 확대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인사 부문에서는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가 추진된다.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가능 기간을 퇴직 후 1년으로 제한해 선거철마다 반복되던 ‘회전문 인사’ 관행을 차단하기로 했다. 또한 집행간부는 내부 승진 원칙을 유지하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외부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역량 중심 인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사추천위원회는 외부위원 추천 채널을 다양화하고 추천위원을 2배수 이상 확대해 운영의 신뢰성을 높인다. 임원 추천 시 후보 공개모집을 의무화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해 후보자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침이다. 경제지주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는 중앙회 소속 위원의 참여를 배제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60% 수준으로 확대해 계열사 인사의 독립성도 강화한다.
내부통제 부문에서는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를 신설해 윤리경영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한다. 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며 범농협 차원의 윤리경영을 총괄하고 농협개혁위원회 활동 종료 이후에도 개혁 과제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독할 예정이다.
감사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강화된다. 조합감사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의 선출 방식을 감사위원회와 동일하게 통일해 독립성을 높이고, 감사위원회 외부 전문가 선임 요건에는 직무경력을 포함해 전문성을 확보한다. 또한 이사회에는 ‘독립이사제’를 도입해 내부통제 관련 안건을 이사회에 직접 상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앙회장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중앙회의 연합회적 성격을 고려한 조합장 직선제와 선거 과열 방지와 효율성을 강조한 이사회 호선제가 맞서는 가운데 일부 위원은 조합원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원들은 어떤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회장 권한 축소 등 강력한 제도적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광범 위원장은 “이번 개혁안의 핵심은 금권선거와 회전문 인사, 취약한 내부통제 등 농협의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개선하는 것”이라며 “정책선거 제도화와 준법감시위원회, 독립이사제 도입을 통해 개혁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4일 제5차 회의에서 개혁 과제를 마무리하고 단계별 실행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국민과 농업인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농협개혁위원회를 통해 조직 운영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뼈를 깎는 쇄신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농협 발전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고 농업인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