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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골프 칼럼]금빛으로 물든 단풍, 인생과 골프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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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1호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대기자⁄ 2014.10.23 09:02:41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더니 지난 주만 해도 약간 홍조를 띠었던 나뭇잎들이 어느새 새빨간 단풍으로 갈아입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녹색 퍼팅그린과 조화된 코스의 단풍이 석양의 붉은 빛을 받게 되면 그 아름다운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하다.

가을바람이 오색 단풍나무를 흔들어 놓으면 산야는 출렁이는 금빛 파도로 장엄하다.

골프코스에 자주 나타나 골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심히 울어대던 산비둘기도 단풍에 취해 최근 10일 동안은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자태로 퍼팅을 마치고 다음 홀로 가기 위해 숲속으로 난 길을 서둘러가는 여성 골퍼의 뒷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시인 한용운의 ‘님의 침묵’ 첫 구절이 생각난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자 낭만의 계절이라고는 하나 우리 시니어들에게는 건강을 위해 골프장을 찾는다. 나는 늘 토마스 제퍼슨의 명언 ‘Walking is the best possible exercise. Habituate yourself to walk very far(걷기는 가장 바람직한 운동이다. 멀리 걷기를 습관화하라)’를 가슴에 새기고 코스에서 걸음을 재촉한다.

▲붉은 단풍나무를 바라보며 라운드 하는 골프는 축복이자 행복이다. 사진 = 김의나


하나님이 만들어놓은 이 아름다운 자연 단풍 숲을 걷노라면 한편으로는 즐겁지만 또 한편으로는 슬프다. 봄의 새순은 언제나 인간에게 희망과 미래를 기대하게 해주나 가을단풍은 인생의 종점을 향해가는 경로를 보여주기 때문이리라. 온 산을 붉게 태우는 단풍도 곧 흔들어대는 찬 겨울바람에 온몸을 드러내 놓을 것이다.

단풍이 깊게 물든 이 시즌에 스코어를 따져서 무엇하랴. 우리인간에게 삶의 지혜와 통찰을 주는 황금빛으로 물든 숲을 보고 걷는 것 자체가 축복이자 행복이다.

가을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아름다운 단풍도 이제는 정점인거 같아 왠지 감수성이 예민해진다. 붉은 단풍잎이 떨어지기 전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시 한 번 골프장을 찾아 인생을 논하며 라운드를 즐기고 싶다.

(CNB저널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대기자) (정리 =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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