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나날, 노년의 앙리 마티스(1869-1954)가 완성해낸 역작이자 그 예술의 정수인 방스 로사리오 경당을 중심으로 한 예술가의 세계와 그의 시대, 근현대 미술에서 종교의 의미를 돌아보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1941년 대수술 후 생사의 고비를 넘긴 마티스는 1947년 말, 프랑스 남부 방스에 위치한 도미니코 수도회의 로사리오 경당 설계라는 운명을 받아들인다. 그는 종교와 예술, 삶과 죽음, 환희와 고통, 빛과 그림자의 언어를 종합해 경당 안팎을 손수 완성해냈다. 이 책은 방스 로사리오 경당 축조의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각 작업의 의미를 마티스의 작업 실천 전반과 종교의 맥락에서 재조명한다. 이를 위해 그의 작품들뿐 아니라 지난 발언들을 불러내어 그 의미를 짚어보고, 경당 축조에 관여했던 다양한 인물들의 입장과 영향 관계를 설명한다.
마티스의 개인 간호사로 고용됐던 모니크 부르주아가 후에 자크-마리 수녀가 돼 마티스와 로사리오 경당 프로젝트를 이어주기까지의 사연, 성미술 운동 등 당대 종교 미술의 현실, 후대 미술가들의 응답을 비롯해 20세기 이후 미술계와 마티스를 둘러싼 세계의 지도를 그려보고 ‘신’이라는 주제와 마주앉은 노화가와 대화할 수 있다. 방스 로사리오 경당을 다룬 이 단행본은, 앙리 마티스를 한국 저자의 글로 만나볼 수 있게 해준다.
가비노 김 지음 / 2만원 /미진사 펴냄 4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