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담아 고객들에게 감성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 그룹 특유의 아트마케팅 입니다“ 제과전문그룹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의 행보가 문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아트마케팅을 펼치는 문화경영 때문이다. 예술이란 화두를 경영의 핵심에 접목시키는가 하면, 직접 선두에서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11월 3일과 4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창신제에 임직원 100명이 함께 한 '떼창'에 도창자로 참여하면서 다시한번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다. 제과그룹과는 별 영향이 없어 보이는 아트밸리와 국악공연을 지원하면서 아트마케팅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윤영달 회장의 미래 문화비전에 대해 고견을 들어봤다.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뜻의 창신제는 크라운-해태제과 아트마케팅의 집대성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크라운-해태제과가 창단한 락음국악단(Rageum Orchestra)을 주축으로 공연중인 창신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국악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구성으로 신구세대를 아우르는 국악문화 전파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트마케팅은 먼저 수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통해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평소의 의지와 연관이 큰 것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올해 임직원 100인이 참여해 선보인 판소리 단가 '사철가' 떼창은 AQ(예술가적 지수, Artistic Quotient)체험의 일환이다. 각 부서간 벽을 허물고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 양사의 상생 발전을 위한 단초를 찾는 시도로 진행된 것이다. "100은 단순히 숫자 100에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에서 완벽함을 뜻하는 상징적인 숫자입니다. 100인의 판소리 떼창은 '화합'을 통해 '완벽'으로의 발전을 지향한다는 고객감동 실천에 앞장서는 기업의 방향성을 담고 있습니다." 아트마케팅과 관련해 일부에서 제기되는 지적에 대해 물었다. 이밖에 예술가적 지수. 과자와 예술의 소통을 통해 고객에게 감동과 행복을 전달하는 기업경영에서 애로사항은 없는지 궁금했다. 내년 아리랑 경연대회 개최, 전국의 아리랑 수집 "과거의 기업은 물건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팩토리' 개념이 강했지만 21세기 기업은 단순하게 물건만 팔아선 생존할 수 없습니다.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기호를 읽어내야 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해야 하는데, 그중 제일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문화'입니다. 화장품, 컴퓨터, 자동차, 휴대폰, 의류, 아파트, 심지어 과자 한 봉지에도 문화를 담지 않고선 고객들에게 '통(通)'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윤 회장의 문화사랑은 송추에 아트밸리를 조성하고 작가들에게 스튜디오를 제공하며 단순한 후원이 아닌 체험형 공간을 만든 것에서도 먼저 드러난다. 송추 아트밸리는 윤 회장의 선친이 30여 년 전에 매입한 약 100만 평쯤 되는 땅으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가족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러브호텔과 카페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옛 정취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재 아트밸리에는 직원들이 참여해 창작한 조각 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산책로가 있고 등산로를 일반 고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또한 모텔 6개를 예술 공간으로 개조해 20여명의 작가들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문화를 후원하면서 마케팅에 활용할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적인 후원이 가능합니다. 저희도 그랬습니다. 조각이든, 국악이든, 모든 문화후원활동은 모든 고객과 점주와의 소통의 장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하나의 문화를 찾아서 기업의 정체성을 정립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윤영달 회장의 말처럼, 크라운-해태제과는 고객을 위해 기업이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을 마련하는데 있어 국악과 조각이라는 이색적인 소통의 도구를 이용하고 있다. 내년에도 하나의 감성을 두드리는 뜻 깊은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우리 민족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아리랑 경연대회를 위해 전국 대리점을 중심으로 전국에 퍼져있는 아리랑을 모으고 있다. 이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재 등재가 확실시 되는 아리랑을 좀처럼 만나볼 기회도 적고, 부르는 사람도 없는 현실에서 나온 구원대책 중 하나다. 아리랑을 한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널리 확산을 시켜보겠다는 윤영달 회장의 또 다른 감성 아이콘이 결실을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