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막의 막사(MAKSA)는 서태경의 회화 전시 ‘거북거북없는’을 6월 11일~26일 연다.
작가는 평소 믿어왔던 세계가 허상으로 판명될 때, 편안하게 느끼던 것들이 별안간 낯설고 섬뜩하게 다가오는 순간에 주목한다. 이때 느껴지는 당혹감과 갑작스러움은 일상적인 삶의 질서가 적용되지 않는 삶에 대한 공포가 된다.
서태경은 이러한 혼돈을 회화로 풀어낸다. 캔버스에 물감을 쌓고, 섞고 흘러내리게 하고, 반짝거리는 재료 사용 등을 통해 형상과 추상의 충돌과 덧칠의 흔적이 남겨, 비현실적으로 생경한 세계를 표현한다.
작가가 추구하는 이질적인 것들의 충돌은 작가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을 선사한다. 그런데 이 그로테스크의 핵심은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한 공포라고 한다. 일상적인 삶의 질서가 적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물의 정체는 불분명해지고 자연스러운 비율도 왜곡된다. 작가는 이런 모호하고 혼란의 공간으로서의 신체를 탐구한다.
전시를 기획한 구주희 큐레이터는 “삶에서 맞닥뜨리는 혼란과 소리 없는 비명을 작업을 통해 드러내며 소화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막사 공간을 고래 뱃속처럼 삶을 위한 소화 공간으로 전환시킨다. 이번 전시로 인해 막사는 미지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