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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 키즈’ 부활…제2의 태극낭자 전성시대

올해 LPGA 27개 대회서 9승, 메이저대회 4개 중 3개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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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2호 이진우⁄ 2012.11.26 11:46:47

‘골프 여제’ 박세리(35·KDB금융그룹)는 지난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이래 통산 25승(메이저 대회 5승)을 거두며 2007년 LPGA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그녀는 여전히 현역이다. 전성기 시절 기록은 아직 그 어느 누구도 넘보기 힘든 신화다. 최근 박지은과 김미현이 잇따라 은퇴하면서 미 LPGA 투어 ‘태극낭자 1세대’ 시대는 거의 저물었다. 하지만 그들이 미국에 뿌린 씨앗이 활짝 꽃을 피우며 만개하고 있다. 박인비(24), 최나연(25·SK텔레콤), 유소연(22·한화), 신지애(24·미래에셋) 등 이른바 ‘세리 키즈’들이 올해 LPGA에서 상금왕과 최저 타수상(베어트로피), 신인왕 등 주요 부문의 상을 휩쓸었다. 그들이 LPGA 투어에서 이뤄낸 성과는 메이저 3개 대회 우승을 포함해 9번 정상에 오른 대기록이다. 최나연이 지난 19일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의 트윈이글스GC 이글코스(파72)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를 차지(14언더파 274타)하면서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피날레를 장식했다. 또 최나연은 US여자오픈에서도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하며 경기 운영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 유독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한 최나연은 “엄마가 찾은 외국 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훈련 환경이 좋은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새 집을 구해 다음 시즌을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새로운 ‘골프 여제’로 등극한 청야니(대만)가 7승을 거두며 상금왕, 올해의 선수, 최저 타수상 등 거의 모든 타이틀을 독식할 때, 한국 선수들은 3승에 그쳤다. 특히 이들이 지난 2008년에는 9승, 2009년 12승, 2010년 10승을 합작한 바 있어 국내 골프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박인비 돌풍, 새로운 에이스로 우뚝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 랭킹 1위 청야니가 지난 3월까지 시즌 초반 5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두며 강세를 이어가는 듯했지만, 시즌 중반부터는 ‘태극낭자 군단’의 높은 벽에 번번이 막혀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눈부신 반격으로 올해 27개 대회에서 9승을 휩쓸었다.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나비스코 챔피언십(유선영), US여자오픈(최나연), 브리티시여자오픈(신지애) 등 3개 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임경빈 J골프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대회와 주요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올해는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두드러진 한 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08년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자 박인비는 올해 2승(준우승 6차례)을 올리며 상금왕(228만 달러)과 최저 타수상(70.21타)을 차지해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상금왕은 2009년 신지애, 2010년 최나연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다. 시즌 평균 최저 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를 받은 선수는 2003년 박세리, 2004년 박지은, 2010년 최나연에 이어 네 번째다. 또한 박인비는 지난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는 줄곧 좋은 성적을 냈지만 미국에서는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에비앙 마스터스와 사임 다비 말레이시아에서 2승을 올렸다. 준우승도 여섯 차례나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박인비는 “마지막 대회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며 심적 부담이 컸지만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인비는 올해 장타력을 갖춘데 이어 정교한 퍼트 솜씨까지 뽐내며 전성기 시절의 박세리에 가장 근접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을 들었다. 올해 화려한 부활 신고식을 치른 신지애는 통산 10승을 기록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박세리에 이어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특히 9월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폴라 크리머(미국)와 연장 9개 홀을 치르는 접전 끝에 우승한 데 이어 바로 그 다음 주에 열린 브리티시오픈까지 제패하며 승부에 강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유소연은 한국계 선수로는 아홉 번째로 신인왕을 차지하며 차세대 기둥으로 기대를 모았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5)는 8월 캐나다오픈에서 우승,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세우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세리 키즈’ 대열에 최나연 신지애도 합류 지난 2010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미국·일본 투어의 상금왕을 휩쓴 것도 큰 성과였다. 일본 투어에서 활약하는 전미정(30)은 올 시즌 4승(통산 21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상금 부문 1위를 확정지었다. 전미정은 시즌 최종전만을 남겨 놓은 현재 1억3182만 엔(약 17억7000만 원)의 상금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세리 키즈’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박인비와 최나연, 신지애가 나란히 2승씩을 올리면서 이들 가운데 누가 박세리의 대기록을 따라잡을 수 있을 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세리는 데뷔한 첫해 4승을 올리며 신인왕이 됐고, 지난 2001년과 2002년에는 나란히 시즌 5승씩을 올렸다. 2003년에는 최저 타수상을 차지한 바 있다. 메이저대회 우승도 5차례다. 세계 여자골프 사상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웹(호주) 등과 경쟁을 하면서 올린 성적이었다. 나경우 PGA 마스터는 “박세리는 연장전에서 6전 전승을 거둘 정도로 멘탈이 강한 선수”라며 “최나연과 신지애, 박인비가 앞으로 5년 동안 지금 이상의 모습을 보여야 박세리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리도 “세리 키즈라고 불리는 후배들이 이제는 우승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나 골프를 즐기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재능이 있는 만큼 투어를 지배하는 선수로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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