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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 세상만사] 프로는 정상급, 아마는 그냥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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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00-501호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6.09.12 09:15:04

(CNB저널 =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고, 이어 JLPGA에서는 이보미선수의 우승, 미 PGA에서 김시우 선수가 연속해 우승했다. 모두 같은 주에 전해진 낭보였다. 축하할 일이다. 그 주에 지구상에서 열린 모든 골프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트로피를 죄다 들어 올린 셈이다. 단기간에 경이적인 발전을 이룬 한국 골프의 실력과 위상을 만천하에 뽐낸 한 주였다.

10여 년 전만 해도 꿈에서나 바랄 수 있던 골프 경사다. 이제 우리 프로들의 실력은 남녀 모두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 또한 국내 프로투어도 날로 발전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인 KLPGA는 세계 3대 투어의 반열에 올랐다.

2016년 현재 국내 골프장 숫자는 18홀 기준으로 500개가 넘었다. 20여 년 전에 100개 이하였던 골프장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이다. 이런 부흥에 힘입어 골프 관련 사업은 여타 골프 강국에서 쇄락의 길에 접어들었음에도 한국에선 여전히 확장세다. 실제로 한 골프의류의 한국지사는 호황에 힘입어 글로벌 사업체인 본사를 인수했고, 그 여세를 몰아 세계적인 골프공 업체의 지분 상당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골프로서는 실력, 산업으로나 콘텐츠로나 지구상 몇 안 되는 강국이 된 것이다.

골프 경기력이나 골프장 사업 측면에서는 이제 세계 탑의 위치에 올랐다. 이는 모두 그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한국 아마추어 골퍼의 힘이었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어처구니없게도 그들이 ‘봉’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순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우리나라 골프계는 무엇을 돌려줬는가? 필자의 생각은 거의 없다고 보며, 아직도 우리나라의 아마추어 골퍼는 봉이다.

골프 정책에서는, 과거 호화-사치 소비에 부과되던 특별소비세가 개별소비세로 이름을 바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개소세가 그린피에 반영돼 객단가가 비싸지니, 골프 한 번 즐기기가 부담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골프 용품과 골프 의류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 대한민국의 골프 용품과 의류 가격은 세계 최고가다. 같은 의류일지라도 ‘골프’자만 붙으면 가격이 두 세 배가 돼버린다. 골퍼는 ‘호갱님’인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위상을 세계에 뽐내지만
골프 문화-산업은 후진적

그럼에도 이 부분 산업이 계속 확장세라는 것이 의외며 우려된다. 거품으로밖에 볼 수 없다. 세계 어느 골프 강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비정상적이며 모순적 형태다. 이런 기형적인 토양에서 우리의 골프가 계속 성장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왼쪽부터) 박인비, 양희영, 박세리 코치, 김세영, 전인지가 한국 골프의 위상을 뽐냈다. 그 위상에 걸맞은 한국 골프계의 발전이 필요하다. 사진 = 연합뉴스

오늘날에 이른 위상과 업적을 유지하려면, 골프계와 정부 행정이 조속히 변화해야 한다. 개별소비세의 경우 당장 없애지 못한다면 차등적용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회원제 골프장에서 그린피의 고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하며, 하한선을 두어 가격 하락을 유도해 골퍼들이 싼 그린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탄력적이어야 한다. 또한 대회 개최 시나 그에 참가하는 선수에게는 특별히 개소세를 면제하는 게 당연하다.

선수들의 기량과 골프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면, 골프 관련 업계, 골프 협회, 골퍼 등 모든 부분의 골프 문화와 골프 의식 또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변모해야 한다. 물론 폭발적인 성장으로 골프 문화가 따라갈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골프 강국에 걸맞은 행정, 예절, 문화의 정립이 시급하다.

이제 더 이상 골퍼가 봉이 아니며, 골프는 특수층에서 즐기는 접대나 오락이 아니라 올림픽에서 당당히 메달을 따내는 태권도 같은 스포츠 한 종목일 뿐이다. 폭 넓은 골프 대중화로 더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골프 강국으로 갈 수 있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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