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철사’ 극악무도한 살인마들과의 심리적 소통을 통해 사건 해결 및 차후의 피해자를 방지하는 임상 심리학자 토니 힐의 활약을 다룬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 1995년 첫 발표된 토니 힐 시리즈는 일반 독자들에게 ‘범죄 프로파일러’의 개념이 분명치 않던 1990년대 중후반, 획기적이면서도 신선한 범죄 소설의 축을 제시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토니 힐 시리즈는 2002년 영국 ITV에서 시리즈 2편의 제목인 ‘와이어 인 더 블루드(Wire in the blood)’(한국 시청자들에게는 ‘피철사’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다)라는 타이틀로 드라마가 제작된 후 시즌6까지 방영됐다. ‘피철사’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을 유괴해 자신의 성적(性的) 노리개로 이용하는 변태 살인마의 심리를 묘사해낸다. 또한 한 치의 희망도 없는 피해자와 끝 간 데 없는 잔인한 가해자의 다양한 시점 변화를 통해 진정한 공포의 근원을 탐구해나간다. 무엇보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범인(凡人)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한 인간의 일상과 속이 뒤틀릴 정도로 도덕적 타락의 끝에 와 있는 인간의 삶이 어쩌면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진지하게 그려나간다는 것이다.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잔인한 범행수법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저자는 작품 속에서 말하고 있다.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1만5000원. 651쪽. - 김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