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불황으로 서울 시민의 문화 활동이 줄어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문화재단은 ‘2015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11월 서울문화재단 회원 1498명과 금천, 구로, 강남, 노원, 마포, 성북, 영등포구 등 7개 자치구 구민 519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울시민이 문화예술을 어떻게 향유하는지와 지역에 따라 어떤 특성이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목적을 지녔다.
조사 결과 주요 문화 활동이 전년(2014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관람 경험률은 68.7%에서 65.2%로(▽3.5%), 관람 횟수는 전년도 35.5회에서 31.3회로(▽11.8%), 문화관람 연간 총 지출비용 또한 55만 9632원에서 47만 7358원으로(▽14.7%) 감소했다.
이 밖에 희망 여가 활동으로 문화예술 활동에 응답한 비율도 85.9%에서 82.3%로(▽3.6%), 문화예술의 중요도(비중)도 70점에서 62.4점(▽7.6점)으로 줄어드는 등 문화 활동이 전반적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특히 영화, 대중예술 등 문화 산업보다 연극, 무용, 음악, 전시 등의 문화 예술에 대한 관람횟수와 문화비용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순수문화예술의 위축이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문화 관람의 가장 큰 장애요소로는 ‘비용부담’이 72%로 가장 높았다. 2위는 ‘시간부족’(44.5%)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문화생활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특히 40대 싱글녀와 50대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이런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 40대 싱글녀의 문화 관람 경험과 연간 관람횟수 감소율은 각각 ▽15.4%이며, 연간 문화지불금액 감소율은 ▽23%로 나타났다. 20대는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게 나타났으나 ‘비용부족’이 장애라고 대답한 비율이 78.5%로 가장 높았다.
문화 예술 관람 비율이 줄어든 데에는 바뀐 여가 트렌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에 비해 문화 예술 관람(▽3.6%)과 TV시청(▽1.0%)이 감소한 반면, 여행(△4.5%)은 증가했으며 여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났다. 또한 여행 외에도 ‘휴식(29.7%, △1.1%)’과 ‘운동(12.5%, △1.0%)’은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에 관해 서울문화재단 김해보 정책연구팀장은 “상반기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인해 문화소비가 크게 위축된 요인도 있겠지만, 체감경기 불황으로 인해 비용부담과 여가 트렌드의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과 여가시간의 증가가 삶의 행복을 위한 문화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던 것과는 달리 저성장 경제 불황과 여가 트렌드 변화로 오히려 문화 예술의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시행한 이번 조사를 통해 서울문화재단은 문화 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특성그룹이나 지역에 대한 진단과 적절한 대책 처방이 가능한 분석모델 도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는 “서울을 단일 도시가 아니라 다양성과 지역성에 기초한 유기적 관계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적극적인 문화소비자를 비롯해 지역자치구민이 참여한 이번 조사는 문화 정책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처럼 시민의 문화 활동 실태를 분석하는 다양한 시도를 반영해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