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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골프 세상만사] 박인비, 슬럼프 딛고 금메달 도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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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99호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2016.09.06 14:25:04

(CNB저널 =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삶은 매 순간 우리가 깨어 있는 한 축복이다. 올 한해 여름은 유난히 폭염이 작열했다. 온 도시가 무더위로 도심의 공기는 불판 위 열기 같았다. 점점 사람들의 불쾌지수도 높아져 갔다. 이때 가을 순풍과 함께 처서를 이틀 앞둔 8월 21일 박인비 선수가(28·KB금융) 브라질 리우 골프코스(파 71·6245야드)에서 최종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골든 샷을 획득하며 온 국민에게 희망의 찬가를 부르게 했다. 

영광의 ‘커리어 골드 슬램’ 쾌거는 리우 현지는 물론 국내 모든 국민들이 새벽 시간까지 열렬히 응원하며 한여름 밤 더위를 잊게 했다. 금메달 수상식장 무대에 선 박인비의 모습은 애국지사를 보는 듯 자랑스러웠다. 대한민국의 국기가 오르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 온 세계가 한국의 태극기를 바라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1900년 파리 대회 이후 116년 만에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 종목이 복귀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태극마크를 단 박인비가 골프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명예의 전당 입성보다 더 큰 업적을 남겼다. 처음 ‘박세리 키드’로 골프를 시작한 박인비는 1997년 IMF 시절 박세리가 세계무대에서 골프 투혼으로 온 국민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 모습을 기억한다. 그 모습은 차세대 박인비에게 또 다른 꿈의 도전이자 삶의 목표가 됐다. 

이제 박인비의 우상이었던 박세리는 박인비의 골프 감독이 됐고, 박세리가 20년 전 국민들에게 준 희망은 박인비의 몫으로 바뀌었다. 박인비와 박세리는 호흡을 맞춰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쾌거를 이루며 축하와 감격, 눈물의 찬사를 받으며 당당히 역사 앞에 한 획을 그었다.

최고의 프로 골프 선수가 되기 위한 도전과 열정은 그렇게 결실을 맺었다. LPGA 투어프로 17승을 달성하고, 커리어 그랜드 슬램까지…. 그동안 자신의 이름을 명품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길은 타고난 재능과 기량은 물론 박인비 개인의 노력도 중요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를 끝까지 믿고 지원한 배우자와 집안의 환경이 그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과거 ‘박세리 키드’ 꿈 키워
이젠 ‘박인비 키드’ 양성할 그녀

2008년은 박인비에게 가장 힘든 해였다. 일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이 시기에 배우자 선택은 그녀를 또 다른 역사의 주역으로 이끌었다. 박인비가 골프 선수로서 가장 힘든 슬럼프 시기, 묵묵히 항상 곁을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배우자이자 동시에 최고의 골프 코치로 남기협이 함께했다. 둘은 서로에게 한결같은 코치와 선수, 남편과 아내, 후원자와 동반자였다. 배우자와 가족들의 후원으로 얻은 그 정서적 안정감은 곧 박인비에게 골프 강국 대한민국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는 영광스러운 날을 맞게 했다.

손가락 부상으로 출전 위기를 겪고 제주 삼다수 컷 탈락까지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숱한 의문과 염려도 있었다. 하지만 박인비에게 올림픽 출전은 오랜 염원이자 꿈이었고 목표였기 때문에 그녀는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주변의 염려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삶의 속도와 리듬을 다지며 포기하지 않았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 박인비의 저력은 바로 그것이다. ‘슬럼프보다 실패보다 무서운 게 포기’였다. 그러나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행운의 여신은 그녀의 편이였다. 리우 올림픽 개최 전날 연습라운드에서 홀인원을 시작으로 4라운드 내내 상위권의 자리를 지키며 절대 지존의 타수 성적으로 승리의 올림픽 금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더구나 대한민국의 올림픽 순위 11위를 8위로까지 위상을 뒤엎는 영광스러운 업적이었다.

지금도 필드 위에서 기량을 닦고 있는 차세대 선수들과 프로들에게 박인비의 모습은 또 하나의 삶의 목표다. 차세대 ‘박인비 키드’를 일궈내고 있는 것. 2020년 도쿄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의 태극낭자들이 또 한 번 태극 마크를 가슴에 새길 그날을 간절히 염원해 본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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