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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상 골프 세상만사]지역민 환영 英 골프장, “얼씬 마!” 韓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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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9호 김덕상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명예이사장⁄ 2015.05.06 09:09:44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덕상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명예이사장) 지난 25년간 필자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만 약 80개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했다. 런던이나 더블린 근처의 명문 골프장을 포함해 각지의 유명 골프 리조트와 시골의 한적한 골프장까지도 다양하게 섭렵했다. 오랜 세월을 영국 회사에서 근무했을 때 많은 영국 친구들이 안내하는 대로, 어떤 때는 그들의 집 근처나 고향에까지 가서 어울린 덕분이었다. 20~30년 정도 된 비교적 새로운 골프장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100년 전후의 전통을 가진 유서 깊은 명물 클럽이었다.

올해 1월 영국 출장을 갔을 때였다. S P&I 클럽의 언더라이터 Jonathan이 주말에 자기가 회원으로 있는 클럽에서 플레이하길 여러 차례 권한 바 있어 Danham 클럽을 찾았다. 멤버들만 플레이하는 아침 시간을 피해 토요일 11시경 우리는 두 팀 8명이 플레이했다.

시작하기 전에 차 한 잔을 나누고 있는데 클럽의 헤드 프로가 직접 찾아와 인사도 하고, 골프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도 해 줬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골프장에 헤드 프로가 없다고 보면 된다. 설사 헤드 프로가 있다손 치더라도 골퍼들에게 이처럼 자상하게 설명해주지도 않고, 아마 경기팀 운영에만 집중할 것이다.

또한 코스 관리가 양호해 윈터 그린을 쓰지는 않았지만, 평평한 목초지에 100여 년 전 자연적으로 만든 골프장이다 보니 한국의 골프장처럼 완벽한 배수 장치가 돼 있지 않아 코스 일부는 질척거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회원들은 1년에 200만 원 가량의 연회비만 내면 그린피는 언제나 면제되고, 일 년 내내 플레이할 수 있는 운동 시설이다. 더욱이 회원들이 초청하는 게스트들도 그린피가 대폭 할인돼 골프 비용은 아주 저렴했으며, 우리 8명의 그린피는 아마도 30만 원을 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도 진짜 컨트리클럽이 생긴다면…

즐거운 라운드를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조촐하고 이른 저녁 식사를 했다. 함께 플레이는 하지 않았지만, 부근에 사는 부사장 부부가 식사를 호스트 했다. 근처에도 좋은 식당이 꽤 있었지만, 이곳의 골퍼들은 클럽하우스에서 하는 식사를 자기 집에서 차리는 집 밥처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골퍼들이 아닌 동네 주민들도 생일이나 약혼 또는 환영, 송별회 등의 파티를 자주 연다.

▲Dehnam 클럽하우스에서 플레이 후 조촐한 식사를 나누는 모습.

비록 골프장 내의 식당이지만, 골퍼들만이 아니라 동네 주민 누구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컨트리클럽인 셈이다.(통상 골프장 시설만 있는 경우 골프클럽이라 칭하고, 다른 시설까지 종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곳을 컨트리클럽이라고 한다.) 이런 일은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동남아 국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멀리 떨어진 골프장 입구에서부터 수위의 경례를 받으며 들어가는 대한민국의 골프장. 골프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식당에 얼씬도 하지 못하는 우스꽝스런 분위기. 재고 처리에 문제가 있어 불가피하게 비싸게 받아야 한다는 음식 값. 지나치게 화려한 클럽하우스 시설 때문에 우리나라 골프장 부근 주민들은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몇몇 고급 회원제 골프클럽의 경우는 인정한다 하더라도, 비회원제나 대중골프장에서부터라도 조금씩 문화가 바뀌어갔으면 좋겠다.

지난해에 국내 W 골프장 식당에서 가장 비싼 막국수를 먹은 적이 있다. 값이 무려 2만 8000원이었다. 깨끗하고 맛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바로 전날 인근의 한 맛집에서 먹은 막국수의 4배나 되는 값 때문이었는지 금세 속이 허해지는 것을 느꼈다. 비빔막국수 한 그릇 가격 차이가 2만 원이 넘는 현실이 ‘아직도 우리 골프의 대중화가 참으로 멀리 떨어져 있구나!’라고 느끼게 한다.

(정리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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