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랑(대표 원혜경)과 전뢰진기념사업회(회장 김수현)는 전뢰진 작가의 구순(九旬)을 기념해 ‘조각일로 彫刻一路·사제동행 師弟同行’전을 9월 29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작을 비롯해 그의 돌 조각의 태동이 됐던 미공개 드로잉 중 90점을 선별해 선보인다. 또한 작가의 제자 20인(강관욱, 고경숙, 고정수, 권치규, 김경옥, 김성복, 김수현, 김영원, 김창곤, 노용래, 박옥순, 박헌열, 이일호, 이종애, 전덕제, 전소희, 전용환, 정현, 한진섭, 황순례)의 작품도 함께 전시하는 동시에 전시장 한켠에 작가의 작업실을 재현해 관람객들이 조금이나마 그의 작품세계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전시 소개글을 통해 “이번 특별전은 지난 60여 년 동안 한평생을 돌 조각에 매진해 온 작가 정신을 새롭게 되새겨보자는 의미를 가졌다. 전시제목에 ‘사제동행’이란 표현처럼 작가의 신념과 행보를 이어 온 제자들이 함께 나서 전시를 완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드로잉 100여 점도 볼 수 있다. 작가에게 드로잉은 작품을 위한 생각의 첫 출발점이다. 작가의 드로잉 역시 작품의 특성이 고스란히 함축된 간결한 선묘의 백미를 자랑한다”며 “작가의 조각은 마치 회화의 부드러움을 돌에 옮긴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기복 없이 꾸준한 노력을 병행하는 삶의 자세가 더욱 주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 연구하는 자세의 실증이 바로 드로잉”이라도 덧붙였다.
고종희 한양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 또한 전시 소개글을 통해 “작가의 드로잉은 또한 조각을 위한 모형을 대신한다. 그는 완성될 조각의 형태와 크기를 드로잉만으로도 충분히 그려낼 수 있었기 때문에 모형을 따로 제작하지 않았다”며 “그의 머릿속은 평면의 그림을 입체로 재현해 내는 오늘날 3D 컴퓨터와 유사한 기능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작동하고 있었다. 입체적 사고에 관한 한 그는 가히 천재적”이라고 밝혔다.
전시를 마련하는 선화랑 측은 “이번 전시는 전뢰진 작가를 기점으로 한국 돌조각의 약사(略)를 지탱해온 주역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한 ‘돌’ 이라는 소재의 표현의 범주가 넓고 다양함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