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은 세종S씨어터 개관 기념공연으로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성수)과 리에주극장이 공동 제작한 현대무용 ‘나티보스’를 11월 2~3일 공연한다.
이 작품은 벨기에의 현대무용 안무가인 애슐린 파롤린의 작품으로, 2016년 한국에서 세계 초연했다. 이후 2016년과 2017년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등지에서 총 23회 투어공연을 했으며, 2017년 프랑스 아비뇽 오프 페스티벌에서 11회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2017년 벨기에 평론가가 뽑은 최고의 무용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스페인어인 ‘나티보스’는 영어로 ‘네이티브(Native)’, 우리말로는 ‘토박이, 토착적인’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안무가 애슐린 파롤린은 각기 다른 토착적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안무가, 출연진)의 협업을 통해 무언가를 창조해내려는 만남을 현대무용으로 풀어냈다. 그는 한국의 내림굿에서 본 인상적인 동작을 초연 당시 현대무용단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박재영, 임종경, 용 션 리우, 최용승과 310가지 최소한의 몸동작으로 표현해냈다. 단 4명의 무용수가 풀어내는 명료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는 여성룡의 한국 전통 타악과 피아니스트 레아 페트라의 연주와 어우러진다.
파롤린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브뤼셀 기반 예술가로, 벨기에 프랑스어권 공동체의 컨템퍼러리 댄스 안무가 그룹 중 한 명이다. 2016~2017년 리에주 극장의 레지던시 안무가이자 단 4명의 안무가를 선정하는 피나 바우쉬 재단의 펠로우십 수혜자로서 유럽 무용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파롤린은 이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적 환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그것은 전통과 현대의 만남일 수도 있고, 다른 문화로부터 온 누군가가 나의 문화를 밖에서 안으로 들여다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오해가 어떻게 맥락을 만들어내고 깨달음을 주는지, 우리는 이 오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타자’를 다루는지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자 한다”고 작품의 의미를 밝혔다.
벨기에 리에주극장은 2005년 개관 이래 아비뇽 페스티벌이나 해외 주요 극장들과 연계하며 탄탄한 제작시스템을 갖춘 제작극장으로 기능해 왔다. 특히 2014년 댄스페스티벌의 주빈국으로 한국을 선정하면서 벨기에에 한국의 현대무용을 소개한 데 이어 2016년 국립현대무용단과 ‘나티보스’를 공동 제작하는 등 활발히 현대무용의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은 10월에 새롭게 문을 연 세종S씨어터의 개관기념공연 일환으로 선보인다. 세종S씨어터는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이한 세종문화회관이 보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예술 작품을 기획,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든 첫 블랙박스형 공연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