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의 가능성 모색 현대자동차가 창사 40주년을 맞았다. 현대차는 2년 전부터 불어닥친 환율하락과 엔저현상 속에서 고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 대내외적 악재로 시련의 한 해를 보내야했다. 이처럼 여의치 않은 안팎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지난 한 해를 비교적 슬기롭게 헤쳐가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특히,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시장개척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무엇보다 임단협 무분규 타결 등 노사관계 신뢰회복의 첫 단추를 꿰었다는 점도 큰 소득이다. 또한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증가와 글로벌 현지생산 안정화, 원가절감 등의 체질강화는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현대차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현지화 통해 체질개선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현대차가 힘든 환경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간 원인은 환율변동에 대한 능동적 대처와 고부가 모델 판매, 고유가에 맞춘 고연비 차량개발에 힘썼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결제통화 다변화, 해외 현지생산 확대 등 환위험 헷지를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60%, 유로화 30%, 기타통화 10%로 특정통화의 환율변동에 대처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지생산과 현지밀착경영을 통해 판매를 확대하여 기업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아 궁극적인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2008년에도 환율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년도 환율을 달러당 900원, 유로당 1,170원으로 보고, 이에 맞춰 각종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해외공장 생산확대를 통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2007년에는 글로벌 생산기지의 안정화에 주력했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30만대), 중국 공장(30만대), 인도 공장(30만대), 터키 공장(10만대)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에 중국과 인도에 각각 30만대 규모의 2공장 가동과 러시아(10만대) 공장의 착공에 들어가면 2010년 해외 3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또한 RV, 대형차 등 고수익 모델의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전세계적으로 효율이 높고 경제성이 뛰어난 자동차와 기술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추세에 대응해 제품 및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각종 매체의 호평으로 판매가 늘고 있는 베라크루즈와 싼타페, 쏘나타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가 증가했으며, 2008년에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알릴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사태로 시장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현대차는 딜러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으며, 현대차는 2006년 755개였던 딜러수를 2007년까지 790개, 2008년까지 820개로 늘리고 딜러들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판매를 확대시킬 계획이다. 현대차는 차량을 개발하는 연구개발에서부터 차량을 최종 생산하는 생산 라인에 이르기까지 신기술 개발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900원대 환율에도 경쟁력있는 신차를 출시, 환율하락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생산현장에서는 제안 및 분임조 활동을 통해 임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비용절감에 나서 2005년 777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둔데 이어, 2006년에는 910억원의 절감 효과를 거뒀다. 연구개발에서는 설계단계에서부터 불요불급한 부분을 개선, 변경하며 원가절감에 힘써 게스트 엔지니어링, 성과공유 시스템 등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한 협력업체의 R&D 능력 향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를 통한 원가절감 및 부품 국산화 등의 성과는 협력사에 50% 이상 돌려 주고 있으며, 협력업체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통해 현대차도 비용절감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차는 에너지 절감 및 효율 극대화를 위해 ‘에너지 TFT(태스크포스팀)’를 운영하여 작년 한 해 동안 1,788건의 에너지 절감 개선활동을 통해 총 61억1천만원의 절감효과를 거뒀다. 이는 2005년 347건, 21억원에 비해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 〃임단협 무분규, 노사관계 새 전기〃 올해 현대차 노사는 임단협을 지난 1997년 이후 10년 만에 파업 없이 무분규로 이뤄내 향후 노사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 협상에서 노사 양측은 ‘회사의 파업 전 일괄제시’, ‘노조의 파업 유보’ 등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던 전향적인 협상태도로 ‘무분규 타결’ 의지를 보이며 협상 결렬, 쟁의행위 가결 등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협상을 계속해 현대차 노사가 이제 과거의 소모적인 대립구조에서 벗어나는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노사 모두 ‘파업’에 대한 부담을 털어낼 수 있게 돼, 앞으로 매년 이어질 임금협상이나 단체협상 등 각종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는 동시에, 지속적인 무분규 타결과 노사화합의 일대 전환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뤄낸 무분규 타결은 현대차가 향후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무분규 타결은 현대차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노사 관계의 불안정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이며, 향후 노사 상생의 문화가 정착된다면 현대차는 안정적인 성장과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에 한층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철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