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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골프 칼럼]내기 골프와 노름 골프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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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1호 박현준⁄ 2012.09.10 11:14:11

우리나라 말로 ‘내기 골프’, 영어로 ‘베트(bet)’에서 게임은 목적이고 돈은 자극제다. 반대로 ‘노름 골프 갬블(gamble)’은 돈이 목적이고 골프는 수단이 된다. 내기와 노름을 구별하기란 어렵다. 골프에서 작은 내기는 게임을 재미있게 할뿐 아니라 플레이에 집중하게 하는 짜릿한 첨가제다. 미국에서 내기 골프는 1점당 1달러나 핫도그 또는 라운드 뒤 19번 홀에서 맥주 한 잔 살 정도의 돈을 걸어 벌어진다. 이겨도 져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부담이다. 미국 골프 속담에 4명의 친구가 내기를 하면 ‘18홀을 돌고 들어올 때는 4명의 적과 함께 돌아온다’는 게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는 ‘돈 잃고 속 좋은 사람 없다고 한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작은 내기라도 자존심이 걸리게 되기 때문에 이런 속담이 나온 것 같다. 내기 골프나 노름 골프에서 공통점은 상대방의 굿 샷을 저주하고 미스 샷을 기뻐하는 저급한 게임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플레이 때 정해진 룰을 철저히 지키고, 게임의 결과에 승복하며, 내기 골프가 노름 골프로 전환되지 않도록 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승자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노름이나 내기를 action(액션)이라고 말한다. 간단하게 “Want a game?”하고 상대에게 말을 걸면 “You are on.(좋아)”하고 대답이 나온다. 정중한 표현으로는 “오늘 약간 내기를 하실까요?(Would you like to have some small bets?)”가 있다.

대답은 “오늘은 내기하지 맙시다(I don’t want to bet today)” 또는 “오늘은 부담 없이 합시다(Let’s play for fun today)”가 좋다. “내기 합시다”를 영어로 표현하면 “That sounds interesting”이 된다. 내기 골프 때 만만한 상대는 ‘피죤(pigeon)’이라고 한다. 비둘기는 늘 순하고 도전적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말이 탄생한 것 같다. 일본말로는 ‘가모’ 즉 오리라고 한다. 미국인들이 즐겨하는 추가 내기(side bet) 종류로는 파3홀에서 니어핀인 그리니(greenie), 벙커샷에서 파를 잡는 샌디(sandy), 그린에지에서 칩샷으로 한 번에 집어넣는 오피(offie), 나무 맞고 들어온 볼로 파를 잡는 바키(barky) 등이 있다. 머피(Murphy)는 물위를 지나 올라온 볼을 파로 마무리했을 때이고 내스티(nasty)는 그린 밖에서 친 볼이 홀로 들어갔을 때를 말한다. 아무리 골프를 재미있고 집중적으로 치기 위해서 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내기에 집착하다보면 인간성이 나오고 적은 돈을 잃으면 화가 나 결국에는 노름으로 변하기 쉽다. 항상 지고이기는 것이 인생의 성공비결이니 내기에서 돈을 따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최상의 교제술이 아닌가 한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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