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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섬 여행 ⑪ 필리핀 세부]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의 교차점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휴식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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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6호 박현준⁄ 2013.09.30 13:12:36

일곱 가지 색으로 변하는 바다 빛깔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세부(Cebu)’는 필리핀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다. 스페인의 첫 필리핀 거주지역 이었기에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문화유산과 명소를 가지고 있다. 다문화와 혼합적 역사, 과거와 현대 문화가 공존하는 세부에서 마젤란의 십자가와 산토니뇨 성당, 산 페드로 요새 같은 역사적 명소들을 둘러보자. 세부는 마닐라 남쪽에서 약 587Km 떨어진 비사야스 제도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세부 섬은 225Km 길이의 섬으로 동편에 ‘레이테(Leyte)’ 섬과 ‘보홀(Bohol)’ 섬이 접해있고, 서쪽 측면에는 ‘네그로스(Negros)’ 섬이 위치해있다. 주변은 세 개의 큰 섬 막탄과 반타얀, 카모테스섬을 비롯한 167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둘러싸고 있다. 필리핀 남부의 관광·경제 중심지 ‘세부’ 세부는 좁은 해안선과 석회암 평야지대로 구성되어, 남에서 북으로 길게 뻗은 언덕들이 주요 특징이며, 실제 숲 면적은 적은 편이다. 도심지인 ‘메트로 세부’는 세부, 탈리사이, 만다웨, 라푸라푸 시티로 구성되어 있다. 세부 시티는 필리핀 남부 통상무역의 중심지이며, 국제 화물 항구는 메트로 마닐라를 제외하면 가장 활발하게 상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또한 여러 국내외 회사들의 중심지로서 산업 부품 지역과 콜센터로 인해 급성장하고 있다. 그 외 다른 섬들은 코코넛, 옥수수, 망고, 쌀, 그리고 설탕 등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마젤란 기념비’와 ‘라푸라푸 사원’ 1521년 긴 항해 끝에 세부 섬에 상륙한 스페인 탐험가 마젤란은 기독교 포교를 거부하는 추장 라푸라푸의 저항을 받게 된다. 치열한 전투 끝에 마젤란은 라푸라푸 사원이 있는 자리에서 사망하고, 1866년 그가 최후를 마친 지점에 마젤란 기념비가 설립되었다. 기념비 뒤쪽에는 침략자에 대항하여 용감하게 저항한 라푸라푸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치유의 전설 어린 ‘마젤란의 십자가’ 마젤란 십자가는 필리핀 최초의 가톨릭 신자가 된 라자후마본 추장과 그 부락민들이 페드로 발데라마 신부에게 세례를 받은 것을 기념해 마젤란이 1521년 4월에 만든 나무 십자가다. 이 십자가의 보관을 위해 마젤라스 거리에 팔각정이 건립되었다. 팔각정 내부의 천장에 그려진 벽화에는 당시의 세례의식의 광경이 잘 나타나 있다. 십자가를 조금 달여 마시면 병이 낫는다는 믿음이 있어서 나무를 조금씩 떼어가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자, 현재는 단단한 나무로 덮여졌다.

기적의 예수상 보관된 ‘산토 니뇨 성당’ 세부 시티 중앙에 위치해 있는 산토 니뇨 성당은 1565년 레가스피에 의해 세워진 성당으로 성어거스틴 성당이라고도 불린다. 마젤란이 선교 당시 라자후마본 추장의 아내인 하라 아미한에게 선물로 주었다는 어린 예수상이 보관된 것으로 유명하다. 1565년의 대화재를 비롯한 여러 차례의 화재에도 상처 하나 없이 온전하게 남아 세부 주민들에게 ‘기적의 예수상’으로 알려졌다.

아픈 역사 서려있는 ‘산 페드로 요새’ 필리핀을 식민지로 삼고있던 스페인이 이슬람 해적의 침략에 대비하여 세부항에 건설한 요새로 마닐라에 세워진 인트라무로스와 쌍벽을 이룬다. 처음에는 목책만으로 만들어진 파수대에 불과했지만 1738년에 이르러 지금의 모습처럼 석조로 개축되었다. 이곳에 스며있는 역사의 흔적도 매우 다양한데 스페인 통치의 말기에 해당하는 1898년에는 세부의 독립운동 세력에 의해 점령되었고, 미국의 식민지 시대에는 군 막사로, 일본 식민지 시대에는 포로 수용소로 쓰이기도 하는 등 필리핀의 아픈 역사가 그대로 담겨있는 곳이다. 요즘에는 벽으로 둘러싸인 평화로운 정원과 고풍스러운 옛터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소란스럽고 정신없는 세부 다운타운에서 벗어나기 좋은 곳이다. 나무로 조립된 ‘고로르도 박물관’ 1850년대 필리핀의 부호 ‘고로르도(Gorordo)’가의 저택을 확장해 지어진 박물관으로 세부의 숨겨진 보석이다. 건물 하단은 막탄의 산호로 만들어졌으며 건물 전체가 못 하나 없이 모두 나무로 끼워 맞추어 지어졌다. 19세기 필리핀 건축물들과 종교적 유물, 그림과 고전 가구들을 둘러볼 수 있다. 3대째 내려온 수제 기타 ‘알레그레 기타 공장’ 세부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핸드메이드 기타의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알레그레 기타 공장에서는 장인이 직접 만들어 튼튼하고 정교한 기타를 적절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많은 프로 기타리스트들이 이 곳을 직접 방문하기 위해 세부에 올 정도로 유명하며 알레그레 가의 가업으로 현재 3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을 정도로 긴 역사를 지녔다. 방문하는 고객들은 고급 기타를 직접 만져 볼 수 있으며 장인들이 직접 기타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부의 다양한 고유 음식들 여행 중 한 지역과 친해졌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으려면 그 지역 고유의 음식들을 맛보아야 한다. 세부 역시 다양한 먹거리를 가지고 있다. 세부는 해산물과 구이 등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먹거리들을 이색적인 요리방법으로 제공하며, 낯설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오감만족 전통음식도 유명하다. 세부에는 필리핀 요리 전문 식당은 물론, 아시아부터 유럽까지 세계의 수많은 식당들이 있다. 예산이나 시간에 제약을 받는 여행객들은 근처의 바비큐 가판점에서 간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세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으로 쌀을 코코넛 잎에 싸먹는 ‘푸소(Puso)’는 영어로 ‘행잉 라이스(Hanging Rice, 걸어 놓는 밥)’라 불린다. 푸소를 만들어 지붕 처마 밑에 걸어두기 때문이다. 세부의 고유 음식으로 달콤하고 매운 돼지고기로 만든 필리핀식 소시지 ‘롱가니자(Longanisa)’도 꼭 맛봐야 할 음식 중의 하나이다. 롱가니자는 돼지, 소, 닭고기 등을 혼합해 만든 소시지로 그 종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일반적인 소시지보다 달착지근하고 불 위에 오래 두고 거의 탈 정도로 익히는 방법으로 요리한다. 필리핀식 바비큐 요리인 ‘레천(Lechon)’도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레천은 아기돼지를 통째로 구운 통돼지 바비큐로 필리핀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에도 인기 있다. 이 독특한 필리핀 통돼지 바비큐는 특히 갈비뼈 부분이 일품인데 굽기 전에 그 속을 각종 향신료와 양념으로 가득 채우기 때문에 양념과 향이 가장 적절하게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세부에서는 통돼지를 바나나 잎으로 싸서 굽는데 이렇게 하면 요리가 되는 동안 바나나 잎 향기가 껍질과 고기 사이로 적절하게 배어 들게 된다. ‘오탑(Otap)’은 밀가루와 물 등 단순한 재료만을 사용하여 반죽하고, 바짝 구워 설탕을 씌운 과자다. 오탑을 완벽하게 굽는 특별한 기술은 세부의 몇몇 장인들에게만 전수되고 있다. 꼭 맛보아야 하는 또 다른 지역 음식물로는 ‘뚜론(Turron)’과 ‘오징어 플레이크’를 들 수 있다. 뚜론은 위에 알록달록한 사탕들이 박혀있고 사이에는 꿀, 쨈 등이 발라져 있어서 특히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말린 망고 등 색다른 세부의 건조 음식 건조 음식은 세부 최고의 특산물이다. 창조적인 성향을 지닌 세부 주민들은 풍부하고 신선한 망고를 건조해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말린 망고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간식거리로 인기가 높다. 망고는 생과로도 즐길 수 있는데 세부는 필리핀에서 가장 신선하고 당도가 높은 망고를 즐길 수 있다. 세부시의 ‘굴라스 거리’에 있는 ‘타보 사 바나이(Tabo sa Banay)’가 가장 유명한 망고 판매 시장이다. 망고하면 망고 음료가 빠질 수 없는데 이곳의 신선한 망고 주스나 쉐이크를 마셔보지 않았다면 세부 여행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당깃(생선)’과 ‘푸싯(오징어)’, 황새치 등 건조한 해산물을 구매하는 것도 잊지 말자.

아기 예수 기리는 ‘시눌록 축제’ 시눌록(Sinulog) 축제는 매년 1월 셋째주 일요일에 열리는 가장 크고 인기있는 축제다. 세부의 산토 니뇨 성당에 안치된 기적의 예수상을 기념하는 이 축제는 피에스타 세뇨르 또는 시눌록이라고 불린다. 대규모의 엄숙한 행진으로 시작되어 흥겨운 마디그라 퍼레이드로 막을 내리는 이 축제의 참여자는 필리핀 전역에서 몰려든다. 참가자들은 강렬한 색의 과장된 의상을 입고 세부에 은총을 내려주신 아기예수에게 감사하는 기도의 춤인 시눌록을 추며 드럼 연주에 맞추어 “핏 세뇨르!(Pit Senyor!)”라고 외친다. - 마리콘 바스코-에브론 필리핀관광청 한국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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