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호 박현준⁄ 2012.10.29 11:53:07
‘신체 리모델링’ 책이 CNB미디어에서 발간된 지 1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책을 쓴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는 특히 조금 더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다. “각 신체의 부위마다 예를 많이 넣었다면 보는 이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가슴에 가 닿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최근에 중앙일보의 오경아 기자가 내게 “책을 보았는데 상세한 내용을 좀 더 알았으면 한다”고 찾아왔다. 나는 신체 디자인과 신체 리모델링이 일반인과 의료계에 확실히 전달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인터뷰를 했고 중앙일보에 게재된 내용은 이제까지 언론에 보도됐던 어느 내용보다도 진실하고 설득력이 있는 보도였다고 생각했다. 그 기사를 보고 많은 환자의 문의가 있었고 여러 명이 나를 찾아 왔다. 50대 후반의 남성은 7년 전부터 허리가 아팠는데 점차 심해져서 여러 군데 병원을 다니며 물리 치료, 척추에 주사 치료, 한방 치료 등을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추 디스크 수술을 받았지만 한 2~3년은 괜찮았다가 다시 허리 통증이 심해져 재수술을 받았는데 그래도 통증이 심해 의자에 앉기조차 힘들어져 회사를 퇴직하고 집에서 지낸다고 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누워 있다 보니 오히려 밤에 잠도 오지 않고 누워 있는 자세에서도 통증이 와, 이렇게 살아 무엇 하나 하고 한강에 나가 물밑을 쳐다보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다른 한 분 66세의 남성은 10년 전 골프를 하다가 허리를 다치고 나서부터는 1년에도 여러 번 허리통증 때문에 누워 지내는 일이 반복됐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단순 척추 협착증이라고 해 물리 치료와 주사 치료를 시행했으나 진전이 없었다. 통증이 점차 심해져 수술을 받자 다소 호전되는 듯했다. 그런데 5년 전부터 다시 통증이 생겨 걷는 데 지장이 생기자 지팡이를 사용하게 됐고 1년쯤 지나자 어깨와 목에도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결과, 목에도 디스크가 있다고 수술 권유를 받았다. 하루하루 미루는 사이 무릎에도 통증이 생겼다. ‘이제 내 육체도 다 되었구나’ 하고 포기 상태로 살기로 했는데 신문에 난 기사에서 자신보다도 나이가 많고 증세도 심했던 분이 신체 리모델링을 통해 완쾌됐다는 내용을 보고 나를 찾아왔다고 했다. 졸저 ‘신체 리모델링’ 책에 대한 아쉬움 많지만 수많은 사람이 책 읽고 상담차 찾아오니 국민의 신체자세의 문제점 새삼 드러나 40대 후반의 여성은 오른쪽 유방에 암이 생겨 유방을 절제했다. 그 뒤 1년이 지나도록 오른쪽 겨드랑이와 잔등이 심하게 당겨지는 느낌이 들어 고통스러웠는데 지금은 목과 머리에도 통증이 심해졌다며 나를 찾았다. 평소 기흉으로 인한 호흡에 문제가 있어 요가 등을 열심히 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고, 최근에는 허리와 무릎에까지 통증이 생겼다고 했다. 결국 겨드랑이의 문제가 위로는 어깨, 아래로는 허리까지 문제를 일으키게 된 것이었다. 22세 된 한 젊은이는 책에서 자세에 대해 기술한 것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을 봤더니 대부분 목이 앞으로 나와 있어서 자신도 거울에 비쳐 본 결과 목이 앞으로 많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찾아왔다. 최근 혼자 사는 노인 인구가 급속히 증가한다는 보도에서 노인들의 재정적 그리고 육체적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다.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노인들도 일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조금만 음직여도 온몸이 쑤시는 상태 또는 허리 등에 통증이 있다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노인 인구의 취업률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라고 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주는 일이 급선무가 아니겠는가? 앞으로 신체검진과 운동 치료클리닉이 활성화돼 국민건강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설준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