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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마케팅①] ‘매출 상승’부터 ‘선한 영향력’까지 범위 넓히는 팬심

신세계·롯데 등 팬덤 맞춤형 제품·행사 선보이고 더 큰 혜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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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5호 김금영⁄ 2023.04.03 10:46:56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고객들이 펭수 캐릭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세계 센텀시티 

최근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줄이 길게 늘어서 눈길을 끌었다. EBS의 대표 캐릭터 ‘펭수’의 사인회가 열린 것. 신세계는 센텀시티점 지하 2층에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 그라운드’를 열면서 이를 알리기 위한 대대적인 행사에 나섰는데, 여기에 펭수 팝업 스토어도 포함됐다.

특히 3월 9일 열린 사인회는 사전 온라인 추첨 및 당일 현장 추첨으로 선정된 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새벽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서며 오픈런 광경을 연출했다. 팝업 스토어와 사인회의 흥행은 펭수의 팬덤 ‘펭클럽’이 견인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존재에 아낌없는 애정을 쏟고 관련 행사와 제품 구매에도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팬덤의 힘이다. 여기에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야구팬심 제대로 공략한 정용진 SSG랜더스 단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SSG랜더스의 단장을 맡아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SNS에 자주 올리고, 야구장도 찾아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등 1호 팬임을 자처하며 SSG랜더스 팬덤과 친밀감을 쌓았다. 사진=연합뉴스

팬덤 마케팅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신세계가 꼽힌다. 신세계는 야구단 SSG랜더스를 2021년 창단한 이래 정용진 부회장의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전략을 전 계열사에 걸쳐 전개해 왔는데, 이 부분이 야구팬의 팬심을 제대로 저격했다.

정 부회장 자체가 먼저 야구단 단장을 맡아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SNS에 자주 올리고, 야구장도 찾아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등 1호 팬임을 자처하며 SSG랜더스 팬덤과 친밀감을 쌓았다.

4월 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과 연계해서는 단순 할인행사에 한정짓지 않고 SSG랜더스와의 연관성을 살리는 마케팅으로 팬덤의 흥미를 끌었다. 대표적으로 김광현 선수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이마트24에 출시하는가 하면, ‘SSG랜더스라거’ 등 야구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들도 선보였다. 선수들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유니폼과 야구공 등을 증정하고, SSG랜더스 선수 16명이 일일 바리스타로 변신해 스타벅스에서 팬 320명에게 커피와 푸드를 제공하는 행사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올해엔 보다 본격적으로 야구팬을 맞을 채비에 돌입했다. SSG닷컴은 SSG랜더스의 유니폼과 야구용품, 굿즈를 한데 모은 공식 브랜드관을 3월 열었다. 브랜드관엔 야구 유니폼, 모자, 의류, 잡화, 굿즈 등 180여 종에 달하는 상품이 입점됐다. 신상품, 기획전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페이지를 구성했고, 브랜드관 오픈을 기념해 2021년 시즌 유니폼과 의류, 응원용품 등을 정상가 대비 최대 70% 할인 가격에 선보이기도 했다.

3월 29일 수요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이마트 '랜더스데이' 행사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SSG랜더스를 대대적으로 내세운 또 다른 대표 행사로 ‘쓱세일’이 있다. 지난해 SSG랜더스의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호재에 할인 행사를 대폭 전개했고,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며, 목표치의 140% 이상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팬덤 마케팅은 이어진다. 행사명조차 ‘2023 랜더스데이’다. 프로야구 개막식에 맞춰 마련한 행사로, 역대 랜더스데이 최대 매출인 5000억 규모로 기획했으며,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스타벅스, G마켓 등 총 19개의 계열사가 참여한다.

SSG닷컴에서 운영하는 'SSG랜더스 공식브랜드관' 이미지. 사진=SSG닷컴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일반 고객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SSG랜더스 팬들을 위한 경품 이벤트도 마련했다. 4월 1~2일 이마트 매장에서 주류, 담배, 종량제 봉투를 제외한 물품을 10원 이상 구매 후 이마트앱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해 응모하는 방식으로, 추첨을 통해 SSG랜더스 김강민 선수 싸인 유니폼, SSG랜더스 시즌 캘린더 등을 제공한다.

G마켓과 옥션은 4월 3~7일 ‘랜더스데이X스포츠매거진’ 프로모션 페이지를 통해 SSG랜더스의 랜더스데이 경기일정과 유니폼 판매 정보 등을 안내하고, 랜더스샵 굿즈 판매도 진행했다.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은 SSG랜더스 마스코트 랜디 모형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을 4월 1~2일 선보였는데, 특히 하남은 배팅&피칭 체험존도 열어 현장에서 가벼운 야구 체험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라면업계 뒤흔든 BTS ‘아미’ 파워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마트에 진열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스포츠만큼 팬덤이 큰 분야가 엔터테인먼트 업계다. 식품업계에서 엔터테인먼트 분야 팬덤의 수혜를 받은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삼양식품이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팬덤을 자랑하는 그룹 BTS 멤버들이 삼양식품의 대표 제품 불닭볶음면을 즐겨먹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

BTS 멤버 지민은 전 세계 ‘아미’(BTS 팬덤명)가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라이브 방송에서 종종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민의 불닭볶음면 먹방 이후 매운맛에 도전하는 ‘불닭 챌린지’가 세계 아미 사이 유행처럼 확산되기도 했다. 관련해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해 SBS 예능프로그램 ‘식자회담’에 출연해 “지민이 불닭볶음면을 즐겨 먹는 모습을 올려줘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직접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BTS 지민은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을 방송 등을 통해 자주 노출해 왔다. 사진=채널A ‘행복한 아침’ 방송 화면 캡처

지민을 통해 불닭볶음면을 세계에 알린 삼양식품은 지난해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BTS 콘서트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고, 이어 5월엔 ‘2022 코리아 페스티벌 위드 K팝 플렉스’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근엔 BTS 멤버 뷔가 출연한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서진이네는 배우 이서진이 멕시코에서 작은 분식점을 차리고 가게를 운영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인데, 여기에 뷔는 인턴으로 참여하며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과 호흡을 맞췄다.

삼양식품은 BTS 멤버 뷔가 출연한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사진은 '서진이네' 포스터. 사진=tvN

프로그램엔 협찬사 삼양식품의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짜짜로니 등 제품이 지속적으로 노출됐는데, 특히 뷔가 짜짜로니와 불닭볶음면을 합친 불짜장라면이나 짜짜로니를 먹고 “진짜 맛있다”고 감탄하는 장면이 방송을 타며 다시금 팬덤의 관심을 받고 있다.

BTS 팬덤 파워는 라면업계에서 유독 발휘됐다. 멤버 RM이 네이버 V앱 라이브방송에서 팔도비빔면을 먹으며 “1개는 양이 적고, 2개는 너무 속이 부대끼기 때문에 1.5배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팬들도 함께 동조했고, 팔도는 이 의견을 경청해 면 중량을 기존 85g에서 102g으로 늘린 ‘팔도비빔면 컵 1.2’를 지난해 초 한정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완판되며 인기를 끌었다.

오뚜기는 자사 제품 '진라면' 팬으로 알려진 진을 지난해 11월 광고모델로 발탁해 주목받았다.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자사 제품 진라면 팬으로 알려진 진을 지난해 11월 광고모델로 발탁해 주목받았다. 특히 진의 모델 발탁 소식을 공개하기 이전 선보인 티저 영상이 아미 사이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은 ‘진라면 순한맛’과 ‘진라면 매운맛’을 각각 상징하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합쳐져 보라색이 되는 모습을 담았다. 보라색 배경 위로는 ‘진’ 글자가 눈에 띄게 표시된 ‘진라면 좋아해?’ 문구를 넣었다.

이 영상이 특히 아미의 호응을 받은 건 보라색이 BTS를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또, 진이 과거 2016년 공연 뒷풀이 브이로그에서 진라면 컵라면을 먹으며 “언젠가 이 라면의 모델을 하겠다. 형의 꿈”이라며 “지켜보고 있나. 쓰러져도 벌떡 일어나는 브랜드”라고 말하며 진라면 모델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이 티저 영상은 아미로부터 ‘센스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BTS 팬덤은 ‘아마존’ 온라인 스토어 등을 통해 진라면 주문 방법을 인증하기도 했다.

팬덤의 호응은 매출로도 이어졌다. 오뚜기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10%를 돌파했다. 오뚜기의 지난해 해외매출액은 32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2736억 원보다 19.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인 3조 1833억 원의 10.3%에 해당한다.

‘충성고객’ 더 극진히 모시는 롯데마트·LG전자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스노우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는 고객. 사진=롯데쇼핑

이처럼 다른 업계와의 조화로 팬덤 마케팅을 전개하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기업 자체의 충성 팬에게 더 주목하면서 팬덤을 키워나가는 경우들도 눈에 띈다.

롯데마트는 단골 고객 혜택을 강화하며 팬덤 늘리기에 나섰다. 기존 대형마트 업계는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충성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해 오프라인 고객 유입의 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이 일환으로 롯데마트는 1월 1일 ‘더 많이 더 자주 구매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혜택’을 슬로건으로, 롯데마트에서 쇼핑할 때마다 ‘롯데마트고(GO)’ 앱에 적립되고, 적립된 포인트를 매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전용 포인트 멤버십 서비스 ‘스노우포인트’를 선보였다.

스노우포인트는 롯데마트고 앱 회원 대상으로, 롯데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모든 고객이 혜택을 받되, 6개월간의 구매 누적 금액에 따라 포인트 적립률을 차등 지급해 더 많이, 더 자주 구매한 고객이 더 큰 포인트 혜택을 받는 ‘충성고객 전략’을 담았다.

롯데마트 측은 “포인트 제도를 새롭게 개편하기 위해 등급별 고객 수, 구매 행동 패턴, 매장 방문 빈도를 고려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다”며 “2021년 10월부터 전국 약 20여 개점에서 테스트 운영, 3차례에 걸친 고객 설문을 진행해왔고, 무엇보다 고객이 확실한 혜택을 바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 더 자주 더 많이 구매 할수록 혜택이 강화되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충성고객 집중 전략을 개선 포인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스노우포인트는 최근 6개월간의 누적 구매액에 따라 등급(MVG, VIP, GOLD, ACE)이 산정되고 등급별, 구매액 별로 포인트 적립률이 상이해, 더 많이 구매한 충성고객일수록 포인트 적립률이 높아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하루 최대 3만 원까지 적립할 수 있고, 구매일로부터 180일까지 롯데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와 동시에 롯데그룹 계열사 전체에서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한 포인트 제도인 엘포인트는 등급과 무관하게 0.1%씩 적립된다.

LG그램의 전용 커뮤니티 '재미(jammy)' 메인 이미지. 사진=LG전자

LG전자의 초경량 노트북 LG그램의 커뮤니티 ‘재미’도 ‘찐팬’ 공략을 내세우고 있다. 재미는 ▲나만의 노트북을 꾸미는 재미 ▲유용한 정보를 얻고 능력을 키워가는 재미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하는 재미를 얻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당초 LG그램의 이용자 커뮤니티로 기획됐지만, LG그램의 소유여부와 별개로 찐팬임을 자처하는 MZ세대가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고객의 자발적인 활동과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는 온라인 놀이터로 자리매김 했다.

특히 자신을 꾸미고 취향을 마음껏 드러내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맞춤형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이라는 LG전자의 ‘펀(F.U.N) 경영’ 대표사례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 재미의 가입자 중 MZ세대로 분류되는 10~30대 비중은 56.6%에 달한다.

재미 가입자는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동 내역에 따라 포인트로 보상을 받는다. 이를 이용해 유명 아티스트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굿즈를 구매해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그램을 꾸밀 수 있다. 대학생을 위한 PPT 탬플릿, 전문가를 위한 포토샵 전용 툴(Tool) 등 유용한 콘텐츠도 획득할 수 있다.

팬들의 적극성을 자극한 재미만의 특성은 커뮤니티 활성화의 원동력이 됐다. 일 평균 방문자 수는 1300명, 월 평균 방문자 수는 3만 9000명(1월 기준)으로, 이들이 남긴 게시글은 2만 5000개 이상, 댓글은 25만 개를 넘는다.

‘선한 영향력’까지 범위 넓히는 팬덤 활동

지난해 10월 '무너NFT' 보유 고객 모임인 '홀더랭이'가 나눔리더스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LG유플러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애정을 쏟는 팬덤의 활동은 매출에만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선한 영향력’으로도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를 통해 해당 팬덤의 사랑을 받는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누린다.

LG유플러스의 대표 캐릭터 ‘무너’의 팬 커뮤니티 ‘무너41.com’은 모금한 기부금과 무너 굿즈 판매금을 합해 총 1000만 원을 ‘사랑의열매’에 지난해 11월 전달했다. 무너41.com은 기부금 모금을 위해 팬과 캐릭터가 함께 기부하는 ‘1000만 원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는 커뮤니티 가입자가 댓글작성, 친구초대 등 활동을 통해 얻은 ‘무너 코인’을 기부하면 그 금액의 10배를 LG유플러스가 대신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무너는 해양 생물인 문어를 의인화된 캐릭터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회초년생이자 1인 가구 청년이다. 공감 가는 캐릭터 상황과 노란 몸에 빨간 모자(사실은 초고추장)를 쓴 귀여운 외모로 팬덤을 형성했다.

지난해 3월 오픈한 무너 팬 커뮤니티는 현재 23만 5000여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디지털 굿즈를 내려 받을 수 있는 ‘별다꾸(별걸다꾸미기)’ 카테고리 외에도 ▲무너의 일상을 웹툰 형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무너툰’ ▲무너 관련 실물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잡화점’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부금 전달식 후 무너41.com은 기부를 실천한 단체가 가입하는 ‘나눔리더스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0월에는 ‘무너NFT’ 보유 고객 모임인 ‘홀더랭이’가 나눔리더스클럽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기부식에 참석한 무너41.com 대표 이정민 씨는 “무너가 귀여워서 시작한 커뮤니티 활동이 기부로 연결돼 재미있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비슷한 이벤트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팬덤 마케팅에 활짝 웃는 기업들

이마트24는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을 맞아 SSG랜더스필드를 찾은 고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4월 1~2일 ‘우주선빵’을 무료로 선물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이마트24

팬덤 마케팅의 효과는 강력하다. SSG닷컴은 리그 기간 중 SSG랜더스의 주요 홈경기 일정에 맞춰 출시한 한정판 유니폼은 발매 직후 빠르게 완판되며 야구팬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실제로 SSG닷컴이 지난해 출시한 ‘웰컴쓱닷컴 데이’, ‘스타벅스 데이’, ‘노브랜드버거(NBB) 데이’ 기념 한정판 유니폼은 발매 후 수분 이내 모두 완판됐다. 지난해 말엔 SSG랜더스의 KBO 사상 첫 와이어 통합우승을 기념해 한정판 굿즈 ‘챔피언 플레이트 블랙 에디션’을 선보였고, 마찬가지로 발매 직후 모두 판매됐다.

랜더스데이 등 야구단과 연계한 행사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2~8일 야구단 창단 1주년 기념 랜더스데이 행사 기간 SSG닷컴 매출은 직전주 대비 30% 늘었고, 이 기간 방문객 수도 20% 이상 증가했다.

올해에도 SSG닷컴을 비롯한 신세계 계열사들은 SSG랜더스 야구단과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팬덤 문화 형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이마트24는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을 맞아 SSG랜더스필드를 찾은 고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4월 1~2일 ‘우주선빵’을 무료로 선물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BTS 콘서트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볶음면 글로벌 흥행 효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9090억 원을 달성하며 ‘1조 클럽’ 가입에 성큼 다가섰다. 특히 지난해 매출 중 56%인 6058억 원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세계 아미 팬덤의 힘을 보여줬다.

롯데마트의 경우 스노우포인트를 선보인 이후 약 2개월 동안 롯데마트고 신규 가입 회원이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었다. 또, 스노우포인트를 적립한 누적 고객이 2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팬덤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에 앱테크 열풍이 불면서, 롯데마트고 앱과 새롭게 선보인 스노우포인트가 앱테크 관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LG그램의 커뮤니티 재미는 가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오픈 이후 200여일 만에 이룬 성과로, 2월 13일 기준 가입자 수는 10만 8000명, 방문자 수는 총 86만 명에 육박했다. LG그램의 재미는 댓글 작성 시 150 포인트, 게시물 작성 시 300 포인트, 그램 제품 등록 시 1만 포인트 등 항목별로 상이하게 포인트를 제공하는데, 지난 200일 간 156만 포인트 이상을 획득한 열혈팬도 등장하는 등 찐팬을 늘려가는 중이다.

롯데마트는 '찐팬'을 대상으로 혜택을 더 제공하는 '스노우포인트'를 선보인 이후 약 2개월 동안 롯데마트고 신규 가입 회원이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사진=롯데쇼핑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충성팬만큼 든든한 존재는 없다”며 “팬덤의 목소리는 제품 출시 및 모델 선정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팬덤은 든든한 조력자인 동시에 가장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것에 실망했을 경우 배신감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팬심을 이용한 상술은 오히려 불매 운동이나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며 “따라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귀를 항상 열고 팬덤이 어떤 것에 반응하고, 관심을 보이는지 세밀하게 살피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때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고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올바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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