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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기업 ④] 풍성해진 ‘펫 금융’ … 적금부터 스타트업 지원까지

KB국민·신한은행 ‘펫 적금’, 하나벤처스 ‘듀크뱅크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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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1호 옥송이⁄ 2020.08.08 08:29:58

반려동물 인구 1500만 명 시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591만 가구(26.4%)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고, 계속 증가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조 8000억 원 수준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도 올해 6조 원 규모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이상 동물은 ‘사육’하는 게 아닌 ‘공존’해야 할 생명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며 동물 복지와 관련된 캠페인들이 전개되고 있다. 또 동물과의 ‘건강한 공존’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한 반려동물 시장도 다양한 형태로 마케팅을 전개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 움직임에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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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목돈 마련’ 공감대↑

질문. 반려동물은 병원 진료비로 보통 얼마씩 낼까? 정답은 ‘천차만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진료비를 산정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동물병원 수가제(표준 가격)가 폐지되면서, 진료항목별 표준화된 정보제공 체계도 없어졌다. 사실상 각 병원에서 진료비를 책정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같은 항목 진료에도 병원에 따라 2배에서 크게는 6배까지 비용 차이가 난다. 게다가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의료 보험 적용이 안 돼 진료비가 상당하다. 높은 병원 진료비는 결국 펫팸족(pet+family.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전가된다.
 

사진 = 픽사베이 


“기쁨도 크지만 지출도 커요” 반려견 나나를 키우는 A씨 이야기다. 그는 “최근 슬개골 수술을 하면서 총 400만 원이 들었다”며 “기존에 사료나 장난감, 생활용품 등은 반려견을 위한 고정비용으로 생각해 부담되지 않았지만, 한 번에 큰돈을 지출하면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슬개골 탈구는 강아지들에게 흔한 질병이지만, 의료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수술할 경우 비용이 크고 병원마다 제시하는 가격이 달라 혼란스러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반려견을 위한 목돈 마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금융사들도 ‘펫코노미’ 도전장 … ‘펫 금융’ 활기

갑작스러운 병원비 등 반려동물을 위한 ‘목돈’ 마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금융사들이 ‘펫코노미(petconomy. 반려동물 산업)’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적금, 신탁, 카드 등 ‘펫 금융’ 상품을 통해서다.

KB국민은행의 ‘펫코노미 적금’은 대표적인 펫 금융상품이다. 지난 2017년 선보인 이후, 실용적인 혜택으로 펫팸족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가입 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12개월에서 36개월까지 가능해 이율이 높은 편이다. 올해 6월 기준 36개월 상품으로 정액 적립했을 경우 연 최대 2.15%다.

또 다른 장점은 1인 1계좌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최대 10계좌까지 가입할 수 있어, 여러 마리의 동물을 키우는 경우 적합하다. 우대이율은 친구 추천 시, 추천인과 신규가입자 모두 연 0.1%포인트의 이율이 지급된다. 또 펫코노미 카드를 발급받거나 인터파크 펫 앱을 통해 발급된 금리 우대 쿠폰을 등록하면 0.2%포인트가 추가된다.
 

'위드펫적금'은 신한은행의 펫 금융상품이다. 사진 = 신한은행 쏠  


신한은행의 ‘위드펫적금’은 최대 12개월짜리 상품으로, 1000원부터 가입할 수 있어 적은 금액으로 적금 들기에 적합하다. 해지 부담도 적다. 의료비 지출로 인해 적금을 해지할 경우, 미리 정해놓은 해지 이율에 맞춰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해당 상품의 금리는 올해 8월 기준 12개월 만기 시 최대 1.6%로, 동물등록증을 제시하거나 펫 다이어리 메뉴에 사진을 등록할 경우 각각 0.5%포인트의 이자율을 제공한다.

반려동물 스타트업 1000곳 발굴·지원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 기대”

펫 금융상품 출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반려동물 산업을 키우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관계사 하나벤처스는 반려동물 산업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반려동물산업 전문 평가 회사인 펫츠 레이팅스와 공동으로 반려동물 산업의 초기 기업들의 자본 유치와 발전을 지원하는 엑셀레이팅 프로그램인 ‘듀크 뱅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듀크 뱅크 프로젝트는 가능성 있는 기업들을 찾아내 투자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뱅크처럼 담보와 투자 유치 능력이 적은 사업 초기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무보증·무담보 투자한다. 또 반려동물 산업의 전문가들과 금융 전문가들이 직접 사업 모델 타당성을 검토하고, 네트워크를 제공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동물병원 진료. 사진 = 연합뉴스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는 “투자는 시장의 가장 냉정하고 치열한 부문이지만, 가능성 한 가지만 가지고도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는 ‘사람 중심의 투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펫츠 레이팅스와 함께 듀크 뱅크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하나벤처스는 올해 반려동물 산업의 스타트업 1000개를 발굴하고, 사업 모델 분석과 지원은 물론 가능성 있는 기업에는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사 측은 “특정 분야 스타트업 엑셀레이팅 프로그램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며 “듀크 뱅크 프로젝트를 통해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투자 전문가들이 가능성 있는 사업 모델로 인증을 한 효과를 인정받아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의 성공률이 높아질수록 소비자와 기업들의 소비도 커지고, 반려동물 산업이 더 활기를 띄어 우리 사회에 새로운 먹거리와 직업 창출이라는 트리클 업(Trickle Up) 효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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