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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현대백, “오지 말고 사세요” … 거리두기 봄 세일

집객 아닌 분산 위해 '대화형 생방송 세일', '드라이브 픽업' 등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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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3호 김금영⁄ 2020.04.07 14:34:12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사진 = 현대백화점

백화점이 바뀌고 있다. 평소라면 따스한 봄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고객들의 발걸음을 매장으로 이끌기 위한 마케팅이 한창일 시기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장기화로 문밖을 나서길 꺼려하는 고객들의 소비심을 끌어내기 위해 ‘언택트(Untact, 비대면) 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백화점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은 ‘라이브 커머스’다. 라이브 커머스는 오프라인 매장 상품을 실시간 라이브 영상으로 보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대백화점은 2월 무역센터점에서 ‘CC콜렉트’의 봄 신상품 라이브 영상을 테스트로 진행해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약 40분 간 진행된 이날 라이브 영상에 1만 명이 넘는 고객이 접속해 15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무역센터점에 입점한 영캐주얼 상품군 브랜드의 10일간의 평균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봄 정기세일을 시작한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 = 연합뉴스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네이버와 손잡고 백화점 매장 상품을 실시간 영상으로 소개, 판매하는 ‘백화점윈도 라이브(Live)’ 서비스를 ‘네이버 쇼핑’ 내 특별관에서 정식 론칭해 선보이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9시 매장 판매 사원과 인플루언서(Influencer, SNS상 영향력 있는 개인)가 함께 제품을 소개하는 라이브를 진행한다. 고객은 라이브 영상을 보며 백화점 상품을 실시간으로 구매할 수 있다. 첫 타자였던 브랜드 ‘지컷’은 라이브 방송 한 시간 동안 약 1400만 원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온라인 쇼핑몰이 제품의 장점을 사진과 글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백화점윈도 라이브는 영상과 실시간 소통을 통해 현장감을 전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또 온라인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에서 제공하는 SNS 라이브 방송처럼 채팅창을 통해 고객과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고 라이브 커머스의 특징을 짚었다. 이어 “백화점윈도 라이브는 뉴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세대나 백화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이 주요 타깃”이라며 “온라인에서 판매하지 않았던 해외 패션 브랜드도 백화점윈도 라이브를 통해 선보이는 등 상품군과 콘텐츠를 보다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백화점 매장 상품을 실시간 영상으로 소개, 판매하는 ‘백화점윈도 라이브(Live)’ 서비스를 ‘네이버 쇼핑’ 내 특별관에서 정식 론칭해 선보이고 있다. 사진 =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매일 오후 12시, 3시에 매장에서 제품을 소개, 판매하는 ‘롯데백화점 라이브’를 운영 중이다. 최근 라이브 영상으로 소개한 공기청정기, 스타일러의 경우 준비된 1억 원 가량의 물량이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엘롯데 모바일 앱 내 커머스 채널인 ‘엘롯데온 라이브’ 채널을 활용해 백화점 라이브 쇼핑을 진행하기도 했다. 홈쇼핑 쇼호스트, 인플루언서 등 진행자가 백화점 매장에서 실시간 라이브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롯데백화점은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이전보다 50% 늘려 월 60회로 확대 편성하는 등 언택트 마케팅에 힘을 쏟는 추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구매 욕구는 있지만 매장을 선뜻 방문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언택트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라이브 쇼핑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 직접 매장에 가지 않고도 상품을 소개받을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쇼핑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라이브 방송의 특징이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며 “앞으로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쇼핑 환경에 맞춰 고객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준비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매일 오후 12시, 3시에 매장에서 제품을 소개, 판매하는 ‘롯데백화점 라이브’를 운영 중이다. 사진 = 롯데백화점

 

쇼핑, ‘집객(集客)’에서 ‘분산(分散)’으로의 변화

 

현대백화점은 문화센터 강좌를 공식 유튜브 채널 ‘현대백화점 TV’로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슈퍼마켓맨, 장 봐주는 남자’ 화면 캡처. 사진 = 현대백화점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현대백화점은 쇼핑 정보뿐 아니라 문화센터 강좌를 공식 유튜브 채널 ‘현대백화점 TV’로 선보이며 고객들의 관심을 독려하고 있다. 가수 박현빈 어머니 정성을 씨와 배우 이윤지 어머니 정진향 씨가 강사로 참여해 약 30분 동안 노래를 가르치는 ‘정자매쇼, 안방노래교실’, 이탈리안 레스토랑 ‘h450’ 김형석 총괄 셰프가 현대백화점 식품관을 직접 돌며 제철식품 등 다양한 상품 및 조리법을 소개하는 10분가량의 영상 콘텐츠 ‘슈퍼마켓맨, 장 봐주는 남자’를 3월 말부터 매주 2회씩 업로드하고 있다. ‘정자매쇼, 안방노래교실’은 최고 조회수가 3만 회를 넘었고, 슈퍼마켓맨도 꾸준히 좋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은 백화점의 이벤트에도 영향을 끼쳤다. 롯데백화점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코로나 블루(외부활동 제한, 감염 불안, 경제적 영향 등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을 뜻하는 단어)’ 극복 의지를 담은 ‘온택트(ON: tact) 캠페인’을 전개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전 국민이 모임 등을 자제하고 있지만, 따뜻한 연락만은 지속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4월 3~30일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 ‘1일 1온’ 이벤트 내 메시지를 남긴 고객 중 3명을 선정해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최근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통해 집 밥을 먹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서로의 집 밥을 인증하면서 즐길 수 있는 ‘요즘 식탁 챌린지’ 이벤트도 4월 3~9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봄 정기 세일의 주요 테마를 대면을 최소화하는 ‘분산(分散) 쇼핑’으로 내세웠다. 사진 = 현대백화점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대면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전략이 한창이다. 4월 3~19일 압구정 본점 등 전국 15개 전 점포에서 ‘봄 정기 세일’을 진행하는 현대백화점은, 올 봄 세일 마케팅 공식을 ‘집객(集客)형’이 아닌 ‘분산(分散) 쇼핑’으로 내세웠다. 기존에 대형 할인 행사나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모으는 집객형 마케팅을 펼쳐 왔다면, 올해엔 고객이 원하는 때에 사용 가능한 쇼핑 쿠폰을 증정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한다는 것.

정기 세일 기간 플러스 포인트 증정, 의류 신상품 할인 쿠폰 지급, 사은 데스크 운영 최소화 및 사은 상품권을 매장에서 포인트로 즉시 적립 가능한 ‘주·머니’ 서비스 활성화 등을 진행한다. 특히 사은 데스크는 고연령층 등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소화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 같은 조치로 많은 고객들이 한 장소에 몰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고객이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드라이브픽 서비스를 이용해 제품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 =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이혁 영업전략담당(상무)은 “백화점이 주도해 할인 행사나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때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게 이번 봄 정기 세일의 특징”이라며 “특정 기간에 고객들이 몰리는 형태의 마케팅을 지양해 안전과 소비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백화점은 커피,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차에 탄 채로 쇼핑할 수 있는 상점)’를 활용한 이동형 쇼핑을 도입했다. 3월 울산점을 시작으로 광주점 등에서 ‘드라이브 픽’ 서비스를 전개 중이다.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에서 상품을 주문해 결제한 뒤 수령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주문한 상품을 매장 방문 없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차장에서 수령할 수 있는 비대면 방식으로 구성됐다. 롯데백화점은 추후 고객 반응에 따라 서울 등 전국으로 드라이브 픽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우리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직접 매장에 가지 않고도 필요한 물품을 구하는 소비 패턴은, 직접 매장 방문을 가장 독려해 온 보수적인 백화점 업계의 마케팅에조차 영향을 끼쳤다”며 “이는 단지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살며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해진 현 세대의 미래 소비 패턴이다. 이에 대비하고 유연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미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마스크를 쓴 채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고객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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