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 요트로 아메리칸컵에 참가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블루 갤럭시 이중희 대표의 꿈은 야무졌다. 차를 타듯 누구나 요트를 즐기고, 요트 인구가 늘어나 레저 스포츠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자리잡게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요트라면 값이 비싸 특정 계층이 아니면 소유할 수 없는 걸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32ft 길이 요트의 경우 국내 생산 제품은 2억, 해외 수입 제품은 3억 원 정도면 소유가 가능하다. 혼자서 구입한다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여러 친구나 클럽 등 동호인 단위로 구입하면 큰 부담을 지지 않고도 ‘바다 남자’의 멋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블루 갤럭시도 개인에 대한 요트 판매보다는 클럽·동호회 회원들에 대한 제작·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국내의 요트 인구는 마니아층에 한정돼 있지만, 한국의 경제 수준은 해양 레저가 꽃이 피는 단계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 상태다. 물론 아직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국내 요트 업계에서는 ‘물밥에서 성공한 사람이 없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후배의 권유로 요트 제작 사업을 시작한 이 대표는 디지털 음악 기기를 제작·판매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요트 시장이 작은 배경에는 요트 인구가 적다는 요인과 함께 기반시설의 부족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는데, 선진국의 경우에는 ‘요트의 주차장’ 격인 마리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국내에는 부산 수영만, 강원도 양양, 경남 통영, 경기도 전곡 등에만 마리나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배 10척을 정박할 마리나 시설을 짓는 데 드는 돈은 30억 원 정도. 해외의 경우 이런 마리나에 자신의 배를 정박해 두려면 정박비를 따로 내야 한다. 정박비는 장소에 따라 한 달에 1000~3000 달러 수준이다. 5명이 먹고 자며 수상 레저 즐길 수 있는 모델 1억원 선 4명까지 탈 수 있는 소형·염가 요트 ‘스파이더’ 모델에 주력 2001년에 출범한 블루 갤럭시는 2005년 35ft 카타마란(catamaran, 배 본체가 2개인 배 형태)을 시작으로 2008년 32ft 길이의 트라이마란(trimaran, 배 양옆에 날개가 달린 듯한 배 형태)을 생산하는 등 회사 설립 9년 만에 4대의 세일 요트(바람의 힘으로 가는 요트)를 자체 제작했다. 이번 경기국제보트쇼에는 F-32, 스파이더 등 블루 갤럭시가 자체 생산한 제품과 함께 프랑스 브랜드를 OEM 방식으로 생산한 ‘OPEN 5.70’을 출품할 예정이다.
F32는 요트 본체 양옆에 두 개의 날개가 달린 트라이마린이다. 승선 인원 5명이 배 안에서 항해하면서 먹고 잘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요트 본체 양옆으로 날개 부분이 있고, 그 위에 그물망이 설치돼 있어, 승선자들은 날개 위를 오가며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다. 바람이 적을 때를 대비해 배에는 모터도 달려 있어 동력으로 항해할 수도 있다. 대당 판매 가격은 1억 원 정도. ‘스파이더’는 소형 세일 요트로, 입문자가 요트 연습을 하는 데 적합하다. 대당 4000만 원에 한 달 정박비도 10만 원 정도로 저렴하다. 한 달 정도 세일 요트 타는 법을 배우면 탈 수 있다. 사실 개인 수상 레저 측면에서 운동량이 많고 경제적 부담이 적게 즐길 수 있는 게 바로 스파이더 같은 소형 요트다. 4명까지 탈 수 있다. 블루 갤럭시가 주력하는 것도 이 스파이더 모델이다. “스파이더를 통해 요트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봐서 선수용 경주 요트 제작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이 대표는 말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여서 요트 이용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이 대표는 “국내 요트 인구가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적지만, 바꿔 생각하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바다는 각기 특성이 달라 각기 다른 해양 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서해와 남해는 파도가 잔잔해 속도가 느린 요트가 적합하다. 속도가 느린 만큼 멀미도 덜해 가족용 요트 이용에 적당하다. 반면, 동해는 물살이 빨라 속도감 있는 요트를 타는 것이 좋다. 그래서 마니아층이 타는 레이싱용 요트는 동해에서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다. 블루 갤럭시를 번역하면 ‘푸른 하늘 은하수’다. 회사 이름은 이 대표가 직접 지었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면서 요트를 항해하는 꿈”을 대중화하겠다는 의지가 들어간 이름이다. 요트를 타면서 밤하늘의 별을 보려면 요트가 안전해야 한다. 그래서 요트 제작 때 그가 주력하는 것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요트 같은 바다 레저는 여가용이지만,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이 항상 따르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이 대표의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려댔다. 경기국제보트쇼 준비와 함께 올 하반기부터 새로 제작에 들어가는 요트의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트는 돈 있는 사람들만 타는 배가 아니라 평범한 보통사람도 하루 1~2시간씩 타면서 적당히 즐기 수 있습니다”라고 소개하는 이 대표의 바람대로 요트 저변 인구 확산의 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