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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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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2호 김연수⁄ 2016.11.23 15:55:29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는 옛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그림과 음악에 투영됐고, 그리기와 부르기의 미묘한 접점, 그리고 그림들이 연주, 가곡, 판소리 등으로 어떻게 형용됐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10만부 가량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의 저자 손철주가 3년만에 내놓은 신작은 우리 옛 그림과 소리의 만남을 시도한다. 저자는 우리 것에 천착하는 이유이자 이 책의 집필의도에 관한 질문에 다산 정약용의 시로 답한다. “백가지 꽃을 꺾어다 봤지만 우리집의 꽃보다 못하더라.(折取百花 看不如吾家花) 꽃의 품종이 달라서가 아니라 우리집에 있는 꽃이라서 그렇다(也非花品別 秪是在吾家).”

이 책에는 ‘월하탄금’ ‘허유와 소부’ ‘생황 부는 소년’ 등 60여 점의 옛 그림과 ‘백설양춘’ ‘영산회상’ 등의 음악과 거문고, 생황, 비파 등의 악기에 관한 이야기들이 서로 스며들어 조화를 이룬다. 

저자는 선조들의 독특한 삶의 태도를 ‘은일(隱逸)’ ‘아집(雅集)’ ‘풍류(風流)’의 세 가지 갈래로 나누어 음악이 그림 속에 들어와 앉은 양식을 살펴본다. 첫 번째 주제 ‘은일’은 숨어 사는 옛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홀로 음악을 즐기는 은사들이 등장하는 그림들이다. 산수를 거닐며 음악을 듣고 연주하기도 하고, 속세의 번다함을 떠나 자기만의 세계에 탐닉하는 장면, 수양과 명상 그리고 자연과 독대하는 깊은 성찰의 순간 등이 묘사된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주제 ‘아집’은 아름다운 모임을 일컫는 말이자 그 모임에 들 수 있는 고아한 선비의 풍경을 뜻한다. 마음이 맞는 친구 혹은 선후배들이 서로를 방문하거나, 초대하거나 하면서 시·서·화를 즐기고 술과 음악을 곁들여 교유하는 모습들을 비롯해 공식적인 연회 장면도 볼 수 있다. 관리나 양반 계층의 나라 또는 집안 행사에는 춤과 노래와 연주가 반드시 동반된다. 

세 번째 주제 ‘풍류’는 현재엔 여러 가지 뜻으로 확장됐다. 음악 자체를 지칭하는 말이 되기도 하고, 이른바 ‘농탕한 놀음-놀이’를 풍류의 다른 얼굴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풍류의 의미는 세월이 갈수록 변질되었지만 진정한 의미는 ‘잘 놀자’이다. 남녀상열지사나 유흥을 위해 곁들이로 동원된 그림과 음악을 다룬다.

손철주 지음 / 1만 4800원 / 김영사 펴냄 /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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