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기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중견 배우 정보석은 드라마 <자이언트>(5월 10일 첫 방송)에서 악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5월 4일 서울 목동SBS에서 열린 <자이언트>의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중앙정보부 출신의 정치인으로 모든 등장인물을 불행에 빠뜨리는 인물인 조필연 역을 맡았다”며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연기한 어리벙벙한 모습을 단번에 잊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늘아 하늘아> <지리산> <상도> <인어아가씨> <아내> <용서> <신돈> <용서> <대조영> <나도야 간다> <달콤한 인생> <젊은 날의 초상> <걸어서 하늘까지> <개 같은 날의 오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오! 수정>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정보석. 그에게 <자이언트>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자이언트>의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제목이 멋있어서 출연을 결정했습니다(웃음). <지붕킥>에서 헐거워진 제 캐릭터를 빠른 시간 안에 원래대로 조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굉장히 카리스마 있고 자기중심적인 이 역할을 맡게 돼 운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조필연을 통해 내 안에 지니고 있는 악인의 모습을 꺼내 잔인한 모습들을 보이겠습니다. 앞으론 저를 두려워해도 됩니다.” -노역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저는 30대부터 80대까지 나오니까 남자 주인공 이강모가 죽고 나서도 사는 것 같아요. 드라마 시작 때부터 80대의 모습으로 나와 노역이 걱정됐지만, 장영철 작가가 대본을 일찍 줘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악역 연기 때문에, 그동안 <지붕킥>으로 쌓은 인기가 떨어질 우려는 없나요? “인기는 시청자들이 준 것이지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붕킥>에서 얻은 것들은 <지붕킥>이 만들어준 거죠. 그것들이 없어지더라도 배우로서 새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고요. <지붕킥>의 캐릭터가 언제까지나 계속되면 안 좋죠. 이번 역할은 <지붕킥> 이미지를 단번에 바꿀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시대극은 분명 모델링이 있을 텐데요, 어떤 인물을 모델로 삼았습니까? “많이 삼죠. 드라마 속 제 모습을 보면 언뜻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여러 인물을 조금씩 모델로 삼았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많이 받으실 거예요. 더구나 70~80년대는 제가 살아본 시대여서 머릿속에 있는 캐릭터들이 많이 묻어났습니다.” -장영철 작가는 쪽대본이 없는 작가로 유명한데요, 완성 대본의 장단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대조영> 때도 작품이 끝날 때까지 장 작가의 대본은 항상 10권씩 앞서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입니다. 완성 대본의 장점은 다음 흐름을 알 수 있어 지금의 연기에 포인트를 실어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죠. 단점은 너무 많은 대본을 한꺼번에 갖고 있으면 헷갈린다는 거예요. 예전에 대본 10권을 초반에 받았는데, 연기하다 헷갈린 거예요. 그래서 장 작가한데 ‘너무 헷갈리니 대본 좀 그만 달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경쟁 드라마인 <동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동이>가 이렇게 잘 나갈 줄 몰랐어요. 그런 <동이>와 견줄 수 있다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오히려 좋습니다. 제가 봐도 <동이>는 재미있어요. 지금까진 <제중원>보다는 <동이>를 보는 편이었죠. 이 사실을 알았다간 SBS에서 쫓겨날지도 모르지만요(웃음). 그런데 <동이>보다 더 재미있는 드라마는 <자이언트>입니다. 대본도 재미있지만, 미국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카메라 워킹이 들어가기 때문에 놀라실 거예요. 농담으로 조명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에게 이거(<자이언트>) 끝나고 미국으로 진출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드라마 자체도 굉장히 큰 대하 드라마지만, 화면이 가져다주는 스케일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보실 때마다 좋은 내용에다 좋은 그림이기 때문에, 이병훈 국장님(<동이> 연출)께는 죄송하지만, <자이언트>가 <동이>를 압도할 것 같습니다.” “정극도 잘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최고 인기 누리는 황정음, ‘미주’ 역 맡아
정보석과 함께 <지붕킥>을 통해 연기자로서 큰 인기를 얻은 가수 출신 황정음이 SBS 새 월화 드라마 <자이언트>를 통해 연기자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는다. 황정음은 이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 이강모(이범수 분)의 여동생 이미주를 연기한다. 미주는 또 다른 남자 주인공 조민우(주상욱 분)에게 순정을 바치지만 버림받은 뒤 그의 아기를 낳아 미혼모 인생을 사는 은막의 스타다. 황정음은 “미주는 상황이 나빠질수록 더 웃으려 하는 ‘캔디’ 같은 여자”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지붕킥>을 통해 톱스타로 우뚝 선 황정음에게 <자이언트>는 그녀의 연기 생활에 터닝 포인트를 찍는 드라마가 될 전망이다. <자이언트>에 대한 시청자 반응도 중요하지만, 정극(정통 드라마)에서 황정음이 제 역할을 소화하지 못할 때는 <지붕킥>으로 쌓은 그녀의 명성이 무색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황정음이 특히 관심을 끈 이유는 극의 주인공인 이범수ㆍ박진희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그녀에게 쏠렸기 때문이다. 출연진과의 인터뷰 순서에서도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황정음이 <자이언트>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본다. -미주는 어떤 캐릭터이며, 어떻게 표현할 생각입니까? “미주는 제가 봐도 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예요. 열심히 연기해서 사랑스러워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미혼모 연기는 처음인데요, 아기가 함께 나오나요? “저도 궁금해서 감독님께 여쭤봤는데요, 극에는 나오지 않고, 시간이 흐른 뒤 잠깐 나오나 봐요. 미혼모 연기에 큰 비중이 있는 것 같진 않아요.” -<지붕킥>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최다니엘 씨와의 스캔들 때문에 남자친구 김용준(SG워너비) 씨와 잠시 결별했다고 방송에서 말씀하셨는데요, 이번 드라마 역시 멋진 남자 주상욱 씨와 호흡을 맞추는데 이에 대한 김용준 씨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김용준이 질투할지 안 할지는 걱정하지 않아요. 그저 용준이가 조금 더 마음이 넓은 남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용준이도 성장하겠죠(웃음).” -미주는 춤과 노래에 재능이 있는 역할입니다. 황정음 씨 본인과 닮았다고 생각하나요? “어렸을 때는 제게 재능이 있는지는 몰랐어요. 그저 아빠가 들어가보지 않겠느냐고 해서 리틀엔젤스(한국의 어린이 민속무용 및 합창단)에 지원했어요. 처음엔 하기 싫었는데, 무용을 배운다는 말에 혹했어요. 무용하는 사람들이 예뻐 보였거든요. 리틀엔젤스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7년 정도 활동했는데요, 하다 보니 어느새 (춤과 노래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정극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정극은 <자이언트>가 네 번째입니다. 예전엔 연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어리기도 했고 연애도 해야 하니까 연기에 집중하지 않고 노는 데에 열정을 쏟았죠. 앞으론 놀지 않고 연기할 거예요. 그리고 정극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그보다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걱정하거나 부담감을 가진다고 해서 안 되는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무조건 대본을 열심히 보고 많이 배우려 노력할래요. 부담감보다는 좋은 작품을 만났다는 사실이 행복하고 많은 힘이 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