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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섬 여행 ⑩]필리핀 보홀(Bohol)

거인 전설 깃든 열대의 천국, 한적하고 여유로운 천혜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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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4-345호 박현준⁄ 2013.09.16 11:41:25

‘보홀(Bohol)’은 유명한 관광지 ‘세부’와 가깝게 위치한 섬으로, 길쭉하게 생긴 세부와 다르게 자갈을 연상케하는 둥근 형태를 하고 있다. 세부의 최대 휴양지인 막탄 섬조차 갖지 못한 아름다운 해변과 멋진 바다를 가진 보홀은 세부와 연계된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는 해변에는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고, 검은 산호 숲이 유명한 한적하고 여유로운 섬 ‘보홀’의 명소를 찾아가보자. 필리핀 남부 비사야 제도의 중앙에 위치한 보홀 섬은 마닐라에서 정남쪽으로 약 700km, 막탄 섬에서는 동남쪽으로 70km 거리에 위치해 있는 필리핀에서 10번째로 큰 섬이다. 사면이 섬으로 둘러싸여 있어, 폭우뿐 아니라 태풍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축복받은 지역이기도 하다. 보홀은 남쪽으로 보홀해를 경계로 민다나오와 이웃하고 있으며, 동쪽으로 카니가오 수협을 경계로 레이테 섬과 이웃하고 있다. 북쪽으로 코모츠해를 중심으로 코모츠 섬과 경계를 이루고, 세부와는 보홀 해협을 경계로 나뉘어져 있다. 보홀의 남쪽에는 짧은 다리로 이어져 있는 팡라오 섬이 있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알로나 비치가 있다. 숙소는 팡라오 섬에 대부분 포진되어 있으며, 식당들도 주로 비치 주변에 포진해 있어 관광객들로 활기를 띤다. 탁빌라란은 보홀 섬의 중심 도시로 팡라오 섬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며, 쇼핑몰과 식당, 호텔들이 밀집되어 있다.

연중 온화하고 태풍도 피해가는 한적한 섬 기후는 연중 온화하여 필리핀 다른 지역처럼 우기와 건기가 명확하지 않다. 해변가는 일반적으로 따뜻하고 건조하며, 내륙은 춥고 습기가 많은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일년 내내 온화하다. 루손 섬이나 비사야 북부 지역과 달리 보홀은 필리핀에 피해를 주는 태풍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다. 태풍이 발생해도 순식간에 지나가며, 레이트와 사마르 지역의 산을 넘어오면서 세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큰 피해가 없다. 5월에서 7월까지의 여름은 건기지만 고온 다습하다. 6월에서 10월 사이에 강수량이 가장 많고, 연평균 온도는 27.8도다. 전설속 거인의 눈물 ‘초콜릿 힐’ 초콜릿 힐(Chocolate Hills)은 보홀 관광안내서 첫 장에 등장하는 명소다. 보홀 섬 중앙의 대평원에 솟아나 있는 총 1268개에 달하는 무덤같은 언덕들이 색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보홀은 200만년 전 얕은 바다 속에 있다가 지면이 위로 솟아 오르면서 육지가 되었고 산호층이 엷어지면서 초콜렛 힐과 같은 모양이 만들어 졌다고 한다. 이름이 초콜렛 힐로 지어진 것은 미국의 한 정치인이 건기 때 갈색 초지로 뒤덮인 모습이 ‘키세스 초콜릿’과 닯았다고 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국인의 시선으로 보면 제주의 작은 오름이나 경주의 큰 고분들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규모가 가장 큰 ‘초콜릿’에 전망대가 있어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 일출과 일몰의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아주 오래된 옛날 ‘아로고’ 라는 거인이 있었는데, 그 거인은 이미 약혼자가 있는 ‘알로야’라는 처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약혼자가 있던 알로야는 거인 아로고에게 관심이 없었고 그런 알로야를 거인 아로고는 밤중에 보쌈해서 납치하고 만다. 하지만, 알로야를 납치해 가던 중 아로고가 너무 세게 알로야를 안은 바람에 알로야는 죽어 버렸고 거인 아로고는 슬픔으로 며칠밤을 새워가며 알로야를 안고 울었다고 한다. 그 거인의 눈물이 바닥에 떨어져 초콜릿 힐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사파리 크루즈 즐길 수 있는 ‘로복 강’ 로복 강(Loboc River)은 초콜릿 힐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보홀의 가장 큰 강으로 수목이 울창해서 배를 타고 구경하는 게 좋다. ‘로복 강 사파리 크루즈’라 하는 유람선 위에서 파티나 식사를 하는 느긋한 투어 프로그램이 유명하다. 강폭은 크지 않지만 잔잔한 물살을 거스르며 원시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배는 날쌔게 생긴 배가 아니라 유원지의 셔틀 보트처럼 개방적이고 평면적인 모양이다. 배에는 30명 이상도 탑승이 가능하며 로복 출신의 음악가들이 함께 탑승해서 라이브 음악을 들려준다. 투어 중간에 소년들이 아름드리 나무에 매달리거나 다이빙을 하기도 한다. 강줄기는 모두 21㎞이지만 투어는 선착장에서 폭포가 있는 3㎞ 구간만 가능하다. 강 끝에 어린이 악단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모금’을 벌인다. 1달러나 1000원 정도를 기부하고 기념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바클라욘 교회’ 바클라욘 교회가 위치한 탁빌라란은 보홀 섬의 중심가로 쇼핑몰과 시장, 중저가의 숙소들이 모여있으며, 보홀 주민을 위한 학교나 관공서도 있다. 탁빌라란에서 팡라오 섬까지는 차로 30분쯤 걸린다.

탁빌라란에서 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클라욘 교회(Baclayon Church)는 ‘성모마리아 성당’으로도 불리는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전에 지어진 교회 건물이다. 예수회가 건립한 교회 중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한 이 거대한 건축물은 1595년에 지어져 1727년 완공됐으며, 1835년 커다란 종을 매달았다.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외형의 낡은 교회 옆에 위치한 수녀원에는 수십 세기 전의 종교 유적과 인공 유물, 골동품들이 전시된 작은 박물관이 마련돼 있다. 박물관에는 하늘을 보고 있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상아상과 성녀 마리아상, 로욜라의 성 이그나티우스 유물, 물소가죽과 라틴어로 양가죽에 적힌 교회 음악 가사 등이 전시돼 있다.

안경원숭이 ‘타르시어’ 보호센터 ‘필리핀 타르시어 보호센터(Philippine Tarsier Foundation)’는 세계에서 가장 진귀한 동물 중의 하나로 우리에게 ‘안경원숭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영장류 ‘타르시어’를 보호하는 곳이다. 타르시어의 몸 길이는 고작 13㎝에 불과하며 눈이 얼굴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눈이 안경을 쓴 것처럼 크고 튀어나와 있어 물고기처럼 180도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야행성으로 낮에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가 밤에 메뚜기 등을 사냥한다.

안경원숭이가 보홀의 상징이 된 것은 이 원숭이가 보홀에만 서식하기 때문이다. 서식지를 강제로 옮기면 스트레스로 자살을 많이 해 보홀 내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데, 로복 강 선착장 부근에 20여 마리를 관람용으로 키우고 있다. 성질이 매우 온순해 공격성이 없지만 동공이 민감해 사진 촬영을 할 때는 반드시 플래시를 꺼야 한다. 다른 원숭이들처럼 촐랑대지 않고 묶어 놓지 않아도 나무에 얌전히 있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편하게 관찰하고 촬영할 수 있다. 나비의 천국 ‘나비농장’ 약 1000여 종의 나비가 필리핀에서 발견되었고 그 중 300여 종이 보홀 섬의 빌라(Bilar)라는 곳에서 발견될 정도로 보홀은 해변뿐 아니라 나비의 천국으로도 유명하다. 나비의 보존을 위해 뉴질랜드인 크리스티 버레이스는 2002년 처음 나비농장 프로젝트를 기안하고, 4년 후인 2006년 ‘나비농장(Butterfly Conservation Center)’의 문을 열었다. 나비농장은 근처 깊은 숲의 나비들이 언제든지 자유로이 날아들어와 놀다 갈 수 있는, 그야말로 나비들의 편안한 휴식처다. 청정한 보홀을 상징하는 ‘반딧불 투어’ 보홀의 아바탄 강에서 반딧불을 구경하는 ‘반딧불 투어’는 보홀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입증하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반딧불이 청정자연에만 서식하는 만큼 오염된 지역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반딧불 투어는 해질 무렵 유유히 카약을 타고 아바탄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시작한다. 일몰 후 고요한 망그로브 터널을 지나면 수없이 많은 반딧불이 반짝거리는 빛을 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보름달이 뜰 무렵에는 반딧불과 달이 어우러지며 연출하는 비경을 볼 수 있다. 피의 조약 기념하는 ‘산두고 페스티벌’ 산두고 페스티벌은 매년 7월 보홀의 탁빌라란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이다. 1565년 필리핀 원주민 영주(다투) ‘시카투나’는 스페인 탐험가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와 우정의 조약을 맺었다. 두 사람은 조약을 체결하며 서로 팔을 그어 흐르는 피를 그릇에 담아 나눠 마셨기 때문에, 이 조약을 ‘피의 조약(Blood Compact)’이라 부른다. 산두고 페스티벌은 이 조약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들어 졌다. ‘산두고(Sandugo)’는 ‘하나의 혈액’이라는 뜻이다.

산두고 페스티벌의 퍼레이드는 형형색색 장식의 옷을 입은 거대한 행렬을 자랑하기 때문에 전세계의 관광객들과 필리핀 전역에서 몰려드는 내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행사의 분위기가 고조되면 밤하늘은 화려한 불꽃놀이로 수놓아 진다. 산두고 페스티벌의 백미는 거리 춤 대회가 함께 열리는 길거리 퍼레이드와 미스 보홀 산두고를 뽑는 미인대회이다. 각 대회는 모두 보홀의 탁빌라란에서 열리며 마칭 밴드의 신나는 밴드 연주로 축제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르게 된다. 보홀(Bohol) 개황 ·위치 :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 남동쪽 ·주도 : 탁빌라란 ·인구 : 약 113만명 ·민족 : 비사얀(보홀라노, 세부야노, 에스카야) ·언어/현지어 : 세부아노어(비사야어), 보호라노어, 영어 등 ·시차 :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통화 : 페소(1페소는 한화 25원 정도다) ·기후 : 연중 온화하다. 연평균 온도는 27.8도. ·가는 방법 : 한국에서 세부 막탄공항까지 직항을 이용해 도착한 후 보홀까지 배를 이용해 들어가거나, 마닐라 공항에서 탁빌라란 공항까지 가는 비행기를 이용한다. - 마리콘 바스코-에브론 필리핀관광청 한국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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