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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배우 안성기 "박중훈보다 비중 작아 기분 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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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7-308호( 김지혜⁄ 2013.01.03 17:39:56

대한민국 영화인들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한국영화계를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영화판>(감독: 허철 | 주연: 정지영, 윤진서 | 제작: ㈜아우라픽쳐스 | 공동제작: 엔터시네마 | 배급: ㈜마운틴픽쳐스)이 국민 배우 안성기와 함께 한 관객과의 대화 제6탄을 진행했다. 지난달 29일(토) 오후 3시 30분 인디플러스에서는 <영화판> 릴레이 GV 제6탄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영화판>의 연출을 맡은 허철 감독과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성기가 함께해 의미있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배우 안성기가 50여 년간의 배우생활을 통해 느꼈던 영화계의 현실에 대해 아낌없이 이야기를 쏟아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50년대부터 배우 활동을 하며 느꼈던 과거의 영화 현장에 대한 질문에 안성기는 "50년대 당시 영화 현장은 너무나도 끔찍했다. 인권이 전혀 보장이 되지 않았다. 5살 때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 당시 어린아이의 눈으로 성인 배우들을 보면 너무 불쌍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집이 아무리 좋아도 집에서 잘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침엔 이 영화, 점심엔 저 영화. 밤엔 또 저 영화. 쪽 잠을 자면서 촬영을 했다. 말이 안 되는 생활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 조차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그러한 작업들을 통해 과거의 영화인들이 뿌리를 내려서 지금까지 연결 됐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치 검열 시대를 겪어 온 배우로서의 자신의 행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안성기는 "70년대에 암울했던 시기에 하고자 했지만 못했던 것 들을 영화 속에서 해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배우이긴 하지만 좋아하는 작품만 한다기 보다 이야기에 역사성이 있고, 현실성이 있는 영화를 택했다"며 "<바람 불어 좋은 날> <칠수와 만수> <성공시대> <남부군>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배우로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지고 참여 했다"고 자신의 의지를 내비쳤다. <남부군><부러진 화살><남영동 1985> 등 주로 사회성 있는 작품들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정지영 감독은 "나의 장기는 사회성 있는 작품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사회로부터 받은 영향이 이런 작품들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영화를 하려면 이런 영화들을 하리라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정치 검열시대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영화감독으로서 연명하는 방법을 생각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런 작품을 항상 염두에 두고 감독생활을 할 것이다"며 "안성기씨와 함께 세 번의 작품을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앞으로도 안성기씨와 함께 사회성 있는 작품을 가지고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어 안성기는 이명세 감독의<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에 자신의 달라진 영화관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 놓았다. 안성기는 "<인정 사정 볼것 없다> 전에는 항상 비중 있는 주연을 맡아 왔었다. <인정 사정 볼 것 없다>라는 타이틀은 원래 <형사 수첩>이었는데 나는 형사 역할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명세 감독이 범인의 역할이 강렬해야 한다며 타이틀을 바꾸고 박중훈이 형사로 가고 나를 범인으로 가겠다고 했다. 기분이 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자신의 연기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안성기는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그 작품이 나에게 굉장히 좋은 역할을 했다"며 "대사도 없고 형사에 비해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존재감은 있으면서도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이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부터 아무리 작은 역할이 와도 마다 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가 할 만한 가치가 있고 완성도가 있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예인들의 상징으로 불리는 '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성기는 "배우들에게 있어 벤은 단순히 이동 수단이어야 하고 촬영에 들어가면 바로 벤에서 나와서 감독, 스탭들과 이야기하고 호흡해야 한다"며 "그것은 본인들을 위한 것이다. 거리감이 생기면 생길수록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있는 현장에는 배우들이 항상 같이 앉아서 수다도 떨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나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여배우들 에게는 벤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본인들 스스로가 영리하게 행동하여 촬영현장에서는 항상 스탭들과 함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한 시대를 겪어온 선배 배우로서의 충고도 잃지 않았다. 한편 영화보다 더 솔직하고 거침 없는 발언들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판>의 대한민국 영화검진 릴레이 GV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로 연일 관객석을 가득 매우며 매회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배우 박중훈, 강수연, 안성기, 최민식, 김혜수, 송강호부터 임권택, 이창동, 강제규, 이명세, 박찬욱, 봉준호 등 최고의 감독들까지. 이들의 입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대한민국 영화계의 모든 것 <영화판>은 지금 바로 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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