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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상, 일상의 패턴에 에너지를 담다

시간 따라 변하는 생각과 감정 그리며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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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15호 김대희⁄ 2013.02.25 10:25:06

바라볼수록 그 묘한 매력에 빠져드는 작품.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복잡한 미로를 헤쳐 나가듯 그림 속을 헤매고 있다. 마치 기계로 찍어 프린트한 듯 굉장히 세밀한 기법으로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패턴을 작품 속에 그려 넣는 박찬상 작가를 만났다. 그가 그리는 작품 속 하나하나의 패턴은 그냥 그려진 게 아닌 무수히 많은 상상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 마주하면 어지럽고 정신없어 보일수도 있지만 그만의 독특한 작업으로 색다른 느낌과 함께 보면 볼수록 작품 자체의 매력에 빠져드는 강렬함을 지니고 있다. “작품에는 특별한 주제가 있기보다 소재가 마음에 와 닿고 다뤄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영감이 떠오를 때 그걸 그려요. 작업에 많은 패턴이 들어가기 때문에 감흥이 있어야 하죠. 어떤 형태를 그리더라도 그 안에 들어가는 문양과 패턴이 모두 다르고 이야기도 달라요.”

그의 이 같은 작업은 자신만의 색을 찾고자하는 열정에서 비롯됐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고민한다. 일반적으로 대상을 단순히 보고 베끼는 그림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감정과 생각을 화폭에 표현한다. 예를 들어 같은 삼각형 모양이라도 그 안에 담기는 생각과 감정은 수십 가지 이상이다. 하나의 삼각형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피라미드, 삼각자, 삼각 김밥, 삼각대, 삼각관계 등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의 작업은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다. “작업에 빠져들다 보면 작업의 고리가 이어지고 또 이어져 소재가 계속 나와요. 일례로 화장실을 생각하면 휴지, 변기 등이 있듯이 연관된 여러 가지가 떠오르듯 이들을 연결시켜나가죠. 슬픔과 기쁨에도 각기 다른 여러 종류가 있잖아요. 사실 어떤 영감과 생각을 갖고 작업에 들어가면 잘 풀리지만 무작정 작업을 시작하면 어려움이 많아서 어떤 패턴으로 할까 고민하기도 하죠.”

이렇게 고민이 많은 그지만 그림을 그릴 때 꼭 준비하고 계획해서 그리지는 않는다. 즉흥적인 작업을 좋아하는 그는 느낌이 닿을 때 충만한 기분에서 바로 작업을 시작한다. 때문에 즐기면서 그리는 작업이기에 작품 속 활기찬 에너지가 보는 이들에게도 즐거운 에너지로 전달되기도 한다. 특히 그가 그리는 패턴은 주관적인 패턴일 수도 있지만 객관적이 되기도 한다. 그도 한 명의 인간이기에 그가 느끼는 감정은 다른 사람도 비슷하게 느낄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는 그가 주장하는 “너와 나는 같은 인간이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작품 외형을 굵은 선으로 강조해 형상이 제대로 보이도록 작업하기도 하는데 큰 형상 속 하나하나의 패턴을 보고 느끼면 된다. 또한 흑백뿐만 아닌 색을 넣은 채색 속 패턴 형태 작업도 해왔는데 그만의 독특함인 먹을 이용한 정밀 세필 작업은 고도의 집중력이 없으면 힘들 정도의 작업이기에 보는 이들로부터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림은 생활의 반영, 이야기는 관람자 몫 “작품에 대해 어떠한 답도 규정하지 않고 관람자들이 자유롭게 보면서 느끼면 돼요. 보면 볼수록,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그림을 통해 상상되는 게 많아요. 패턴을 통해 내 감정과 느낌을 풀어낸 것이지만 이야기는 관람자가 만들어 가는 거죠. 이런 그림도 있구나 하면서 재밌고 즐겁게 봤으면 해요. 난 그림을 그렸고 전시장에서는 그림이 관람자와 소통하는 거죠. 그림은 생활의 반영으로서 우리가 느낀 것들이 그림에 담긴다고 생각해요.” 이집트 상형문자 같으면서도 묘한 신비감이 묻어나는 그의 작품은 서울 부암동 갤러리AW에서 2월 14일부터 4월 8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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