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7.12 09:31:2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11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어제 촬영이 벼슬인줄 알던 오징어게임2 스태프 봤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어제 낮에 인천공항에 무슨 카메라 잔뜩 있고 뭐 촬영 중인 거 같아서 보니까 빨간머리의 배우 이정재가 있길래 ‘오징어게임2’ 촬영하는구나 하고 알았다”며 “진짜 어이없는 게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니까 스태프 중에 (키가) 180㎝ 넘고 덩치 큰 사람이 에스컬레이터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막으면서 너무나 당당하고 기분 나쁜 명령조로 다른 데로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인천공항 이용객들한테 피해를 줬으면 촬영 중이라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돌아가시라 예의 차려서 말을 했어야지”라며 “그 스태프는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갑자기 ‘길막’에 옆에 엘리베이터 타고 가라며 짜증스러운 명령조로 말하는 게 매우 화가 났다”고 했다.
또 “촬영 관심 없고 길을 그저 지나가고 싶었던 사람들도 표정 무척 황당해했다. 촬영이 벼슬인가 어이없다. 인천공항 전세 낸 것도 아니고. 전부터 예능이나 드라마 촬영 스태프들이 시민들한테 예의 없게 굴어서 논란된 적 여러 번 있었는데 이 스태프는 모르시나봄. 사람들한테 피해 끼쳤으면서 뭐가 그렇게 당당, 뻔뻔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제작사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10일 인천공항에서 오징어게임 시즌2 촬영 중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을 접했다”며 “촬영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현장 상황에 대한 안내를 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 촬영을 양해해 준 시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촬영 과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역대 흥행 콘텐츠 1위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인기에 힘입어 후속편 제작 소식까지 전했지만, 캐스팅 공개부터 삐걱대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출연진에 대마초 흡입 전과가 있는 탑이 포함됐기 때문. 이에 평소 탑과 친분이 있었던 배우 이정재의 영향이 있었던 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정재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관련해 “작품의 캐스팅은 감독과 제작사의 권한”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SBS 보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직접 탑을 캐스팅했고, 탑은 극 중 과거 가수 활동을 했다가 은퇴한 아이돌을 연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촬영 현장에서의 갑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5월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서인국, 박소담 출연)와 관련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친구랑 오후 3시 30분쯤 코엑스에서 외국인이 사진을 요청해 찍어주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 있던 한 남성이 인상 팍 쓰면서 손짓으로 벌레 쫓듯이 ‘찍지 말고 가라’고 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물었는데 상황 설명도 없이 성질만 엄청 내더라”며 “해당 스태프는 ‘빠가야?’라고도 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에 드라마 제작진 측은 “촬영 장소 정리 및 안내를 위해 고용된 스태프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사실을 인정하며 “제작 과정에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4월엔 ‘고창 청보리 축제’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박보검, 아이유 출연) 촬영 스태프들이 관광객의 통행과 사진 촬영을 제재한 사실이 알려져 갑질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엔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고현정, 안재홍, 염혜란 출연) 촬영팀이 촬영 과정에서 소음 및 쓰레기 투기 문제로 동네 주민과 마찰을 빚었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폭로글이 확산되면서 사과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촬영기간과 시간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사과 입장을 발표한 이후에도 촬영 주변 장소가 정리돼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이 됐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무슨 촬영이 벼슬인 줄 안다”, “촬영팀이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이지, 무조건적인 배려를 당연하다는 듯 요구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왜 촬영팀이 갑질?”, “좋은 콘텐츠가 이런 논란에 휩싸여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게 안타깝다”, “특권 의식 어이없네”. “갑오징어게임으로 이름 바꿔라”, “인천공항에 비행기 타러 갔지, 촬영 구경하러 갔겠냐?”, “촬영 갑질이 상습이 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