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더니 지난 주만 해도 약간 홍조를 띠었던 나뭇잎들이 어느새 새빨간 단풍으로 갈아입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녹색 퍼팅그린과 조화된 코스의 단풍이 석양의 붉은 빛을 받게 되면 그 아름다운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하다.
가을바람이 오색 단풍나무를 흔들어 놓으면 산야는 출렁이는 금빛 파도로 장엄하다.
골프코스에 자주 나타나 골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심히 울어대던 산비둘기도 단풍에 취해 최근 10일 동안은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자태로 퍼팅을 마치고 다음 홀로 가기 위해 숲속으로 난 길을 서둘러가는 여성 골퍼의 뒷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시인 한용운의 ‘님의 침묵’ 첫 구절이 생각난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자 낭만의 계절이라고는 하나 우리 시니어들에게는 건강을 위해 골프장을 찾는다. 나는 늘 토마스 제퍼슨의 명언 ‘Walking is the best possible exercise. Habituate yourself to walk very far(걷기는 가장 바람직한 운동이다. 멀리 걷기를 습관화하라)’를 가슴에 새기고 코스에서 걸음을 재촉한다.
▲붉은 단풍나무를 바라보며 라운드 하는 골프는 축복이자 행복이다. 사진 = 김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