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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트시.넷, ‘이우환 사태에서 한국에 놀란 세 가지’ 지적

“이우환 발언도, 한국 경찰-법원도 다 이례적”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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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 2016.07.07 11:24:19

▲미국의 미술전문 온라인매체 '아트시.넷'에 실린 '이우환 사태' 관련 사설 화면.


미국의 미술 전문 사이트 아트시.넷(Artsy.net)이 6일 사설로 ‘한국에서의 이우환 위작 공방’을 다뤄, 이우환 사태가 본격적으로 국제적 스캔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사설은 한국에서의 사태에 세 가지 문제점을 들어 의문을 제기했다. 

1. 한국 경찰은 왜 작가의 감정 과정을 생략한 채 위작이라고 발표했나? 

2. 위작 시비가 벌어질 때 통상 작가는 “이 작품은 내 작품이 아니다”라고 위작임을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위작 시비가 불거진 작품에 대해 작가가 “이건 내 작품”이라고 인정한 경우는 서구에서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왜 이우환은 위조범의 자백까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품이라고 단언했을까? 

3. 왜 한국 법원은 미술품 위작에 대해 솜방망이 판결만을 내리나? 
는 것들이었다. 

"경찰은 작가에게도 안 보여주고 위작 발표하고, 
작가는 위조범 자백에도 진품 맞다고 하고, 
법원은 솜방망이 처벌만 하고"  

첫 번째로 제기된 문제, 즉 위작으로 의심받는 작품을 이우환에게 보여주지 않은 채 발표를 강행한 경찰의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앞으로 법정공방 등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우환 위작에 대한 압수수색이 작년 10월에 이뤄졌고, 거의 1년이 지난 올해 6월에야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이어진 것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왜 지금 이 시점에 이우환 사건이 발표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근 홍만표 검사 사건, 어버이연합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이 터진 뒤 이 초대형 사건을 ‘잊게’ 만들기 위한 여러 ‘화제’ 사건들(국민의 관심을 빼앗기 위한)에 대한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SNS 등에서 이뤄지고 있어, 이런 지적은 일면 타당성을 갖는다.

그러나, 작년 10월에 ‘이른바 위작들’을 압수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감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올해 6월에 발표하는 일정 자체가 “지나치게 늦었다”는 시비를 받을만큼 길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미술 작품의 진위 감정에 생존 작가의 감정이 빠졌다는 점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 화백도 지난 6월 30일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왜 나한테는 보여주지 않고, 나를 빼돌리고 감정을 맡겼는가? 그래서 내가 함정이란 인상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의문 사항, 즉 위작 시비가 벌어지고 위조범이 자백까지 한 작품에 대해 작가가 “이건 내 작품”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의혹은, 이 화백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작품에 대한 진위 감정의 최종 권한은 작가가 가져야 한다”는 이 화백 측의 주장이 맞건, 아니면 “진위 감정에서 작가의 주장은 여러 증거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며 객관적-과학적 감정의 가치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감정 전문가들의 주장이 옳건, 이 화백의 경우처럼 ‘여러 문제가 불거진’ 그리고 ‘위작 판매 경로까지 확인된’ 작품에 대해 작가가 “이건 내거 맞다”라고 주장한 사례 자체가 구미에는 전례가 거의 없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경찰과 감정기관 측은 현재 여러 증거를 확보해 놓은 상태이며, 위작을 그린 작가부터 유통책 등을 구속해 놓아, 이들이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을 봉쇄해 놓은 상태다. 앞으로 법정 다툼에서 이 화백과 그가 고용한 변호사들이 이런 난관을 어떻게 뚫고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은, 위조 시도범에게 경고 못 줘"

아트시.넷이 지적한 세 번째 문제, 즉 한국 법원은 왜 위조범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만 하냐는 지적은 한국 미술계에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이 사설은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의 자료를 인용해 이 감정원이 감정한 미술 작품 중 위작 비율이 2011년의 34%에서 2015년에는 40%로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한국 단색화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고가 미술작품에 대한 위작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한 증거다. 

이렇게 위작 시도가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한국 법원의 처벌은 미약한 수준이라고 이 사설은 지적했다. 이번에 이우환 위작을 그렸다고 자백했고 구속된 현 모 씨의 경우 위작 혐의로 1991년에 구속됐고 1995년에도 같은 혐의로 또 붙잡혔지만 겨우 사기 혐의와 집행유예로 풀려나 이번에 다시 위작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아트시.넷 사설은 “이렇게 가벼운 처벌이 위조범들에게 경종을 울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조범은 위조를 해대고, 법원은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위조범이 붙잡혔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위조가 아니다”고 주장하는,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여주는 이 사설은, 비단 이우환 작가에게뿐 아니라, 단색화를 필두로 세계 미술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려 하는 한국 미술에게도 ‘형편없는 시장’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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