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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염증 때문에 심내막염 왔다니…”

심장판막에 발생한 세균성 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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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3호 편집팀⁄ 2010.03.29 13:51:48

장병철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원장 최근 치과의사협회는 치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건강한 치아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자는 캠페인으로, 치주(잇몸)의 건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흔치는 않으나, 30~40대 중년층에서 치명적인 심장 내 농양이나 감염으로 오랜 기간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있다. 일부 환자는 항생제 투약 등 약물요법으로 치료가 되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심장 내 판막 손상으로 심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특히 대동맥판막이나 승모판막에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하는 경우 판막에 붙은 세균 덩어리들이 떨어져 뇌로 들어가 뇌졸중을 일으켜 심각한 후유증이 남기도 한다. 심장 내 판막에 세균에 의한 염증이 발생한다는 것은 우리 몸의 어느 부위로부터 세균이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피 속으로 세균이 들어가는 가장 흔한 부위는 치주이므로, 치주를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평소에 매우 건강하던 25세 대학생이 갑자기 발생한 언어장애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5일 전쯤부터 몸살 기운과 함께 미열이 있었으나, 감기로 생각하여 해열진통제만 복용하였다고 한다. 이 학생은 평소에 건강하였으나 근래 들어 잇몸이 좋지 않았으며, 수시로 잇몸이 아픈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열이 나고 혈액 백혈구 수치기 높아 일단 패혈증을 의심하여 혈액 배양검사를 하였다. 입원 후 뇌 MRI 검사에서 왼쪽 뇌에 뇌경색 소견이 발견되었으며(사진1), 심장의 잡음이 들려 심장 초음파검사를 한 결과 심장 내 대동맥판막 및 승모판막 주위에 균 증식(균 덩어리)으로 보이는 이상이 발견되었다. 세균성 심내막염으로 대동맥판막 및 승모판막이 손상되어 판막 역류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원인균을 발견하기 위한 혈액 배양검사에서 연쇄상구균이 자라고, 이 세균에 잘 듣는 적절한 항생제가 확인되어 심내막염 치료를 계속하였다. 아울러 심장판막부전증으로 인한 심장기능부전의 치료를 하면서 다행히 환자의 발열 증상은 소실되고 심장 기능도 향상되었다. 또한 입원 중 치과 검진 결과 치주 질환과 치주농양이 발견되어 발치(拔齒)를 하였다.

그러나 심장 초음파 검 등 여러 정밀검사 결과, 대동맥판막이 많이 손상되어 심한 판막 역류증이 있었으며(사진2·3), 대동맥판막 아래 심장근육 부위에 농양이 있고, 승모판막도 손상되어 심한 승모판막 역류가 관찰되었다. 다행히 약 4주간의 항생제 투약으로 염증이 조절되어 심장판막 수술을 하였다.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은 1/3 이상이 염증으로 손상되어 기능을 하지 못하였으며, 대동맥판막의 심장 쪽 근육에 농양이 발견되어 자신의 심낭(심장주머니)으로 재건수술을 하고, 대동맥판막 및 승모판막을 이식수술하였다. 다행히 수술 후에 잘 회복되어 퇴원하였으며, 심장 기능도 정상을 회복하였다. 수술 후 언어장애가 많이 호전되었으나, 약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자신의 생각을 바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약간의 어려움이 남아 있다. 그러나 재활치료 등으로 언어소통이 많이 호전되어 2학기에는 학교에 복학할 예정이다. 심내막염의 원인 심내막염의 주된 원인균은 피부나 구강 내에 있는 연쇄상구균이나 포도상구균이며, 이 균들이 혈액으로 들어가 심장의 판막에 염증을 일으킨다. 가장 흔한 원인질환 중의 하나가 치주 질환인데, 잇몸에 염증이 생겨 혈액으로 세균이 들어가게 된다. 오래 전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한 개 이상의 발치를 하는 경우 82%에서 일시적으로 혈액 내에 세균이 발견되고, 잇몸 수술에서는 88%, 편도선을 절제하는 경우에도 40%에서 혈액 내에 세균이 일시적으로 발견된다고 한다. 특히 놀라운 것은 칫솔질을 할 때에도 40%에서 혈액 속에 일시적으로 세균이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치아의 세밀한 관리는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특히 선천성 심장병이 있거나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는 경우 혈액으로 들어간 세균은 이상이 있는 부위나 심장판막에 붙어 증식하면서 주위의 조직을 파괴한다. 또한 치료를 위하여 정맥 안에 도관을 넣어 두거나, 내시경검사, 분만 후 등에도 드물지만 균혈증(피 속에 균이 자라는 것)으로 심내막염이 올 수 있다. 그 외에,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정맥으로 마약을 투약하는 마약 중독자들에게도 잘 발생한다. 일단 혈액으로 들어간 세균들은 심장에 이상이 있으면 혈류 속도가 느린 부위에 혈전이 생기면서 여기에 모여 증식한다. 또한 이 세균으로 인하여 심장의 정상 조직들이 파괴된다. 따라서 선천성 심장 질환이나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심내막염이 잘 일어난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심내막염에 유의해야 한다. ①선천성 심장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어린이. ②심장에 이상은 있으나 수술이 필요 없는 건강한 사람. ③약간이라도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는 사람. ④면역력이 매우 떨어진 사람. ⑤항암제를 사용하는 환자. ⑥정맥주사 약물 중독증 환자.

심내막염의 예방 우선, 정상 건강인도 치아 관리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특히 30대 이후에는 치주 질환이 매우 많이 발생하며, 건강을 잘 돌보지 못하고 과로하며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액 내에 균이 들어오면 이겨내지 못하여 심내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여 치아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첫 번째 예방법이다. 위에 열거한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는 특별히 치아 관리에 힘써야 한다. 특히 치주 질환이 있거나 충치 등이 있는 경우 적절하게 치료하여 미리 예방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경미하더라도 심장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나 심장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치과 치료나 분만 등 외과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감염성 심내막염을 예방해야 한다. 심장에 이상이 있거나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예방적 항생제를 반드시 복용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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