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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공영방송 사장이 갖춰야 할 세 가지 自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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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호 ⁄ 2008.01.21 18:16:54

인사철은 인사철인가보다. 신문마다 승진·진급·이동·전보를 알리는 인사동정란에 수많은 인사들의 이름이 연일 오르내린다. 그 중에 내가 아는 사람의 이름이라도 들어 있을까 들여다보는 모습도 인사철에나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그러다가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면 곧바로 전화를 걸어 축하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MBC의 최문순 사장이 차기 경영진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노라고 16일 밝힘으로써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임기는 오는 2월 말까지다. 최 사장은 이날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취임 당시부터 MBC 경영에 두 번의 기회란 있을 수 없다는 각오로 임해 왔다”고 말하면서 “이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딱 부러지게 소신을 밝혔다. MBC 노조위원장 출신인 최 사장은 전국언론노조 초대 위원장까지 지낸 색다른 이력을 지녔으며, 2005년 MBC 사장 취임 당시 4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사장이 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여기서 최문순 사장의 ‘퇴임의 변’을 거론하는 까닭은, 그의 의연한 모습이 자리 보전에 연연하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KBS 정연주 사장의 구차한 태도와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MBC 사장의 자연스런 교체와는 달리, 새로 들어설 이명박 정부에서 KBS 사장의 중도 하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두 방송사의 사장 자리가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새 주인을 맞을 전망이다. 차제에, 두 방송사의 사장 자리에 어떤 인물이 앉아야 할까 하는 점은 시청자로서 갖는 당연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사장으로는 어떤 인물이 적합할까 따져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첫째로, 마땅히 방송인 출신 인사가 사장 자리에 앉아야 한다.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고, 방송국 사정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꿰뚫고 있는 방송 전문가가 사장이 되어야 방송국 살림을 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챙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경영관리 경험마저 없는 신문사 출신이 KBS 사장의 자리에 임명된 ‘의도된 외도’는 애초부터 글러먹은 인사였다. 둘째로, 인사권자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 공평무사한 인물이 사장 자리에 앉아야 한다. 코드 인사가 초래하는 시행착오의 적폐가 시청자인 국민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전례를 우리는 KBS의 경우에서 몸서리치도록 체험했다. 방송은 사회의 공기이지, 권력자나 방송사나 사장의 사유물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시청자를 위해 존재하는 사회적 공공재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낮은 자세로,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말한 그대로 “낮은 자세로, 겸손한 자세로 시청자를 섬기겠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야 공영방송의 사장이 될 자격이 있다. 셋째로, 방송사의 살림을 흑자로 꾸려 나갈 사업 안목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방송 전문가라도, 또 아무리 공평무사한 인물이라도, 경영능력이 없다면 사장으로서 부적격이다. 시청료로 살림을 하든, 광고수입으로 꾸려 나가든, 살림살이를 흑자로 만들어야 직원의 사기를 올리고, 좋은 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다. 위의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킬 유능한 인물이 두 공영방송의 사장 자리에 앉으리라 기대하며, 인사권자의 선별안을 주시하고자 한다. <발행인 최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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